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농·축·산림조합장에게 듣는다 (9) 백암농협 윤기현 조합장

“조합원이 주인인 농협, 공정하고 투명한 농협, 발전하는 농협”을 기치로 ‘변화와 혁신’을 내걸고 4년 만에 백암농협을 다시 이끌고 있는 윤기현 조합장. 1년여 전 조합장에 출마하면서 약속한대로 윤 조합장은 명칭은 다르지만 투명한 경영공개와 의사결정과정에 조합원과 임직원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화 하는 등 공약을 하나하나 실천에 옮기고 있다. 이와 관련, 윤 조합장은 “조합원과 직원들이 경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육묘장 확대, 농기계은행사업과 품목별 작목반 지원사업 확대 등을 통해 농촌의 고령화와 노동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백암농협 윤기현 조합장을 17일 만났다. 
다음은 윤기현 조합장과 일문일답.

코로나19로 백암농협도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을 듯하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지역주민은 물론, 농협 사업에도 제약이 적지 않았다. 개학이 연기되면서 학교급식으로 물건을 납품하는 농민들은 힘들게 생산한 농산물을 파는데 애는 먹었고, 우리 조합도 예금과 대출실행이 예상치를 밑돈 데다 기준금리 하락으로 예대마진은 줄어 신용사업도 타격을 받았다. 하지만 조합원 지원에는 소홀함이 없었다. 다른 곳보다 발 빠르게 대응하며 고령의 조합원을 포함해 농업인들에게 마스크와 손세정제를 지급하는 등 백암을 코로나 청정지역으로 만드는데 힘써왔다.

조합원이 주인인 농협을 만들겠다며 변화와 혁신을 내걸었는데.
“농협은 시대의 변화에 맞춰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농협은 농민 조합원이 있기 때문에 존재하고, 조합원이 조합의 근간이자 힘이다. 그래서 농촌의 여건에 맞게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에 손 놓고 있기보다 문제 해결을 위한 사업에 매진해 왔다. 농협은 비영리단체지만 이제는 주식회사처럼 경영수익을 내서 조합원에게 환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역사회 공헌사업에 힘을 기울이는 이유다. 농민조합원이 양질의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생산된 농산물을 수집해서 책임지고 판매하는 역할이 농협이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이다.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을 겪고 있는 농촌문제 해결을 위해 농기계를 구입해 저렴하게 임대하는 한편, 농작업 기계화를 통한 경영효율을 높일 수 있는 농기계은행사업도 그 일환이다.”

경영비 절감 등 경영 효율화에 초점을 맞춘 듯한데, 조합원 실익을 위한 다른 사업은 어떤가. 
“앞서 밝힌대로 백암도 고령화로 노동력 부족문제를 겪고 있다. 그래서 못자리를 대행해 왔는데, 13억원을 들여 연동형 육묘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소규모 육묘 대행사업을 확대해 육묘 생산량을 크게 늘려 농업인의 수요를 충족할 계획이다. 또 G잡곡단지를 운영하고 있는데, 새로운 소득 창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령화로 인해 휴경지가 늘고 있는데, 땅을 싸게 구입해서 콩 등의 작물을 생산해 잡곡 취급 농협과 협약을 체결해 판로를 확보하는 등 생산비 절감에 기여하고 있다. 그 외에도 GAP 단지, 양파와 감자단지 등을 통해 농가 소득 창출과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하나로마트 내 로컬푸드 매장을 확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는데.
“백암이 로컬푸드 생산지다 보니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걸 느끼고 있다. 이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버섯 채소 과수 등은 수지 기흥 등 도시농협과 연계해서 판매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백암지역 주변에는 물류센터가 많은데 이를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물류센터의 경우 자체 조리시설을 갖추고 있는 곳이 거의 없어 한계가 있지만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지역 업체에 식자재를 납품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농협의 역할이라 판단해서 이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확장된 로컬푸드 개념이라고 볼 수 있는데, 농민을 살리는 일이 농협이 유통을 강화하는 것이라 고민이 깊다.”

백암지역은 원삼 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영향권에 있다. 백암농협에도 기회가 될 듯한데.
“반도체 클러스터에 대한 기대가 크다. 머잖아 정착주민도 생길 테고, 유동인구도 늘어날 것이다. 그러면 지금의 하나로마트 규모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에 대해 팀 구성을 구상하고 있다. 고민하고 있고, 준비에 대해 논의도 하고 있다. 하이닉스가 지역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앞서 언급한 물류센터와 관련, 물류차량을 잡기 위해 주유소 이전도 시급한 과제 중 하나다. 적정 부지를 찾고 있는데 쉽지 않아 시간이 걸리겠지만 수익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저작권자 © 용인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