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문화쉼터-용인시 기흥구 마북동 '여시관'

“책 읽으러 오는 가족 단위 고객 늘어…펜션 온 기분 느꼈으면”

여시관은 북카페답게 책을 소재호한 인테리어가 눈에 띈다.

기흥구 마북동에 있는 연구 단지를 지나자 좁은 산길이 나왔다. 길을 잘못 들었나하는 찰나 길 모퉁이에서 여시관 안내 팻말이 눈에 띄었다. 팻말을 따라 산길을 올라가니 마치 한적한 펜션과 같은 건물이 보였다. 여시관이다. 2014년부터 운영한 한진경 대표(53세) 는 일부러 깊은 산속을 찾아 운영을 시작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브랜드 마케팅 회사를 운영했는데 그때 왜 사는지에 대한 원초적인 고민을 한 적이 있어요.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중요한데 결국은 행복해지자고 사는 거더군요. 전 몸과 마음이 따듯하면 행복감을 느껴요. 그래서 몸을 따듯하게 해줄 차와 오롯이 풍경만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을 생각하다가 여시관을 오픈하게 됐죠”

이렇듯 여시관은 행복에 대한 한 대표의 철학이 담긴 곳이다. 여기에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통해 마음을 따듯하게 위로해주면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야외 책방으로 이어지게 됐단다.

“제가 유학생활을 미국 오하이주에서 했는데, 거기 야외 책방이 많았어요. 무인으로 운영해서 필요한 책을 사려면 자신이 원하는 액수를 놓고 가져가고, 또 필요 없는 책은 기부하는 형식으로 운영했어요. 여시관도 그런 방식으로 운영하고 싶어 야외 책방을 만들었어요”
 

야외에 책장을 만들어 책을 빼곡히 채워 넣고 그 책들로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했단다. 식사 도중 지금 야외에 비치된 박스에 책을 꺼내오면 천 원에 준다 라든지 봉골레 파스타와 어울리는 책을 추천해주고 구매하면 반값에 판매하는 식이었다. 

이렇듯 단순히 책만 보는 곳이 아닌 손해를 보더라도 원가보다 더 저렴하게 책을 판매하려고 했던 특별한 이유는 책 읽는 문화가 만들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커피 한 잔보다 더 저렴하게 책을 구입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정착되면 고객들이 책을 더 가까이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야심찬 계획은 도서정가제 시행으로 막 내리게 됐고, 거대한 책장과 수북한 책들은 여시관의 시그니처가 됐다. 다양한 책들이 구비돼 있으니 책 읽으러 오는 가족 단위 방문객이 늘었단다. 

“아이들이 볼만한 책도 많아요. 가족들이 방문하면 서로 원하는 책을 보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으니 오래 머물다 가시더라고요”

이처럼 가족 단위 방문객이 증가하다 보니 올해에는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 놀수 있는 야외 호수도 만들었다. 한 대표는 여시관을 동네 쉼터 같은 곳으로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내기도 했다. 

“오시는 고객분들이 강원도 펜션에 온 기분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펜션에 가면 각자의 방식대로 쉬면서 행복을 느끼잖아요. 여기서도 책이나 맛있는 음식,  커피 등 자신의 방식대로 재충전하셨으면 합니다”

여시관은 ‘그냥 그대로를 보는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여시관에서 있는 그대로의 자연과 풍광을 느끼며 오롯이 책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문의 031-286-2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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