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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불안과 일상을 연결하는 뫼비우스 띠

모든 것이 멈춘 것 같다. 불과 한달여전 평범한 일상은 통째로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파괴력은 예상을 넘어섰다. 무엇보다 무서운 것은 급속한 확진자 증가로 인한 불안감이 일상 깊이 파고 들었다는 것이다. 모두가 불안감을 떨칠 수 있도록 거짓말이라고 해보고 싶지만 사람의 생명을 담보로 거짓은 말하는 것이 아니다. 

용인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용인 곳곳을 조용히 다녔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제법 많은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마스크 낀 사람도, 대면을 회피하는 사람도 저마다 표현 방법은 달라도 분명한건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의지는 한결 같았다. 

일상의 행복함이 얼마나 절실한지를 말하는 그들에게 전염병의 불안감을 굳이 말해줄 필요가 있을까. 그저 스스로 관리를 잘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말이 그나마 위로라면 위로일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한가지 더 추가한다면 나만 조심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

마스크가 난리다. 앞뒤 다 빼 버리면 마스크 대란이다. 불안감과 공포감이 오죽하면 마스크를 마치 만병통치약 대할 듯하겠나 싶다. 원하는 만큼 아니 최소한 버틸 비상량만큼도 구입이 안된다니 간절하겠나. 마스크를 착용해야만 감염병에 걸리지도, 전파하지도 않는다고 믿고 싶은데 그것마저 없으니 불안감은 분노 수준에 이를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마스크의 무용론을 설파하는 것은 무지한 행위와 진배없다. 최대한 물량을 공급하는 수밖에 없다. 밑 빠진 독에 일단 물을 부어보자는 것이다.

모르긴 몰라도 대한민국 인구수만큼 매일 물량을 제공하지 않는 이상 마스크 난리는 쉽게 사그라 들지 않을 것이다. 대한민국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섰다는 것과 비슷한 논리다. 시장 질서를 교란 시킬 누군가가 개입하는 이상 균일공급은 불가능에 가깝다. 여기에 정치란 골치 아픈 개념까지 더해지면 누군가는 이 상황을 책임져야 한다. 더 이상 감염병 예방 수단으로서 마스크가 아니라 책임자를 찾아 처벌해야 하는 근거가 되는 것이다. 

다시 밑 빠진 독을 보자. 콩쥐와 팥쥐에서 밑 빠진 독 문제를 해결한 것은 두꺼비라는 수단이었다. 뚜벅뚜벅 걸어와 깨진 그곳에 넙죽 앉아 세는 물을 막지 않았나. 지금 우리가 가장 절실히 그리워하는 것은 일상이라고 입을 모은다. 일상에서 우리는 이웃을 배려하고 남의 물건에 쉽사리 손대지 않는 근성 있는 국민으로 잘 알려졌다. 아니 그렇게 노력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마스크 구입 현장을 가면 우리는 ‘우선 나부터’ 아니 ‘최소한 나는’이란 생각이 든다. 본능적이고 당연한 것일지 모른다. 그래서 이를 탓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조심스럽게 한마디 하고 싶다. 

뫼비우스띠라고 하지 않는가. 안과 밖 구별이 없는 도형. 지금 우리는 마치 시작과 끝이 같은 뫼비우스띠 위를 걷고 있는건 아닐까.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하루 빨리 느끼고 싶다는 마음에 마스크 하나에 희망을 담아 보지만, 그 희망이 모여 희한하게 더 불안한 현실과 연결되는 것이다.  

정부가 마스크 대란을 해소하기 위해 5부제 판매를 시행한다고 한다. 불안한 마음으로 보면 어처구니없게 여겨질 수 있다. 여기에 정치를 장착한 공격까지 더해지면 누구보다 먼저 구입하지 않으면 나만 손해 보는 현실이 될지 모른다. 그로 인한 피해는 우리 모두가 고스란히 받는다는 것 절대 잊지 말았으면 한다. 

용인에서 12번째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문자를 받은 즈음. 기자는 선거 운동을 하고 있는 한 후보를 만나러 가고 있었다. 선거 캠프에는 십수명의 사람이 모여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당연 코로나19는 대화 주제의 핵심인 듯 보였다. 하지만 누구도 말하지 않는 것이 있었다. 그 시간즈음 용인시에 위치한 대다수 스마트폰으로 용인시 ‘안전안내문자’가 전달된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나와야 할 말인데 말이다. 

“용인에서 12번째 확진자가 발생했데”우리 마음속에는 더 이상 불안감을 바라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겠나. 이제 조심스럽게 일상의 배려심을 갖고 이 상황을 슬기롭게 대처해 나가야 하지 않겠나 싶다.

임영조 기자  yjlim@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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