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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더불어민주당 용인시병 정춘숙 “함께 사는 수지 위해선 여당 재선 의원의 힘이 필요”총선 특집-용인시병 정춘숙 예비후보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총선에서 승리에 당의 지평을 넓히는 데 일조하겠다고 밝혔다.

용인시병은 용인 선거구 중 가장 복잡한 셈법을 가진 지역으로 꼽힌다. 다른 선거구에 비해 여야를 불문하고 많은 예비후보가 등록한 지역이기도 하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엔 특히 경선이 본선보다 뜨겁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치열했다. 지역의 오랜 정치인으로 통하는 이우현 예비후보가 경선에서 제외되면서 지지자들의 반발을 샀고, 이홍영 예비후보는 청와대 출신으로 조명을 받았다. 결론적으로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2년여 전부터 차근차근 지역 지지자들을 확보해온 정춘숙 예비후보가 그 치열한 과정을 통과해 공천권을 따냈다. 

“오늘이 12일이니 딱 일주일 전에 공천이 확정됐죠. 무엇보다 지지층을 탄탄하게 쌓아온 결과라고 생각해요. 우리 당원들의 내부 충성도와 결집력은 매우 높습니다. 그 누구보다 당원 모집을 많이 하기도 했고요.”

용인시병은 선거구 획정에서 상현2동은 제외되고 죽전2동은 포함되는 변화도 겪었다. 4개 선거구 중 인구가 가장 많은 29만6300여명에 이른다. 상대적으로 보수 지지층이 많았던 상현2동이 제외되고 진보색이 강한 죽전2동이 포함되면서 정춘숙 예비후보 측에 유리한 획정이라는 평도 있다. 정 후보는 새로 포함된 죽전2동 유권자를 모으는데 힘을 쏟고 있다고 했다. 

“벌써 죽전2동 주민들이 제 블로그에 댓글로 반응하기 시작하셨어요. 지역 주민들을 더 많이 뵙고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또 민주당 다른 선거구 후보들과의 연대 선거운동도 필요할 거라고 생각해요.” 

학생운동·노동운동가에서 여성 인권 활동가로

정 후보는 대학생 시절 학생운동·노동운동을 비롯해 20여년 몸담은 여성 시민단체 활동으로 주목받는 정치인이기도 하다. 스스로를 어린 시절부터 차별, 인권에 남보다 예민하게 반응했다고 설명했다. 민주주의, 노동자와 여성의 인권을 위해 싸웠던 시절은 그의 정체성을 잘 설명해준다.  

“가부장적인 가정에서 자랐지만 어머님께서는 ‘여자도 공부해야 한다’며 대학 진학에 힘을 보태 주셨어요. 대학교 1학년 때부터 바로 학생운동을 했는데 1984년 탈패(탈춤패동아리) 회장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학생운동을 했습니다. 당시로서는 대학 동아리 첫 여성 회장이었죠.” 

정춘숙 예비후보는 학생운동의 선봉에 섰던 대학 졸업 후에는 서울 구로공단에 있는 회사에 ‘위장 취업’을 했다. 타인의 주민등록증으로 서류를 위조하면서까지 취직을 강행했다. 학생운동 출신이라 공장에 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노동조합을 만들겠다는 결심은 결국 취업 3년째인 1988년 한국노총 산하의 합법 노동조합을 만드는데 역할을 하면서 절반의 성과를 냈다. 

“말도 못하게 맞았어요. 결국 노조를 만들었지만 말할 수 없는 탄압을 받았죠. 사측 의도대로 어용 노조가 들어서면서 서류 위조가 밝혀져 감옥에 갔어요. 학생 신분이 밝혀진 이상 더 이상 노동운동을 할 수 없었죠. 이후 여성의전화에서 활동이 시작됐습니다.”

가부장제 가정에서 여성 차별을 겪었던 정춘숙은 이후 여성의 인권을 위한 활동을 통해 사회적 변화를 이끄는 인사로서의 탄탄한 기본기를 쌓았다. 정 예비후보가 1992년부터 2015년까지 23년간 몸 담았던 ‘한국여성의전화’는 가정폭력, 성폭력 등 여성에 대한 모든 폭력으로부터 여성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설립된 민간단체다.  

“‘여성의전화’는 직접적으로 대중을 만나는 곳이었어요. 상담하고 쉼터를 운영하고 시위도 하는 ‘같이 울고 웃는’ 곳이었죠. 누구의 입장으로 보느냐에 따라 ‘중심과 주변’이 달라진다는 생각도 하게 됐어요. ‘세상의 어떤 것만 중요한 것이 없고 모든 게 중요하다’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다’ ‘여성 정춘숙이 느끼는 것은 여성 그룹 전체의 문제이고 그것은 곧 사회적인 문제’라는 걸 이해하는 20여년의 과정을 거친 거예요.”

