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속 시간 분산 등 대책 마련 시금
4~6학년 출석률 99%로 나타나
이재정 교육감 “9월 학기제 추진”

기흥구 언남동 한 초등학교 학생이 16일 e학습터에 올라온 수업을 시청하고 있다

“현재 동시 접속자가 많아 접속이 원활하지 않습니다. 당황하지 마시고 오늘 중으로 접속해 수업에 참여하면 모두 출석으로 인정하겠습니다.”

9일 중·고교 3학년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온라인 개학이 20일부터 초등학교 전학년으로 확대 시행된다. 하지만 일부 원격수업 프로그램 접속이 지연되는 등 문제가 반복되고 있어 교육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경기도교육청과 용인교육지원청은 대부분 학교가 이용하는 e학습터의 이용 시간대를 분산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17일 이재정 교육감이 ‘9월 학기제’를 추진할 뜻을 밝혀 시행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용인교육지원청에 따르면 4학년부터 6학년까지 온라인 개학이 실시된 16일 기준 전체 초등학교 105곳 중 원격수업을 e학습터로 운영하는 학교가 74곳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EBS온라인 클래스 13곳, 위두랑 7곳, 구글클래스룸 4곳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오전 일시적으로 접속이 어려웠던 e학습터의 경우 로그인이 되지 않거나 접속이 지연되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해결되고 있다. 4~6학년 출석률은 평균 99% 수준으로 대부분 학교가 학생들의 출석을 확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대부분 학교가 활용하는 e학습터에 대해 지속적인 서버 확충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이외 온라인 교사지원단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원격수업 상담을 하고 교사용 수업 콘텐츠를 제공하는 등 원격수업 역량 강화를 위해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원격수업이 안정될 때까지 각 학교에 학부모에게 접속 지연이 있을 경우 신속하게 안내하고 이용 시간대를 학년별로 나눠 접속하도록 하는 등 방안을 마련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교육지원청의 이 같은 방침에 따라 일부 초등학교는 전체 개학을 앞두고 수업의 방식을 변경하는 등 개선에 나섰다. 기흥구 언남동 한 초등학교는 당초 e학습터를 통해 출석과 숙제를 확인하기로 했던 방식을 대폭 변경했다. 1교시부터 3교시까지는 각 반이 정한 소셜네트워크나 하이클래스 등 프로그램을 통해 출석체크 후 EBS 방송을 시청하고 4교시에 e학습터를 접속해 강좌를 듣기로 한 것이다. e학습터 사용이 몰리는 시간을 피해 접속 장애로 인한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학교 관계자는 “수요일은 ‘e학습터 쉬는 날’로 운영해 학부모와 학생이 하루라도 접속 장애 등 원격수업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했다”면서 “또 e학습터는 시간을 정하지 않고 자유롭게 접속해도 되고 수업일로부터 7일 이내 수강을 완료하면 된다”고 말했다.

한편, 용인교육지원청은 원격수업을 앞두고 초·중·고등학교에서 신청한 스마트기기 지원을 마쳤다. 교육지원청이 지원한 스마트기기는 총 4304개로 초등학교가 3300개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중학교 657개, 고등학교 336개다. 인터넷 와이파이 지원은 1088가정에 지원된다. 스마트기기나 지원 신청은 기흥구가 1590건으로 가장 많았고, 인터넷와이파이 지원 신청은 처인구가 516건으로 가장 많아 차이를 보였다.  

고개 들고 있는 ‘9월 학기제’

이런 가운데 경기도교육청 이재정 교육감이 ‘9월 학기제’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뜻을 밝히면서 시행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교육감은 17일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9월 학기를 새 학년으로 하는 교육개혁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자 한다”며 “봄학기를 부실하게 마치면 안 된다는 판단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육감은 그러나 16일 이뤄진 온라인 개학의 접속 장애 등 문제와는 선을 그었다. 교육감은 “어제 4학년 이상을 모두 온라인으로 개학하는 획기적인 역사를 만들었다”며 “접속이 잘 안 되는 등의 문제는 있지만 이런 것은 모두 해결 가능한 기술적인 문제다. 이것이 9월 학기제를 추진하는 근본 문제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교육감은 오는 20일 학교 문을 정상적으로 연다고 해도 그동안 생긴 7주간의 학습 공백을 메울 길이 없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이 교육감은 “(학습공백이 있음에도) 다같은 어려움이니 그냥 최선을 다해 학기를 마치자고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9월 학기제는 이미 여러 정권을 거치면서 정부나 의회는 물론 교육계에서도 20~30년간 주장해온 일이다. 연구도 많이 했지만 현실적으로 넘어야할 과제가 많아 해결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교육감은 “코로나19로 인해 장기 휴업이 이뤄진 지금이 ‘천재일우의 기회’”라며 “교육계에서 본격적인 논의를 하고, 정치권과도 이야기를 나누겠다”고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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