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롯이 영화에만 집중한 색다른 영화제” 

줌 스트리밍 방식을 선보인 전야제

“뭉치지 말고 흩어져야 산다” 코로나19 정국 속 뒤바뀐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공동체 의미가 점점 퇴색되는 가운데, 마을 주민들이 모여,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가치를 확인시켜주는 계기가 있었다. 4~6일 총 3일 동안 용인시 수지구 동천동 곳곳에서 열린 제3회 머내마을영화제다. 2018년 시작한 영화제는 올해는 ‘마을에서 세계와 만나다’라는 주제로 국내외 장편영화 20편, 단편 6편, 마을 주민들이 만든 15편의 1분 영상을 상영하면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코로나19라는 암초에 부딪혔지만, 온라인 스트리밍 등을 이용해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영화제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여기에 공동체 의식 회복과 타인에 대한 이해와 사랑 등의 메시지 전달까지 더해 풍성한 영화제로 완성시켰다. 110여명의 마을 주민이 110일 동안 모여 결실을 맺은 제3회 머내마을영화제를 준비할 당시에는 회의적인 반응도 있었다.

영화제를 기획하고 준비한 예술플랫폼 꿈지락 협동조합 이선경 대표는 “코로나19로 내부에서도 영화제 개최에 대해 여러 의견으로 나뉘었으나, 결국 새로운 방식을 찾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때문에 주제 선정이나 진행을 기존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어요. 코로나19가 마을과 우리나라를 두려움으로 뒤덮었잖아요. 더 나아가서는 세계까지 영향을 미치며 전 세계를 공포로 밀어 넣었지요. 이런 사회 분위기 속 마을 공동체를 회복하고 마을 안에서 세계를 만났으면 하는 바람에 주제를 ‘마을에서 세계와 만나다’로 정했어요”

코로나19가 없었다면 제3세계 등 기존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국가에는 여전히 눈길을 주지 않았을 테고, 그렇다면 이 국가들 영화도 접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더 많은 국가들 문제에 귀 기울이게 됐고, 이런 관심이 굳게 닫힌 마음도 연 계기가 된 것이다. 

오롯이 영화에만 집중한 시간

기존 방식과 다르게 진행한 이번 영화제는 비대면 영화 관람을 위해 라이브스트림 방식을 통해 상영했다. 한 곳에서 상영될 영화를 파일로 공유해 5곳에서 실시간으로 관람할 수 있었으며, 처음부터 예약을 통해 10여명만 들어갈 수 있게 했다. 사전공연과 GV(관객과의 대화), 씨네토크 등은 온라인 연결로 실시간 생중계하는 방식으로 진행함으로써 수십 명이 동시에 관람할 수 있는 효과를 자아냈다. 

“이 방법은 정말 괜찮더라고요. 거리두기를 하면서 많은 인원이 함께 즐길 수 있으니 효율적인 방식이었어요. 다만 저작권 문제 등에 대한 비용이 더 들었어요. 이번엔 코로나로 홍보비용이 많이 들지 않아, 그 예산을 스트리밍 구매 비용으로 사용했지요. 온라인 속에서도 함께 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시간이었어요”

사전예약제와 온라인 상영 등으로 안전한 방역 환경 속에서 온전히 영화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영화제로 다른 지역의 영화제나 축제에서도 벤치마킹하기에 충분해 보였다. 오직 두 눈과 두 귀를 활짝 열고 영화가 선사하는 진정한 가치를 가슴 속에 담을 수 있는 시간으로 추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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