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감 부족·중복된 질의에 동일 답변
답변 책임부서 마저 제대로 안밝혀

용인시 시민청원 두드림 화면 갈무리

용인시가 시민들과 직접 소통한다는 취지에서 마련한 시민청원 두드림이 운영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용인시가 민원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답변 기준을 대폭 낮췄지만 만족도는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시는 지난 2월 두드림에 올라온 청원에 대한 공식 답변 기준을 동의자 4000명에서 100명으로 대폭 낮췄다. 답변 성립조건 완화 이전과 비교해 6배 이상 급증했다. 그만큼 사문화되는 시민 청원을 줄였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답변 부실 논란도 뒤따른다.  

용인시가 청원 활성화를 위해 답변 조건을 낮춘 이후 실제 청원수 뿐 아니라 용인시의 공식 답변수도 상당히 올랐다. 하지만 정작 용인시가 내놓은 답변에 대해서 청원인들은 여러 부분에서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두드림을 통해 청원을 올렸다는 한 시민은 “두드림에 올라온 답변과 실제 행정 절차를 보면 많은 차이를 느낀다. 청원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 시의 이런 행태를 어떻게 이해해야 해야 할지”라며 답답함을 드러냈다. 

최근 학원 지원금 관련 청원 글에 동의, 이달 초 용인시로부터 공식 답변을 듣고 화가 났다는 이모씨는 "청원 글을 올리는 사람들 상당수는 심정이 절박하다. 때문에 용인시에 답변을 듣기 위해 조직적으로 동참해 줄 것을 당부한다“라며 ”하지만 용인시는 시가 나름 할 부분을 하고 있으니 이해해달라는 식으로 답변해 더 답답해진다“

실제 코로나19 시국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학원을 대상으로 한 ‘정책 지원과 확대 계획’을 묻는 청원에 대한 용인시 공식 답변을 보면 정부 차원의 지원에 대한 언급 외 특별한 것은 없다. 특히 관련 내용을 문의할 수 있는 전화번호나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인터넷 주소조차 없다. 

답변이 형식적이라는 지적에 머무는 이유에 대해 일각에서는 무책임감과 결정권 미흡으로 뽑고 있다. 

용인시는 앞서 올해 1월까지 7회에 걸친 용인시 공식 답변은 모두 백군기 시장이 나섰다. 영상 답변에 나선 백 시장은 평균 3분 이상 할애해 대체로 세부적인 부분까지 언급했다. 하지만 이후 답변을 보면 청원인 입장에서 다소 불성실하다는 지적이 나올 법한 부분이 많다. 

우선 앞서 4000명의 동의를 얻은 답변에 대해서는 백군기 시장이 영상으로 답변에 나선 반면, 100명 이상 동의를 얻은 청원에 대한 답변을 보면 답변 자체가 출처가 불명확하다. 일부 실장, 국장, 과장급은 직책이 언급됐지만 대부분은 직책은 고사하고 답변 담당부서마저 찾기 힘든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시는 동의인원 100명 이상은 서면으로, 4000명 이상은 영상으로 답변하는 것으로 정해뒀다.  

시스템상 한계도 쉽게 발견된다. 중복된 청원마저 답변 충족요건이 맞춰지면 용인시는 토씨 하나 다르지 않은 답변을 중복해 싣고 있다. 전형적인 행정력 낭비다. 

답변 형식도 대부분 인사말과 청원 간략 정리 후 2~3줄 정도의 현황에 이어 마무리 인사말로 맺음 한다. 이 같은 형식은 기존에 운영되고 있는 민원신청과 비슷하다. 하지만 정작 두드림 운영 취지는 일반민원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민원은 일상에서 겪는 불편이나 필요한 부분인 반면 두드림은 시의 주요현안, 정책 등에 대한 의견을 낼 수 있도록 특색화 시킨 것이다. 

실제 시는 고충이나 진정 성격의 일반민원은 민원신청(국민신문고)을 이용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현재 운영방식을 유지한다면 용인시가 민원신청과 크게 다르지 않은 기조로 두드림을 운영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용인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