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단절·유대감 빈곤·지지 결핍 원인
“혼자 느끼는 감정 아냐, 서로 위로하고 이해해야”

#가족과 떨어져서 혼자 자취하는 22살 대학생 김모씨는 개강한 지 꽤 됐지만 원격수업만 듣다 보니 외출할 일이 드물다. 수업 이외에는 주로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보면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낸다.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고 있지만 혼자 살아서 그런지 더 외롭고 부쩍 우울한 감정을 자주 느끼고 있다.

#올해 상반기부터 이직을 준비 중인 30대 직장인 박모씨. 자격증 공부 때문에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 그는 업무 관련 자격증을 취득했지만, 지원하는 곳에선 연이어 불합격 소식만 받고 있다. 취업 문턱을 넘지 못하는 박씨는 더 이상 지원서도 내지 않는 무기력증을 느끼며 암울한 상황을 비관하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로 외출, 모임 등을 자유롭게 하지 못해 우울감과 무기력을 느끼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런 변화를 ‘코로나 블루’라고 하는데, 코로나19와 우울감(blue)이 합쳐진 신조어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일상 속 큰 변화로 인한 감정 변화를 말한다. 

용인시에도 올해 우울감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부쩍 증가했다. 용인시건강지원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우울감 호소 상담건수는 777건이었다. 반면 올해 같은 시기에는 1176건으로 상담건수가 약 45% 증가했다. 2018년도 상반기에는 819건이며, 2019년도에는 감소했다가, 올해 357건이 증가해 코로나19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왜 많은 사람들이 우울감을 느끼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일정이나 모임 취소 등은 생활의 단순한 부분이 아닌 개인과 연결된 타인과의 관계 단절을 의미하고, 이에 유대감의 빈곤과 존재 인식 기회의 박탈, 공감과 지지의 결핍이 생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이 장시간 이어진다면, “개인의 일상을 유지해오는 감정에 영향을 미치고, 이로 인해 지속적인 감정 저하를 비롯한 다양한 증상을 일으키는 상태인 우울증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용인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산 교수는 밝혔다. 이 교수는 코로나19 상황에 적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금과 다른 새로운 대인관계 양식에 모두 적응해가는 과도기적 어려움에 직면했기 때문이라고는 것이다. 

이 교수는 “전화와 영상통화, SNS 등 여러 비대면 방식을 통한 교류는 현재도 충분히 가능하고 권장한다”면서 “지금의 상황에서 걱정과, 불안, 우울을 경험하는 것이 나 혼자만이 아님을 서로 이해하고, 공유하며, 위로하는 시간과 경험이 그 어느 시기보다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용인시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는 코로나19로 단절된 일상생활에서 심리적 불안을 해소하고 무기력, 우울감 해소를 돕기 위해 회원들 대상 ‘슬기로운 주간재활’을 운영하고 있으며, 향후 이와 관련한 비대면 프로그램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어 용인시자살예방센터에서는 회원들 대상으로 우울한 감정 관련 상담 프로그램 ‘내마음 보고서’를 운영하고 있다.(문의 031-286-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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