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민신문
상단여백
HOME 연재기사 숲과 들에서 누리는 자연산책
뻐꾸기와 붉은머리오목눈이의 공생?
  • 이나경(생태환경교육협동조합 숲과들 생태활동가)
  • 승인 2020.07.14 11:14
  • 댓글 0
붉은머리오목눈이 둥지에 탁란한 뻐꾸기 알

산과 가까운 곳에 살아서 그런지 아침에 앞산 어디, 아니면 뒷산 어디에선가 뻐꾹뻐꾹 울고 있는 뻐꾸기 소리가 설핏 깬 잠 속으로 자주 들어온다. 그 재밌는 울음소리에 감고 있던 눈이 떠지고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게 된다. 

뻐꾸기는 두견이목 두견이과로 우리가 듣는 뻐꾹뻐꾹하고 되풀이되는 소리는 수컷 울음소리이다. 암컷 울음소리는 ‘뽓, 삣, 삣, 삣, 삐이’ 하고 운다. 5월쯤 우리나라를 찾아와 알을 낳는 여름 철새이다. 뻐꾸기보다 더 재밌는 울음소리를 가진 새는 검은등뻐꾸기일 것이다. 리듬감 넘치는 그 소리는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신기하기만 하다. 얼마 전 만난 아이들과 검은등뻐꾸기 울음소리를 이렇게 표현하기도 했다.

밥만 먹고 똥만 싸고,
점심 먹고 잠만 자고,
똥만 싸고 바보 바보,
아침 먹고 또 똥 싸고,
점심 먹고 또 똥 싸고,
저녁 먹고 또 똥 싸고,
바보 바보 바보 바보 

우리는 검은등뻐꾸기 울음소리에 이런 가사를 붙여 그 울음소리를 따라 불렀다. 
뻐꾸기는 산란이 참 특이하다. 5월 하순에서 7월 하순에 산란하는 뻐꾸기는 스스로 둥지를 틀지 않고 다른 작은 새들의 둥지에 몰래 찾아 가 알을 낳는다. 암컷은 다른 새들 둥지에 가서 알 한 개를 먹거나 부리로 밀어 떨어뜨리고, 둥지 가장자리에 앉아서 10초 안에 자신의 알을 낳는다. 그러면 멧새, 때까치, 개개비, 붉은머리오목눈이 어미는 그 알이 자신의 알인 줄 알고 정성스럽게 품는다. 이렇게 알을 다른 둥지에 맡기는 것을 ‘탁란’이라고 한다. 여름 동안 암컷 뻐꾸기는 수컷이 다른 25개가량의 알을 낳는다. 아이들에게 이 이야기를 하면 “붉은머리오목눈이 엄마는 바본가 봐요. 자기 알도 모르고. 뻐꾸기 엄마는 나빠요”라는 반응이다. 하지만 모든 뻐꾸기가 탁란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붉은머리오목눈이 어미 새가 눈치를 채고 둥지를 버리고 멀리 가버리기도 하고, 옥빛 색깔이 아닌 흰색 알을 낳아 탁란을 막기도 한다. 뻐꾸기의 탁란 성공률은 30% 정도 된다.
 

아이들이 만든 붉은머리오목눈이 둥지

아이들과 숲에서 뻐꾸기의 탁란 놀이를 진행한다. 뻐꾸기와 붉은머리오목눈이 엄마새, 아빠새를 정하고, 뻐꾸기알과 붉은머리오목눈이 알은 달걀과 메추리알로 대신한다. 붉은머리오목눈이 엄마, 아빠는 뻐꾸기와 천적을 피할 수 있는 곳에 둥지를 만들고, 알을 돌보기도 하고 애벌레 사냥에 나가기도 한다. 그동안 뻐꾸기는 알을 낳을 둥지를 찾는다. 아이들은 진짜 열심히 둥지를 짓고, 애벌레 사냥을 하고, 진짜 뻐꾸기가 된 것처럼 붉은머리오목눈이 둥지를 살핀다. 뻐꾸기가 누군가에 따라 탁란의 성공률이 달라진다. 어떤 뻐꾸기는 탁란에 모두 성공하고, 또 어떤 뻐꾸기는 하나도 성공하지 못한다. 심지어 어떤 붉은머리오목눈이 팀은 탁란한 뻐꾸기 알을 둥지 밖으로 던져 버렸다. 실제 자연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오늘 아침에도 뻐꾹뻐꾹 우는 뻐꾸기 소리가 들려온다. 숲으로 가면 검은등뻐꾸기의 재밌는 소리도 들을 수 있다. 주말에는 숲으로 가 새들의 다양한 지저귐을 들으며 귀 호강을 한 번 해보는 건 어떨까?

이나경(생태환경교육협동조합 숲과들 생태활동가)  webmaster@yongin21.co.kr

<저작권자 © 용인시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나경(생태환경교육협동조합 숲과들 생태활동가)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