정치를 꼭 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은 아니다. 한국여성의전화 대표 역임 후 이후의 진로에 대해 의논을 할 때 주변에선 ‘정치를 해봐라’ ‘정치가 잘 맞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남인순 의원이나 김상희 의원처럼 시민단체 활동 후 정치를 했던 모델도 있었다. 그러다 정말 우연히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의 혁신위원회 제안을 받고 수락을 하게 됐다.   

“당시 문재인 대표께서 당헌당규도 바꾸고 조직을 새로 개편하겠다며 혁신위원회를 만들었죠. 그때부터 정말 속성으로 민주당 공부를 하게 된 것 같아요. 6월부터 10월까지 매일 회의를 하며 정치의 감을 익혔어요. 그리고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에 출마해 당선된 거죠.”

2016년 국회의원에 당선된 직후 그는 “민주주의와 민생을 지키는, 약자들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는 결심을 했다. 4년이 지난 지금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누구보다 노력했고 일정 부분 이뤄낸 성과도 있다고 스스로 자부했다. 무엇보다 정치인으로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한 시기였다고 평가했다.      

정춘숙 예비후보가 20대 국회의원으로서 대표발의한 법안만 148건에 이른다. 그만큼 입법기관으로서 국회의원의 역할을 충실히 했다고 할 수 있다. 덕분에 2018년 국회 입법 및 정책개발 최우수 국회의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300명의 국회의원 중 단 6명이 받을 수 있는 상이었다.  

“‘여성폭력방지기본법’은 국가와 지자체의 책무, 정책과 국가행동계획의 수립 등 여성폭력을 방지하고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종합적·체계적 추진을 규정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죠. 첨단바이오의약품법안은 다른 의원이 발의했던 첨단재생의료법과 합해서 제정됐어요. 이 법은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를 만들기 위한 법이에요. 신약 개발 전주기에 대한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기반을 다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비례대표로 당선됐지만 당에서는 원내대변인을 맡을 만큼 인정을 받았고 4년 연속 민주당 국정감사 우수의원에 선정될 만큼 능력에 있어서도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때문에 16년 동안 상대당에 자리를 뺏겼던 수지를 자신의 지역구로 선택했던 것에는 많은 이야기가 오갔다. 당선이 확실시 되는 지역구도 많을 텐데 왜 하필 험지를 선택했느냐는 것이다. 

“여기는 우리당 험지예요. 그래서 여기서 승리하면 우리당의 지평을 넓히는데 일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또 지역 국회의원이었던 한선교 의원은 유난히 여성문제에 차별적인 인식을 가진 분이라는 생각을 했고요. 생각지도 못하게 불출마를 선언하셨지만 한 의원을 이겨야겠다는 생각으로 수지를 선택했어요.”  

일 열심히 하는 정치인, 발로 뛰는 정치인 실천

정춘숙 후보는 지하철 3호선 신설역 유치 등의 현안 해결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처음에는 낯설어하고 이질감을 느꼈던 주민들은 이제 국회의원 정춘숙을 ‘일 열심히 하는 정치인’ ‘지역을 위해 발로 뛰는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로 보기 시작했다. 지난해 2월부터는 매달 넷째 주 토요일 ‘수지구 정책 제언과 민원 청취의 날’을 열었다. 주요 현안에 대해서는 간담회와 토론회를 열고 유명 정치인이나 전문가를 초청해 강연회를 갖기도 했다. 지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기회였고 주민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민원청취의 날에는 정말 많은 분들이 주말인데도 찾아와 어려움이나 문제를 호소하셨어요. 지역 현안을 주민의 목소리로 파악할 수 있었던 기회였죠. 수지는 껍데기는 도시화됐지만 인프라는 없고 해묵은 현안은 많아요. 주민들은 학력도 높고 전문직도 많아요. 그런데 지역의 정치는 1960,70년대 정치를 해요. 주민의 의견을 거의 수렴하지 못했던 거죠. 그런 점에서 좋게 봐주셨던 것 같아요.”

장관을 직접 만나 수지에 필요한 특별교부금을 요구할 정도로 적극적이었다. 성복천 환경 정비 사업 5억원, 수지구 주요도로 재포장 공사 10억원, 수지 생태공원 정평근린공원 조성비 10억원 등 총 131억원을 확보하는데 힘썼다. 의정보고서가 나오면 새벽마다 역사와 버스정류장, 상가를 돌며 인사를 하고 보고서를 건넸다고 했다. 정 후보는 ‘선거 때처럼 했다’고 했다. 

