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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10분의 미학

출퇴근을 하면서 느끼는 감정이 있다. 짧게는 시간대별 길게는 1년 단위의 나름 데이터에 기반을 둔 것이다. 예를 든다면 매일 반복되는 출퇴근 길 막히지 않는 시간대와 방향을 잘 선택했을 때의 쾌감. 방학기간엔 평소보다 차량이 적어 10분 정도 여유가 생긴다는 정보는 여유로 되돌아온다. 

최근 두 달여간 이런 쾌감과 여유 있는 삶에 직장인으로서 뿌듯함까지 느꼈다. 불과 올해 초와 비교해 출퇴근 시간이 10분 이상 줄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자가 들었기 때문으로 짐작된다. 나름 코로나의 역설을 일상에서 느낀 셈이다. 

6~7년 정도 됐을까. 그러니깐 용인시 인구가 90만명을 갓 넘겼던 그때, 인근인 수원시 인구가 110만을 조금 넘겼을 때, 고양시와 성남시 인구 역시 100만을 넘기지 못한 그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같은 거리를 비슷한 시간대에 출퇴근 하는데 각각 10분 이상 늘었다. 인구가 급격히 유입되니 으레 차량이 늘었고, 인근 자치단체 역시 용인시가 비슷한 상황이니 차량 정체는 불 보듯 뻔하다. 6~7년간 대도시 4곳으로 유입된 인구가 만들어낸 꽉 막힌 도시는 코로나 정국 두 달 만에 과거로 회귀 된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달 들어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조치를 즈음해 도시 정체는 찾아왔다. 봉쇄하고 있던 사슬이 풀리기라도 한 듯 차량들이 대거 몰리더니 오히려 시간이 더 걸린다. 잠잠하던 편두통이 밀려오고 일상에 까지 영향을 준다. 

미루고 미뤄왔던 자전거로 출퇴근을 실행에 옮길 때가 온 모양이라 여기고 이래저래 자료를 취합하니 자전거를 이용할 경우 자가 이동 때보다 이동 시간이 딱 10분이 덜 걸린다. 코로나  정국이 출퇴근 시간에 선물처럼 준 ‘10분’이란 시간을 자전거를 이용하니 자연스럽게 챙길 수 있었다. 스스로가 길을 막히게 하는 주범인 주제에 남 탓만 하고 있었던 것이다. “왜 이렇게 차를 많이 타고 나와”라면서 말이다.  

누군가는 코로나19 이전 삶으로 되돌아가는 것은 영원히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지금껏 인류가 살아온 삶과는 전혀 다른 일상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두렵고, 공허하게 들리지만 엄연한 사실이다. 

가족이라 해도 더 이상 침 튀겨 가며 대화하는 것이 마음 편하지 않을 것이다. 아무 걸림 없이 들락날락 이던 공간도 이제는 신분확인이 있어야 할 게다. 깨알 같은 귀여움이 물씬 풍기던 우리 아이들 학교생활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우리 추억에 담긴 당연한 많은 것들을 아이들은 경험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고 너무 걱정할 필요 없다. 더 안전한 삶을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가 아닌 자전거로 교통수단을 바꾸면 10분이란 시간을 선물로 받을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퍼지고 수많은 지구촌 이웃들이 거리를 대신해 집안에 머물기 시작하니, 길거리에는 많은 동물이 자리했다는 소식을 어렵지 않게 들었다. 자연의 언저리 한 부분을 마치 주인인양 행세하던 인간이 자리를 비우니 그제야 공유의 시대가 찾아왔다. 

우리가 너무 당연히 여긴 일상을 조금만 변화시키면 된다. 그것이 코로나19 이후 우리가 준비해야 할 부분이다. 조금의 마음가짐과 실천만 가진다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많다. 

더 이상 코로나19 이전의 삶에 대한 매몰비용을 아까워해서는 안된다. 그 미련에 그 습관에 사로잡혀 변화를 따르지 않는다면 그 대가는 아주 혹독할 것이다. 우리는 이미 2월 신천지란 단어로, 그리고 5월 이태원이란 단어로 이미 경험하지 않았나. 차근차근 코로나19에 맞춘 삶을 준비하자. 그것이 그토록 수많은 학자들이 노력했고, 수많은 예산을 들여 발판을 마련하려 한 공존의 길이다. 

임영조 기자  yjlim@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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