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함께하는 첫 번째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지난 2019년 12월 1일 중국 우한시에서 발견된 폐렴 환자에서 시작된 코로나19는 4000만명 가까운 확진자가 발생해 100만명 이상 사망하는 21세기 최악의 전염병으로 확인되고 있다. 최초 발원지인 중국은 1월 설 연휴 기간 우한 시민의 이동을 막지 못해 전국으로 흩어지면서 결국 전 세계적인 확산으로 이어졌다. 1월 31일 1만명의 확진자가 발견되면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3월 1일에는 8만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이러한 집계 역시 정확한 것은 아니었다. 의혹과 불신이 있는 상황에서 중국 당국은 국민을 감금하는 수준의 강력한 통제와 도시 봉쇄라는 극단적인 대응을 했다. 3월 이후 확진자 수는 10여 명 안팎으로 감소하면서 최근에는 코로나19로부터 벗어났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잠복해있는 감염원에서 산발적인 확진자가 발견되고 있다. 

한국 역시 1월 19일 중국 우한에서 온 중국 여성이 첫 번째 코로나19 확진자로 발견됐다. 2월 18일 대구에서 31번째 확진자가 발견되면서 상황이 급박하게 바뀌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이 모여서 예배를 드리는 신천지 종교 모임에서 대규모 확진자가 발견되기 시작했다. 대구와 경북지역에서 급속한 증가로 의료기관이 감당하지 못하면서 집에서 대기 중인 환자가 3월 4일 2270명에 이르렀다. 경증 환자는 생활치료센터라는 병원이 아닌 공간에서 관리와 치료가 시도됐다. 대구와 경북지역의 연수원에서 대학병원, 동네 의원 등 여러 의료기관에서 모인 의료진들이 자원해 환자 치료에 나서면서 어려운 상황이 진정되기 시작했다. 한국의 상황이 진정돼가는 중에 전 세계적인 상황은 또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2월 21일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주에서 16명의 확진자가 집단으로 발생했다. 1월 21일 중국에서 돌아온 친구를 만난 한 남성이 2월 16일 독감 증상으로 입원했다. 당시 중국에서 멀리 떨어져 있던 이탈리아에서는 코로나19에 대한 대비가 전혀 없었다. 북부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코로나19는 급격히 확산돼 3월 21일 하루에만 6557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3월 31일까지 5만명을 돌파했고, 3월 27일에는 하루 사망자가 919명에 이르렀다. 국가적 비극이었다. 이탈리아 정부는 3월 9일 전국적인 봉쇄령을 내렸다. 외출하지 못하는 이탈리아인들은 발코니에서 음악을 연주하며 서로를 위로하기도 했다. 

이탈리아 북쪽 알프스산맥에 자리 잡은 스키리조트 이쉬글은 오스트리아에 위치한 곳이다. 서쪽의 스위스와 연결되어 있고, 많은 독일·프랑스인들이 스키를 즐기러 오는 곳이었다. 이탈리아 북부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3월 10일까지 운영되고 있었다. 스키를 즐기던 유럽인들은 각자 고향인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각 지역으로 흩어졌다. 유럽 전역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고통받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이시글 리조트와 관련된 코로나19 확진자는 45개국에 60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유럽의 코로나19 유행은 세계의 중심이라고 하는 미국에게 충격을 줬다.