“제가 아는 국회의원들은 다 그렇게 해요. 수지 국회의원만 그렇게 하지 않았던 거죠. 한 분이 어느 날은 제게 ‘국회의원이 뭘 하겠다는 사람은 봤지만 뭘 했다고 말하는 사람은 처음 봤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이런 과정을 통해 ‘정춘숙은 일을 하는구나’라는 평가가 생긴 거 같아요.”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 경선 과정은 치열했다. 지역의 오랜 정치인이 컷오프 되면서 그 지지자들의 반발을 샀다. 만약 국회의원에 당선된다면 지역 정치 활동에 있어서 제약으로 작용하지 않겠느냐는 얘기마저 나왔다.

“지역에서 오랜 활동을 하셨음에도 컷오프 되신 것에는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해요. 우리가 모은 당원의 숫자가 얼마인지 상대도 알고 있을 거예요. 오랫동안 민주당을 지키고 이곳에서 살아오신 것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16년 동안 이곳이 매번 험지였습니다. 결과에 승복하고 당을 위해 같이 했으면 합니다.”

정춘숙 예비후보는 지난달 초 수지구 내 정치·시민사회·경제·종교·정치 등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수지 정책고문단’을 구성하고 10여차례에 걸쳐 분야별 공약을 내놓았다. 

“제가 봤을 때 주민들이 가장 절실하게 원하는 것부터 출발했어요. 가능성이 있는지 가늠해보고 수지를 포함해 용인 전체를 볼 때 함께 잘 살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를 봤어요. ‘더 빠른 수지, 함께 사는 수지’를 슬로건으로 정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현실가능성, 미래지향성 있는 공약 내세울 것
 
교통공약은 사실 용인시병 후보들의 공통분모이기도 하다. 신분당선 요금, 3호선 신설역 유치 등 해묵은 현안은 해결되지 않은 채 매년 선거 때마다 공약으로 나온다. 공약의 내용보다 이를 해결해낼 능력이 있느냐, 방법도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정 후보는 그런 점에서 공약 하나하나 현실성과 미래지향성을 따졌다고 했다. 

“신분당선 요금 정상화를 공약을 내세웠어요. 사람들은 ‘인하’라고 쓰라고 했어요. 그런데 살펴보니 신분당선은 짧은 구간은 요금이 비싸고 긴 구간은 비싼 편은 아니었어요. 짧은 구간의 요금은 인하하고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요금을 정상화하는 방안을 찾는 거죠. ‘무조건 인하한다’는 현실성이 떨어집니다. 3호선 신설역 유치도 역사 위치를 먼저 생각하지 않을 거예요. 수서 차량기지가 올 수 있는 부지를 먼저 찾고 수지와 용인의 시민들에게 가장 혜택을 줄 수 있는 위치를 정해야 해요. 그런 점에서는 전문가의 도움을 구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여성의전화 활동 이력, 사회복지학과 출신답게 여성·건강·복지 분야 공약은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이 많다. △여성새로일하기센터 신설 △공공산후조리원 신설 △공공병원 설립 등 수지구 내 응급의료체계 구축 △공공어린이병원 유치 △수지 국공립유치원 및 어린이집 확충 △초등학생까지 아동수당 지급 △수지구 노인복지관 신설 등이다.  

“‘여성다시일하기센터’는 반드시 만들겠다는 생각이에요. 수지는 특히 일하기를 원하는 능력 있는 여성들이 많아요. 다른 곳과 비슷한 센터 말고 미래지향적이고 훨씬 부가가치가 높은 ‘여성다시일하기센터’ 모델을 만들고 싶어요. 수지는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여성들이 모여서 스스로 아이디어를 내고 일을 해보는 그런 곳 말입니다.” 

약속은 언제든 많이 할 수 있지만 실제 그 일을 하고 반드시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정춘숙 예비후보는 초선과 재선은 다르고 여당과 야당은 큰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사태를 보며 응급의료체계가 수지에도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수지에는 보건소 외에는 선별진료소가 없어요. 38만 인구에 응급실이 없다는 것은 큰 문제라는 생각이 들어요. 인맥과 경험, 여당의 힘을 활용해 주변 병원과는 다른 의료체계 ‘공공병원’을 어떻게든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정 예비후보는 한번 시작하면 끝을 봐야하는 성격이라고 했다. 그가 생각하는 정치는 ‘헌신’이다. 우연한 기회에 정치에 발을 들여놨지만 이제는 정치인으로서 할 일을 다 하고 싶다는 일념뿐이라고 강조했다.

“사리사욕으로 정치를 하면 안 됩니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생각으로 일해야 해요. 정치를 하게 되면 수많은 이권에 개입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이를 나 개인이 아닌 공공의 이익을 위해 쓰겠다는 마음이 있어야, 또 그런 경험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치는 보다 어렵고 힘들고 가난한, 혹은 인권이 빼앗긴 사람들에게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일이어야 합니다.”  

황연실 기자  silsil47@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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