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가 있던 지난 2일부터 거의 매일 용인 곳곳 수해 현장을 다니며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직접 복구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이가 있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처인구 백암·원삼면 등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용인시의회 김진석 의원이다. 폭염주의보가 내려지던 19일 오전 백암면 백암리와 옥산리에서 양지면 단체 회원들과 수해복구를 돕고 있던 김 의원을 만났다.
김 의원은 “현장을 다니다보니 하천 수위가 높아져 범람하거나 수로 등이 흙과 잡목 등에 막혀 저지대와 농경지 등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며 “하천 정비를 제대로 하지 않아 피해를 더욱 키우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집중호우가 원인이지만 장마 등에 대비해 하천 정비나 잡목 제거 등을 하지 않아 피해가 커졌다는 것이다.
도로나 농경지, 하천 유실, 산사태 등 눈에 보이는 피해도 크지만, 농촌 마을 곳곳에는 겉으로 들어나지 않은 피해가 적지 않은 실정이다. 김 의원은 “비가 그친 뒤 지역을 다녀보니 화훼단지, 저지대 주택, 축사 등 장비와 사람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너무 많았다”며 안타까워했다.
김 의원은 “미리 손을 봤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던 부분이 많아 보였다. 동부동에서는 장마 전 수로에 쌓인 흙을 퍼냈더니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하더라”라며 미리 하천 범람이나 수로가 막히지 않도록 준설이나 잡목 제거 등이 이뤄지지 않은데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기반시설 등에 대한 피해 복구도 복구지만 수해 주민들의 물적 피해와 심적 상처 치유도 과제다. 그는 “소득 수준이 높지 않은 주민과 농민들이 피해를 입었는데, 침수 등으로 버린 가전제품이며 가구 등을 살 수 있는 여력이 안 되는 분들도 적지 않아 걱정”이라며 피해 주민들에 대한 지원과 심리적 안정을 위한 조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코로나 재유행과 폭염으로 수해복구에 어려움을 따를 것으로 보고 “수지와 기흥 쪽 자원봉사자들이 많았는데, 코로나로 주춤해하거나 걱정하며 오는 분들이 있다”며 필요한 손길을 제대로 받지 못할까봐 걱정했다. 전염병이 발생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김 의원은 이달 안에는 복구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밝혔는데, 폭염과 코로나 상황 때문에 장기화 하지 않을까 우려했다. 그러면서 “피해 주민 중 면이나 구에 피해 접수를 하지 않는 분들도 있는데, 대개 나보다 더 큰 피해를 입은 사람들 먼저 복구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하더라. 좋은 마음을 가진 분들이 많은 만큼 빨리 피해 복구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용인시의 대응에 대한 아쉬움도 전했다. 김 의원은 “수해 피해를 입은 지 오래 돼서 그런지 재난에 안일하게 대비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관계 부서는 수해시 매뉴얼대로 움직이지 못했고, 총괄부서가 있음에도 현장 피해 상황을 면에 맡겨 급박한 상황에서 바로 조치하지 못해 피해를 키운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초기에 장비 보급이 원활하지 않아서 면에서 애를 많이 먹었는데, 현장 사정을 감안하지 않은 조치였으며, 지휘와 보고체계가 복잡해 현장에 대한 조치가 늦어진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컨트롤 타워 부재를 지적하고, 실전 대응 훈련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김진석 의원은 공직자, 군인, 자원봉사자들의 노고에 고마움을 전하며 “수해 복구 이후에도 피해 주민들이 정상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도움을 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하며 “이번 기회에 기반시설이 열악한 농촌지역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항구적인 복구에 힘을 기울여 태풍이나 내년 장마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