초기부터 중국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취했던 미국의 트럼프 정부는 2월 2일 중국 여행을 제한했다. 중국 우한에서 온 남성이 미국 서북부 워싱턴주에서 1월 19일 처음으로 코로나 19 감염자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후 약 한 달 정도는 확진자가 급격하게 늘지 않고 있었다. 중국과 거리가 많이 떨어져 있고 초기부터 철저하게 차단했다는 생각을 가졌지만, 정작 위기는 전혀 다른 곳에서 다가오고 있었다. 3월 1일 미국 동부 뉴욕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견됐다. 세계 최대 도시였던 뉴욕은 오래된 도시이고, 인구 밀도가 매우 높은 지역이다. 코로나19는 순식간에 확산됐고, 한 달도 되지 않아 10만명 이상 감염됐다. 4월 4일에는 뉴욕주에만 하루 1만2274명이 확진되됐. 의료시설은 마비됐고, 많은 환자들이 회복하지 못하고 희생됐다. 3월 22일 뉴욕주는 자택 대피령을 내리고 봉쇄조치에 들어갔다. 미국 동부 연안 대도시들에 큰 피해를 준 코로나19가 내륙 중서부와 남부지역으로 확산되면서, 미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와 사망자를 발생한 나라가 됐다. 

여름에 접어들면서 북반구의 코로나19 확산은 주춤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우려한 것처럼 지구 반대편인 남반구 상황은 악화되기 시작했다. 남아메리카 브라질 역시 유럽 알프스의 리조트를 다녀온 61세 남성이 2월 26일 코로나19로 확진됐다. 상대적으로 따뜻했던 남반구가 추워지기 시작했고, 취약한 보건의료체계와 코로나19를 독감 수준으로 생각했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대응은 문제점을 발생시켰다. 순식간에 확산된 브라질은 7월 29일 하루에만 6만9000명이라는 엄청난 확진자가 발견됐고, 1595명이 사망했다. 

중국과 더불어 13억 인구를 가진 인도는 중국 우한에서 온 사람들을 중심으로 1월 30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발견되기 시작했으나 크게 확산되지 않았다. 유럽 여행객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들이 늘어나자 인도 총리는 3월에 열리는 시크교 축제 중지를 요청했으나, 일부 지역에서 강행했다. 문제는 이 축제에 이탈리아를 여행한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이 참가한 것이다. 이후 북인도 지역을 중심으로 급격하게 확산됐고, 대도시에 집중된 특히 저소득층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줬다. 9월 17일 하루에만 9만7000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날씨가 쌀쌀해지는 10월에 접어들면서 북반구에 위치한 유럽과 미국 등에서는 일제히 코로나19 재확산이 시작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5월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유행과 8월 연휴 기간 종교모임과 집회를 통한 집단 발생 이후 진정 국면이다. 그러나 봄 유행 때 섭씨 5~11도에서 가장 활발하게 전파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으나, 아직 겨울 상황에 대해서는 전 세계 모두가 무지한 상태이다. 
다가오는 겨울 코로나 바이러스가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처럼 겨울철에 활발한 전파력을 보인다면 전 세계가 큰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 정부는 늘어나는 환자 진료를 위해 병상 확보에 노력해야 한다. 코로나19 예방법은 너무 잘 알려져 있다.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이다. 몸이 불편할 경우 많은 사람이 모이는 장소는 피하고, 빠른 시간에 코로나19 검사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독감 예방 접종 역시 도움이 된다. 코로나19와 감별이 어려운 독감의 경우 타미플루라는 항바이러스제가 있지만, 올해는 사용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타미플루는 신속항원 검사를 시행해서 독감이 확인된 경우나 독감 주의보 발령 시에만 사용할 수 있다. 올해 독감 주의보가 발령되기 이전에는 타미플루를 활용할 수 없다는 뜻이다. 독감 예방 접종이 중요한 이유다. 
독감 백신 사업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이 노출됐는데, 싼 가격을 찾다가 발생한 것이다. 모든 것이 그러하듯 안전을 위해서는 적정한 비용을 사용해야 한다. 한국의 의료비는 전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편인데, 더 싸게 하는 경우 결국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싼 백신을 찾아다니기보다 가까운 지역의료기관을 이용하는 것이 우리 지역을 안전하고 건강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첫 번째 코로나19 겨울이다. 모든 국민이 안전할 수 있도록 서로 격려하면서 이겨나가면 결국 따듯한 봄이 다시 찾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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