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다듬잇돌을 베고 자면 입과 눈이 돌아간다”라는 말이 예전에 많이 있었다. 요즘은 다듬잇돌을 찾는 게 더 힘든 세상이 됐지만, 여름에 집이든 휴양지에서든 시원한 곳, 찬 곳을 찾아 얼굴을 베고 잘 경우 얼굴이 돌아가는 ‘구안와사’가 생길 수 있다. 구안와사는 국소적인 안면신경이 마비돼 나타나는 질환이다. 얼굴 근육을 지배하는 신경이 손상되면서 입과 눈 주변 근육이 마비되고, 얼굴이 한쪽으로 비뚤어지는 질환이다. 찬바람이 부는 쌀쌀한 계절에만 생기는 것이 아니라 여름에도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캠핑이 더 활성화 된 요즘, 계곡에서 야영하다가 발생하기도 한다.

안면신경마비는 주요 증상으로 입 한쪽이 다물어지지 않아 물을 마실 때 새거나, 양치할 때 가글이 되지 않는다. 또 눈이 감기지 않아 기상 시 눈꼽이 끼어 눈이 떠지지 않거나, 충혈돼 눈의 통증이 생긴다. 일상생활에서 불편함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미용적인 측면 에서도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 

간혹 뇌졸중을 비롯한 뇌 쪽에 문제가 생겨 안면마비가 오는 중추성 안면마비가 있는데, 이는 대체로 상·하지 마비, 언어장애, 행동장애, 시야장애 등 다른 심각한 증상이 동반된다. 환자의 대부분은 ‘벨 마비’라 불리는 말초성 안면신경마비에 해당하는데, 안면신경에 염증이 생겨 신경이 손상돼 원인을 알 수 없거나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하기도 한다. 

눈 감기와 이마에 주름잡기가 안 되고, 마비된 쪽 반대방향으로 입이 돌아간다. 신경 손상은 시간이 지날수록 심해지는 경향이 있어서 보통 3일에서 1주일 동안 마비 증상이 악화된다. 따라서 안면신경마비가 발생한 후 일주일간은 신경에 발생한 염증을 제거하고, 마비의 진행을 막아야 한다.

안면신경마비는 초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신경 손상은 심해지고, 회복 속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한의원에서 침 치료를 하는 것 이외에도 이비인후과나 신경과 협진을 통해 초기에 염증을 잡는 스테로이드와 항바이러스제를 병행하게 한다. 일반적으로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는 완치율은 높은 편이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난 후에도 증상이 발생하면 이는 후유증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므로 발병 초기에 최대한 빨리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 회복 속도를 앞당기고 후유증을 줄일 수 있다. 

만약 안면신경마비 증상이 나타날 경우, 중추성인지 말초성인지 확인하기 위해 신속히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환자 본인이 스스로 섣불리 판단하면 안 된다. 

음주, 과로, 스트레스, 밤샘 이후에 안면신경마비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 밤새 게임을 하거나 피로한 상태에서 늦게까지 술을 마시거나 해서 면역력이 떨어지면 신경에 바이러스가 침범할 확률이 높아 안면신경마비가 잘 생긴다. 발병 이후 신경의 회복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발생 이후 병원에서의 치료도 필요하지만, 신체적인 피로나 정신적 스트레스가 누적되지 않도록 휴식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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