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코로나19 지역 피해현장

코로나19 감염병 사태 장기화에 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현실화되자 용인 에버랜드와 한국민속촌을 비롯한 관광사업체와 관광숙박업체들은 관광객 급감으로 코로나 피해를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 학교 졸업식과 입학식 등으로 반짝 특수를 누려왔던 화훼농가는 줄잇는 졸업·입학식 취소와 각종 행사가 취소되거나 무기한 연기돼 난방비조차 건지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용인시는 19일 코로나 19 확산에 따른 관광ㅅ가업체 애로사항 청취를 위해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 참석한 관계자들의 어두운 표정에서 코로나19 여파를 짐작할 수 있다.

◇관광사업체와 간담회 하소연 쏟아져= 용인시는 19일 시청 컨퍼런스룸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해 12개 관광사업체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애로사항을 듣기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는 에버랜드, 한국민속촌, 용인대장금파크, 양지파인리조트, 라마다호텔, 엠스테이호텔기흥 등 11개 관광시설과 숙업업체, 용인시관광협의회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관광시설업체들은 “코로나19로 애초 잡혔던 단체예약이 상당부분 취소되면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고용유지에 어려움이 생기는 등 기업체 운영에 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관광객 감소로 고용불안이 생기는 가운데 대구사태로 더 위축돼 예약이 90%정도 감소했지만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체 관계자는 “중국인이 아닌 동남아 관광객이 머물고 있어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을 정도로 중국인에 대한 거부감이 큰 상태”라고 지적한 뒤 “학교 등은 교육부와 교육청의 공문이 수시로 내려와 어쩔 수 없다며 예약 취소가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의 방역 지원과 홍보를 요청하는 목소리도 다수 나왔다. 한 호텔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방역을 하고 있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고 소독제 구입도 쉽지 않은 만큼 시에서 소독을 지원해 주면 좋겠다”면서 “특히 방문객들이 심리적으로 안심할 수 있도록 소독을 했으니 현수막 등을 통해 안심하라는 홍보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한 업체는 “마스크, 손 소독제 외에 체온측정계나 열화상카메라 대여를 위해 시에서 일부 비용을 지원하거나 임차해 지원하는 방안을 고민해 달라”고 건의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홍보 마케팅 비용으로 애로를 겪고 있는데, 시에서 홍보영상을 만들어 홍보하는 방안도 찾아봐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김학면 관광과장은 “간담회에서 제안한 내용을 경기도와 중앙정부에 건의하는 한편, 카드사 등과 협력해 3월 중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어디에 가는지, 누가 오는지 등을 분석해 홍보방안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또 신용보증재단의 융자지원이나 고용노동부의 고용유지지원금 등의 제도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해당 부서와 논의해 홍보와 지원을 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용인시는 14일 대학 관계자들과 함께 중국인 유학생에 대한 관리를 위해 긴급대책회의를 가졌다.

◇행사·졸업·입학 취소에 화훼농가 울상= 코로나19는 화훼농가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혔다. 특히 절화류와 구근류 생산 농가의 타격이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원삼면화훼연합회 김정환 회장은 “화훼산업은 규모가 작은데 이번 겨울엔 거의 절반정도 판매가 감소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데, 난방비 등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구근류를 생산하는 백산농원 곽권석 대표는 “구근류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소비시장이 위축되면서 30%정도 판매량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에 용인시는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훼농가를 돕기 위해 2000만원 어치의 화분 750개를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업정책과 관계자는 “감염병 우려로 졸업식과 입학식 등 각종 행사가 줄줄이 취소‧연기되면서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농가들을 조금이라도 돕기 위해 다육식물과 공기정화식물, 사무실에 비치할 대형화분 등을 구입해 시청과 각 구청, 읍면동 민원부서에 배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용인시에는 270농가가 처인구 남사‧원삼면과 이동읍 일대 84.6ha에서 분화류 등 화훼를 재배하고 있다. 이들의 매출액은 용인시 전체 농산물 판매액의 25.8%를 차지하고 있다.

◇중소기업·소상공인 피해 접수 증가= 코로나19 감염병 확산 이후 용인시는 관내 중소기업 각 과를 통해 피해를 접수하고 있는데, 중소기업 피해 신고가 크게 늘고 있다.
20일 기준으로 시에 접수된 중소기업 피해신고는 모두 71건이었다. 이 가운데 수입업체 피해가 36건, 수출업체 피해는 35건으로 나타났다. 피해 유형을 보면 수입업체는 중국 현지 공장 가동 중단으로 부품 자재수입에 어려움을 겪어 생산에 차질을 빚는 등 수급 지연에 따른 매출 감소로 기업 재정이 악화되고 있다는 신고가 35건으로 가장 많았다. 대체할 수 없는 원자재 수급난과 대체품 조달 어려움, 대체 원자재 이용 시 제작비 상승으로 경영 악화가 우려된다는 피해 신고는 1건이었다.

수출업체 피해 유형은 다양했다. 중국으로 원자재와 완제품 출하가 중단되거나 지연·축소돼 매출이 크게 줄었다는 피해가 22건에 달했다. 중국 내 유통 축소로 인한 매출 급감과 중국 현지 기술설치 등을 위해 출장을 가야 하지만 현지 방문이 어려워 작업이 연기되고 있다는 피해가 각각 5건씩이었다. 중국 내 은행 영업 불안정으로 대금 입금이 지연돼 자금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피해도 3건이었다.

지난 5일 이후 일자리정책과에 접수된 소상공인 피해는 20일 현재 5건에 그쳐 보다 능동적인 홍보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A음식점은 18년 동안 영업한 이후 가장 손님이 없다고 접수했고, 전시장 부스를 설치하는 B업체는 진행 예정이었던 행사가 무기한 연기돼 2억원 가까운 피해를 입었다며 피해 신고를 해왔다. C학원은 등록자가 40% 감소해 4000만원가량 손해를 입었다고 신고했고, D독서실도 등록자 수 감소를, E완구수입업체는 중국의 완구 수입 차질로 3월 예정된 거래업체 물품 공급이 불투명하다며 피해를 호소했다.

용인경전철 전대 에버랜드 역 맞은편 주차장이 텅 비어 있다.

◇용인경전철 수요 영향은 적어=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시민이 이용하는 용인경전철 수요는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1월 1일~2월 24일 경전철 탑승객은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오히려 2만2000여명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철도과를 통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2월 14일 용인경전철 누적 탑승객은 122만8054명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탑승객 120만5282명과 비교하면 2만2772명(하루 평균 506명)이 더 탑승한 것이다. 다만 2월 탑승객만 비교하면 올해 2월 1일~14일 경전철 이용승객은 33만5792명이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 탑승객은 35만48명으로 작년보다 1만명 이상 적었다. 다만 이같은 결과는 버스 승객 감소로 인한 영향인지, 설연휴 등으로 인한 자연 증가 때문인지 여부는 확인할 수 없었다.

역사별로 보면 이용객이 가장 많은 기흥역, 운동장·송담대역, 전대·에버랜드역, 동백역, 시청·용인대역 등 5곳을 분석한 결과, 올해 1월에는 모든 역에서 지난해보다 이용객이 많았다. 하지만 2월에는 동백역을 제외하고 4개 역 모두 경전철 이용자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흥역은 올해 2월 들어 2만4000명 이상 전년 대비 감소했고, 용인중앙시장(5일장)이 있는 운동장역도 8000명 이상 줄었다. 에버랜드가 있는 전대역은 지난해 2월 14일 기준으로 4만6646명이었는데, 올해에는 3만59명으로 1만6000명 이상 크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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