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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인간 존중의 사회

대략 매일 오전 10시 12분 즈음 되면 긴장이 된다. 이미 몇 달된 증상이다. 코로나19 신규 환자 현황이 공개되기 때문이다. 한때 1000여명에 가까운 신규 확진자가 나왔을 때도 신규확인자 '0'이란 소식을 들었을 때, 심정은 비슷했다. “얼른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  

12일 기준으로 경기도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현황을 살펴보니, 31개 시군 중 여주와 연천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발생했다. 의미가 없을 수 있지만 순위를 매겨 보면 용인시는 89명으로 성남시와 부천시에 이어 3번째로 많다. 가장 많은 성남시와 부천시는 교회와 쿠팡 등 집단발생에 영향을 받은 수치다. 반면 용인시는 집단이라고 규정할만한 규모화 된 클러스터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수치다. 용인시와 인구가 많은 인접도시 수원시는 78명이고, 고양시는 46명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늘고 있다. 정부는 강력한 방역이 필요하다고 매일매일 강조하고 있다. 그럼에도 좀처럼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발생지역이 확산되는 추세다. 어느 전문가는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지 않으면 다음달 곧 하루 수백명의 확진자가 나올 것이라고 예측한다. 이래저래 그리 반가운 소리는 아니다.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해야 한다는데 지금 추세라면 일상의 코로나를 담담하게 인정하는 것이 더 현실적으로 보인다. 과연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올까. 아니 그 때가 온다면 어떤 것이 변할까. 사람들은 말한다. 인간 가치가 상승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가치라고 하면 가치의 기본의미는 사물이 지니고 있는 값이나 쓸모이다. 사람을 대상으로 가치란 단어를 사용할 땐 썩 기분 좋게 와 닿진 않은 듯하다. 제 아무리 ‘가치 있는 사람’이라는 표현을 듣는다 해도 괜히 물건 취급당하는 기분을 숨길 수 없다. 하지만 철학적 의미로 인간이 대상과의 관계에 의해 지니게 되는 중요성이라는 설명까지 듣는다면 느낌이 또 달라진다. 

가치가 있다는 의미는 그만큼 중요성이 부각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인간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 가치는 생명 존중에서 나온다. 전쟁이나 전염병과 같이 사회가 휘청일 만한 상황을 겪은 다음에 오는 시대엔 인간 존중감이 한층 더 올라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코로나19 이후 아시아와 유럽을 거쳐 남미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곳곳에서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선진국이라 말할 수 있는 유럽 어느 나라에서는 병약해 노쇠한 이들을 버려두고 관리자들이 사라져 집단 사망한 일도 발생했다. 또 일부 전문가라 말하는 사람들은 특정 대륙에서 목숨을 담보로 한 임상실험을 해 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펼치고 있다. 한때는 꿈을 실현시킬 수 있을 것이라 믿었던 최강대국 미국에서는 전쟁 때보다 더 많은 목숨을 코로나가 앗아갔다. 남의 일 정도로 여겨지던 것들이 점점 강해져 지척에서 두 눈 부릅뜨고 자신을 내려 보고 있는 것 같은 공포심으로 다가 오고 있다.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나라에서 들려오는 비보는 이제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가족을 다시 한번 살피고, 나아가 평소 눈길조차 어색하던 이웃에게 인사를 건넨다. 그렇게 몇 발짝 더 나가면 국가란 공동체, 그리고 근본적으로 지구촌이란 공간에서 인간으로 함께 살아가고 있는 모든 이들이 눈에 보일 것이다. 인간 스스로가 소실한 가치를 찾아가는 과정으로 보인다.

다소 멀리 간 주제를 현실로 다시 끌고 와 본다. 최고의 방역을 자랑하는 대한민국은 선진 국민성까지 넘치도록 칭찬 받았다. 하지만 그 칭찬이 채 귓가에서 사라지기도 전에 우리는 또 다른 난제를 부여 받았다. 

순수 시대를 만들어야 한다. 세상 어디에 순수란게 있을까. 화학식에 맞춰 제조한 것이 아니라면 현실 불가능해 보인다. 지금 우리 마음에 은근히 혼돈을 주는 안일함이라는 이물질을 마음속에서 제거해야 한다. 예방에 있어 99%는 무의미한 수치라는 것을 우리는 이번 코로나19 정국에서 여러 차례 확인하지 않았나.      

지금 자신의 마음에 있는 “나 하나쯤이야”, “잠시는 괜찮겠지”, “나는 상관없어 보이는데”란 생각이 든다면 스스로에게 한번 물어보자. “당신의 가치는 어느 정도인가요”

임영조 기자  yjlim@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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