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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칭 감아요, 칡
  • 이나경(생태환경교육협동조합 숲과들 생태활동가)
  • 승인 2020.10.21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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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마련한 재료로 꾸민 화환

하늘이 열 일하는 요즘이다. 매일 저리도 예쁜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주는 하늘이 참 고맙다. 하늘을 배경으로 물들어가는 나무들, 풀숲에서 울고 있는 가을 풀벌레들, 화려하진 않지만 앙증맞은 가을 들꽃들, 가을 특유의 공기 냄새, 살랑이는 가을바람, 기분 좋은 햇살. 가을이 한 폭의 4D 영상이 되어 우리 곁에 머무르고 있다. 

사람을 들뜨게 하는 가을날을 배경으로 오늘은 나를 더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아이들과 만난다. 오늘의 주제는 칡이다. 칡은 콩과 식물이다.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볼 수 있고 가을에 잎이 지는 낙엽성 덩굴 목본이며, 10m 정도로 자란다. 어린 가지에는 황갈색 긴 털이 빽빽하게 나 있고, 잎은 어긋나며 3출엽이다. 7~8월에 잎겨드랑이에서 피는 수상꽃차례의 홍자색 꽃은 달콤한 향이 짙다. 열매는 협과이며, 털이 많다. 설명은 짧아야 한다. 아이들의 집중 시간은 짧으니까.

우리는 숲에서 칡처럼 다른 식물을 감고 살아가는 덩굴식물들을 찾아보기로 했다. 칡 줄기를 찾고, 돌콩 줄기도 찾고, 댕댕이덩굴 줄기도 찾았다. 인동덩굴 줄기도 찾았다. 그러면 우린 살짝 더 공부를 한다. 식물의 줄기가 하는 일과 곧은줄기와 기는줄기에는 어떤 식물이 있는지 숲에서 더 찾아봤다. 이제 끝났다. 더 이상의 설명은 아이들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요즘 아이들의 주 관심사는 숲의 조그마한 계곡이다. 그 계곡에 가재가 살고 있다는데, 아직 찾지 못했다. 우리는 숲에 올 때마다 그 계곡의 돌들을 뒤집어 본다. 이번에는 꼭 찾고 싶었다. 우리는 돌을 뒤집어 보기 시작했다. 뒤집어 본 돌들을 원래 상태로 놓아두는 것도 잊지 않았다. 드디어 찾았다. 가재! 우리는 신이 났다. 더 부지런히 돌을 뒤집어 봤다. 한참을 계곡 돌 밑을 들여다보고, 그것도 지칠 때쯤 우리는 작은 녀석 한 마리를 더 찾았다. 가재들을 살펴보고 다시 돌 밑에 놓아 줬다.

드디어 칡 차례다. 일단 지난겨울 잘라놓은 칡 줄기와 비눗방울을 꺼냈다. 칡 줄기에 비눗방울을 묻혀 후~ 불어 봤다. 비눗방울이 콧물처럼 길쭉하게 또는 몽글몽글하게 뭉쳐지기도 했다. 아이들 표정은 순식간에 바뀌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예요?’ 눈으로 물었다. 줄기의 역할을 말해 줬건만… 줄기는 물과 양분의 이동통로다. 그 통로에 우리가 공기를 ‘후’ 불어넣으니 비눗방울이 생긴 것이다. 아이들은 한참을 칡 줄기 하나로 즐거워했다.
 

숲에서 찾은 감은줄기 식물, 왼쪽 시계방향으로 칡, 인동덩굴, 댕댕이덩굴, 새콩

등나무로 만든 리스틀을 보여줬다. 갈등(葛藤)의 어원이 된 칡과 등나무 이야기를 해주며 리스틀을 꾸밀 재료를 찾으러 함께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제껏 관심조차 보이지 않던 꽃과 풀이 이제야 아이들에게 보였다. “이꽃 이름이 뭐예요? 너무 예뻐요.” 이렇게 묻기 시작했다. 재료를 준비한 우리는 리스틀에 나만의 화환을 만들었다. 함께 숲에 다니고, 같이 재료들을 찾았지만, 아이들의 화환은 각기 달랐다. 뭔가가 부족했나 보다. 아이들은 자발적으로 숲을 자세히 관찰하며 재료를 찾아 나섰다. 수업 시간은 벌써 지났고, 아이들은 조금 더 자신들의 화환을 꾸미고 싶어 했다. 좋아, 조금 더 머무르며 화환을 완성하기로 했다.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화환은 정말 아름다웠다. 어떻게 이렇게 예쁘게 만들 수 있을까? 모두 예술가였다.

돌아가는 길 내내 풀들이 궁금했나 보다. 풀 이름을 알려주고, 그 특성도 조금씩 살짝 곁들였다. 아이들은 그제야 집중했다.

이나경(생태환경교육협동조합 숲과들 생태활동가)  webmaster@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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