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기 학사일정 완화 위한 노력 수포로

코로나19로정상등교를 하지 못하는 초등학생들이 가정에서 원격수업을 하고 있다.

용인 우리제일교회에 이어 서울 사랑제일교회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한 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15일 서울에서 열린 집회 참가자 중에서도 확진자가 이어지고 있다. 사실상 전국적으로 급속하게 전파되고 있다. 정부는 지금을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서울과 경기 일대를 중심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2단계로 격상했다. 

애초 2학기부터 순차적 전면수업을 계획하고 있던 교육당국은 결국 계획을 5월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는 쪽으로 일단 가닥을 잡았다. 집단감염이 심한 수도권의 경우 방역강도는 더 세질 것으로 예상돼 학부모와 학생들 입장에서는 정상적인 학교 생활은 더 험난해 질 것으로 보인다.   
◇ 강화된 방역, 묘연해진 정상 등교= 2학기 개학을 앞두고 용인에서는 우리제일교회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용인시 관내 학교는 등교수업을 중단하고 원격수업으로 전환하는 등 대책에 나섰다. 실제 교육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에 따라 수도권 지역 강화된 학교 밀집도(이하 밀집도) 최소화 조치 시행기간인 다음달 11일까지 밀집도를 2/3로 유지할 것을 강력 권장하고 있다. 이에 기존과 같은 등교·원격 수업을 진행하고 유‧초‧중학교는 밀집도를 1/3로 유지하고, 고등학교와 특수학교는 2/3를 유지토록 했다. 

특히 지역감염이 확산되는 위험 지역 소재 학교에 대해서는 원격수업으로 전환하는 등 보다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조치하도록 했다. 교육부는 등교수업일 축소에 대비한 교육격차 해소 및 교육 소외계층 보호 방안도 밝혔다. 

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보충수업‧상담, 교육 소외계층 등을 위해 대면 등교하는 경우에는 밀집도 기준에서 제외하고. 대면, 비대면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해 기초학력을 진단하고 보정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앞서 11일 교육부는 ‘교육안전망 강화방안’에 따라 원격수업으로 인한 학습 격차가 발생하지 않도록 기초학력 온라인 자율학습콘텐츠 지원, 교육청 단위 학습종합클리닉센터 역할 강화 등의 지원을 밝혔다. 

돌봄 공백을 최소화하도록 범부처 지자체와 연계해 돌봄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수요자 중심의 돌봄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 학부모, ‘교육+보육+경제…’ 걱정 태산= 이달 초까지만 하더라도 2학기 등교일수가 상당히 늘어날 것으로 보였다. 6개월 이상 집에서 원격수업을 책임진 학부모들은 상황 진정화에 한시름 놓을 수 있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중순 들어 용인 우리제일교회를 시작으로 서울 사랑제일교회발 집단감염이 전국적으로 퍼지자 교육부도 다시 봉쇄에 나섰다. 

올해 2월부터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이민선(41)씨는 당장 2학기 때는 막막한 심정이다. 초등학교 3학년 자녀를 1학기 때는 챙길 수 있었지만 9월부터는 회사 사정상 출근일수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씨는 “1학기 때도 회사 눈치 보며 재택근무를 했는데 9월부터는 더 연장해달라는 말을 하지 못하고 있다. 맞벌이를 하고 있는 남편과 일정을 맞추고 있는데 아무래도 3자의 도움이 필요할 듯하다”라며 “2학기 때는 (코로나19 확산)상황이 다소 진정돼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서는 등교일수가 늘 것이라는 설문조사까지 했는데 (그렇게 되지 못해) 정말 걱정”이라고 말했다.   

올해 중학교 입학생과 초등학교 4학년 두 명의 자녀를 둔 차영호(46)씨도 걱정이 태산이다. 당장 자녀들이 서로 챙기고는 있지만 항상 불안한 심정이란다. 

차씨는 “등교일이 서로 달라 둘째 애가 혼자 집에 있는 경우도 많다. 맞벌이를 하고 있어 저녁 늦게까지 혼자 있어야 한다. 아이 교육뿐만 아니라 보육까지 챙겨야 하는데 제대로 하지 못해 다른 친구와 격차가 날까 걱정”이라며 “그나마 2학기 때는 상황이 조금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너무 막막하다”라고 하소연했다. 

◇ 입시 앞둔 학생들, 심리적 불안 커져= 입시를 앞둔 학생들도 코로나19 상황에 안정을 쉽게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용인 관내 교내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해 학사일정에 차질이 생긴 것은 물론이고 심리적 불안도 한층 더해진 상태다. 

수지구 풍덕천동에 거주하는 윤모(수지고‧2)군은 “코로나19로 등교가 불규칙해 일상 생활이 솔직히 잘 되지 않고 있는 상태인데 용인에 있는 고등학교에서 확진자가 나와 매우 불안하다”라며 “학교에서 만나는 고3 선배들은 아무래도 입시를 두고 있어 불안감이나 부담감이 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최근 확진자가 발생한 수지구 한 고등학교 관계자는 “최대한 학생들이 일상을 유지하도록 학교 차원에서도 노력하고 있지만 심리적인 불안감까지 풀어주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최대한 지금 상황이 안정화되었음 하지만 수능까지는 이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교육당국 뿐 아니라 행정기관에서도 적극적인 대응책을 요구했다. 석 달여 앞으로 다가온 수능과 학급 진학에 불이익을 최소화를 위해 행정력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흥구 한 고등학교 교감은 “입시는 심리 상태가 매우 중요하다. 용인시가 학교뿐 아니라 확진자가 다른 지역에 비해 더 나올 경우 학생들의 불안감은 더해질 수밖에 없다”라며 “결국 전국 학생을 대상으로 치러지는 입시인 만큼 학생들의 안전과 심리적 불안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더 적극적인 방역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 방과 후 교실 현장 노동자들, ‘한숨 넘어 절박’= 2학기를 맞아 정상 등교에 준하는 학사일정이 사실상 현실화 되지 못함에 따라 애초 계획된 방과 후 교실 등도 차질을 빚게 됐다. 그만큼 해당 교사들이 겪어야 하는 일상적 고통은 더 절박한 상태다. 

실제 용인 관내 상당수 학교는 2학기 등교일수 확대에 맞춰 1학기 동안 운영되지 못한 방과 후 교실 재개에 한창이었다. 일부 학교는 방과 후 운영에 맞춰 프로그램과 관련해 이미 학교운영위원회 회의에 안으로 올려 심의를 거친 것으로 알려질 만큼 이달 초순까지만 해도 방과 후 교실 운영 재개에 박차를 가했다. 

초등학교에 바이올린 방과 후 수업을 운영하고 있는 한 교사는 “너무 절박한 심정으로 수업재개를 기다렸는데 상황이 또 심각해져 너무 화가 난다”라며 “지금 상태로는 언제 수업을 할 수 있을지 모르는 상태라 일상이 너무 힘들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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