호국불교 유적지 1만6097㎡ 대규모 절터 대부분 확인
절터 아닌 현오국사비와 석탑 어우러진 서봉사 기대감

하늘에서 내려다 본 서봉사지 전경
서봉사지 현황도

용인시 수지구 서봉사지 종합정비기본 계획을 세운 것이 2012년이다. 현오국사탑비와 서봉사지 문재원형의 영구 보존대책을 수립하고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단계별 정비계획을 세우고자 시작한 사업이었다, 또 유적을 활용한 역사 교육장 조성과 동시에 휴식공간 제공 필요성도 있었다. 그로부터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차례에 걸쳐 서봉사지 시굴과 발굴조사가 이뤄졌다. 18년이 지난 오늘, 서봉사지의 비밀은 하나둘 풀리면서 엄청난 결과를 우리에게 알려준다. 

첫째는 그 규모가 놀랍다. 1만6097㎡(4877평)에 달하는 대규모 사찰이었다는 것이 확인됐다. 또한 가장 왕성하게 확장됐던 시기는 고려시대이며, 이 당시 사역은 경기남부 일대에서 최대규모였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됐다. 

둘째, 서봉사의 위상이다. 고려 명종 15년(1185)에 세워진 서봉사현오국사탑비(보물 제9호)가 남아있어 그나마 주목을 받았지만 폐사에 불과한 것으로 취급돼 왔다. 하지만 시굴과 발굴조사를 통해 조선 초기 ‘자복사’로 지정될 정도로 고려시대에는 명찰로서 사세를 유지했다는 것이 규명됐다, 자복사란 고려시대 전국 각지 비보사찰을 가리키는 것으로, 조선초기에는 자복사라 불렀다. 황실과 왕조의 안녕을 기원하는 사찰로서 그 위상이 대단함을 뜻한다. 

세 번째는 연혁이다. 서봉사는 기록이 단편적이다. 그나마 통일신라시대 와편들이 수습됨으로서 창건 시기를 유추해 볼 수 있게 됐다, 또 고려 명종 15년(1185)에 세워진 서봉사현오국사탑비(보물 제9호)가 남아있어 주목을 받는 정도였다. 하지만 고려시대 절터와 조선시대 축성된 절터가 각기 다른 지점에서 확인됨으로서 왕조를 넘어서는 중건의 역사가 있었다는 것도 밝혀졌다.

지난 23일, 호국불교 유적지로 평가받는 용인 서봉사지 보존정비를 위한 학술심포지엄이 경기도박물관 강당에서 열렸다. 주제는 ‘용인 서봉사지의 유구 성격과 보존정비 방향’이다. 그간 5차례에 걸쳐 진행된 서봉사지 시·발굴조사 성과를 바탕으로 서봉사지 정비를 위한 기초 학술자료 확보 차원이다. 

심포지엄은 김태식 연합뉴스 한류기획단장이 ‘용인 서봉사지의 정비 및 활용방안’을 주제로 발제를 담당했다. 이어 △ ‘용인 서봉사지의 건축유구 분석’(도윤수 동국대학교 연구교수) △ ‘용인 서봉사지의 3단 대지 조성과정 검토’(양정석 수원대 교수) △ ‘용인 서봉사지의 가람배치 특성 검토’(한지만 명지대학교 교수)가 각각 주제로 발표됐다. 

한편, 서봉사지 학술심포지움을 지켜보는 용인시민들의 마음은 한결같다. 더 이상 ‘서봉사지’가 아닌 ‘서봉사’로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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