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곡~모현읍 6.4㎞ 하천, 492억원 들여 지난해 완공
지난달 1일 424㎜ 폭우에도 피해 상대적으로 적어

경안천에 설치된 갈담보. 물이 차면 자동으로 넘어간다. /이건영 전 시의원 제공

8월 1일, 용인시에 ‘물 폭탄’이 떨어졌다. 하루 평균 강수량이 435㎜에 달했다. 역대 최고 수준이다. 처인구 모현읍 역시 424㎜ 폭우가 쏟아졌다. 그럼에도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장마철이면 어김없이 침수됐던 모현 왕산리‧초부리 저지대가 올해는 거의 멀쩡했다. 왕산 6리는 대표적인 상습 범람지역이었다. 용인시와 광주시 경계에 설치된 고정형 독산보 위로 보통 2m 정도 수계가 높아져 하천 둑이 무너지기 일쑤였다. 

여름 장마철이면 모현읍 일대 시설채소농가 피해 상황은 단골뉴스가 되곤 했다. 모현 일산리‧왕산리‧초부리에 걸쳐 밀집된 시설채소단지는 무려 120여 농가에 달한다. 특히 가락시장 출하량의 70%를 차지하는 청경채가 바로 이곳에서 생산된다.

하지만 모현 시설채소농가 역시 장마철 침수피해에는 속수무책이었다. 그러나 올해 가장 많은 폭우에도 커다란 손실은 면했다. 경안천 중류지점에 위치해 매년 하천범람 피해를 입었던 모현읍 일대가 이처럼 안전지대가 된 데는 이유가 있었다. 바로 ‘고향의 강 사업’이다. 

경기도가 2012년 12월 시작한 용인 ‘경안천 고향의 강 정비사업’이 착공 6년 만인 지난해 준공됐다. 이 사업은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에서 모현면 일산리 일원 6.4㎞ 하천 구간이 대상으로 총 사업비만 492억원이 투입됐다. 사업내용을 살펴보면 유량 조절 가동보 1곳을 추가 설치하고 경안천 주변 제방과 호안 등을 정비했다.

호안은 제방 경사면에 설치하는 구조물로 흐르는 물에 의한 침식을 보호하는 기능이다. 고정돼 있던 보도 자동보로 바꿔 평소엔 적절하게 물을 가두고 장마철엔 미리 열어둔다. 또한 홍수 발생 시 통행이 차단되던 초부교와 독점교를 재가설했다. 제방 관리용 도로와 총 970㎡ 규모의 수변공원 3곳 등 친수 공간을 조성했다. 지역주민들이 하천을 보다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셈이다. 

그 결과 매년 침수피해를 입었던 약 3300동의 시설채소 비닐하우스 단지가 밀집한 포곡읍과 모현읍 지역 경안천 수계 치수 안정성을 확보하게 됐다.

‘고향의 강 사업’을 적극 유치했던 이건영 전 시의원은 “자연스러운 물의 흐름을 막는 ‘직강공사’가 아니라 친수공간도 만들고 자전거도로와 생태공원을 조성해 지역명소로 탈바꿈하게 됐으니 뿌듯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40동의 대규모 시설채소농사를 짓는 정광엽(68) 일산리 외개일작목반장는 “다소 침수 피해는 있었지만 강우량이나 집중호우였던 점에 비춰 예상보다 피해가 적었다”며 “자동보 설치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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