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화 원장

“목에 뼈가 가시처럼 자라서 신경을 건드리고 있다구요? 뼈가 왜 자라요?” 퇴행성 척추증을 언급했을 때 환자들이 그런건 들어본 적이 없다며 놀라서 하는 말이다.

퇴행성 디스크는 많이 들어봤는데, 퇴행성 척추증은 들어본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아 보인다. ‘퇴행성 척추증’이란 척추 뼈 사이에 있는 추간판이 돌출되는 등의 변화로 디스크 주변 뼈에 골극(뼈가시)이 생겨서 주변 근육과 신경을 자극하고 이로 인해 염증과 통증이 동반되는 질환을 말한다. 손발, 무릎과 같은 관절에 생기면 퇴행성 관절염, 목이나 허리 같은 척추에 생기면 퇴행성 척추증이라고 생각하면 간단하다. 

퇴행성 척추증의 구체적인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퇴행 과정은 오랜 시간에 걸쳐 척추의 다양한 구성 요소에서 발견된다. 또한 노화 과정은 사람에 따라, 척추의 부위에 따라 다른 속도로 나타난다. 

인간의 척추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척추뼈와 추간판 모두 퇴행성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척추뼈는 퇴행성 골극이 형성되고 골수에 변화가 일어나게 되며, 이에 따라 유발되는 것이 퇴행성 척추증이다. 이때 형성되는 골극은 척수 신경을 압박할 수도 있다. 추간판은 점차 수분 함량이 빠지면서 딱딱해지고 이에 따라 외부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이 감소한다. 이차적으로 주변 관절에 무리를 줘 척추 후관절이나 인대의 비후를 유발하며, 결국 척수강이 좁아지는 협착증이 생기게 된다. 많은 환자들이 젊은 시절 허리가 잠깐 아팠으나 그 후 아무 이상 없이 지내다가 50~60대 이후에 다시 다리가 당기고, 오래 걸으면 통증이나 저림 증상이 있어 쉬었다가는 경우가 생기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반드시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이런 퇴행성 변화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대개는 나이 들어감에 비례해서 생기지만, 요즘과 같이 노트북, 스마트폰, 게임, 공부를 하면서 고개를 숙이거나 빼고 있는 시간이 많은 젊은 사람들에게도 나이에 걸맞지 않게 발견되는 경우가 있다. 

퇴행성 척추증으로 발전하기 전에 이미 퇴행성 디스크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라서 요추부의 경우 허리통증과 다리의 방사통, 경추부의 경우 목 어깨 통증과 팔의 방사통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증상 없이 진행되는 경우도 더러 있다. 골극이 자라나 퇴행성 척추증이 되면 가볍게는 퇴행성 디스크 증상이 심해지거나 고착화된다. 심한 경우 요추에서는 허리를 꼿꼿이 펴지 못하고 걷기 힘든 요추부 척추관 협착증, 경추에서는 팔 뿐만 아니라 다리까지 마비를 일으키는 경추부 척수증까지도 발생할 수 있다. 

근육의 마비나 무력감이 심해지면 수술적인 치료까지 생각할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보존적 치료를 통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일단 한번 망가진 디스크나 퇴행화 된 척추는 세월이 지나면서 무조건 진행되기 때문에 증상이 완화된 뒤에는 병의 진행을 막거나 더디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척추에 비정상적인 부하를 주지 않게 하는 것이며, 그 방법은 바로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다. 허리의 경우엔 바닥에 앉거나 쪼그려 앉는 것을 피하고, 목은 고개를 숙이거나 앞으로 빼고 있는 자세를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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