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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끼는 공동체 구성원간의 소통 수단이죠”기획 한끼-용인마을협동조합 ‘마을밥상’

처음엔 노인을 대상으로 했다. 그리고 장애인도 함께 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었다. 이제는 청년들도 모여 한술 나눠 먹는다.용인시 기흥구 동백동에 위치한 ‘마을밥상’은 그렇게 마을 사람 곁으로 더 다가갔다.

평일 식당 운영 이외 지난해 하반기 처음 지역 노인을 대상으로 매주 토요일 식사를 제공했다. 올해부터는 여기에 장애를 가진 이웃도 동참시킬 예정이다. 금요일이면 마을밥상에 마련된 60여개 식탁에는 특별한 밥상이 차려진다.

우리가 이웃에게 줄 수 있는 선물

기흥구 동백동에 위치한 마을밥상에서는 매주 금요일 특별한 밥상이 마련된다. 마을 밥상을 찾은 지역 주민은 착한가격에 곰탕 한그릇을 대접받는다.

7일 점심상이 차려지는 시간에 맞춰 마을밥상을 찾아갔다. 용인마을협동조합(이하 협동조합)이 운영하는 마을밥상이 1월부터 주민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는 ‘특별한 밥상’이 있다는 소문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정오에 조금 못 미치는 시간 식당엔 손님 한명 없었지만 주방은 시끌했다. 주방에서 풍기는 구수한 냄새는 식도락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단번에 알 수 있을 정도로 정직했다. ‘곰탕’이다. 식당에서 어떤 음식을 판매하느냐는 제 마음이라 왜 곰탕을 파는지를 묻지 않았다. 하지만 한가지는 꼭 물어봐야 했다. 왜 4900원에 하냐고. 다른 식당보다 절반 가량 저렴하게 말이다. 협동조합 정은영 이사장 말이다. 

착한 밥상을 이웃에게 건강하고 맛있는 한끼를 제공하기 위해 매주 한우 사골곰탕을 4900원에 판매한다.

“우리가 모인 이유가 함께 행복하게 잘사는 마을을 만들기 위한 거죠, 지난해 우리(협동조합)에게 좋은 일이 많이 있었거든요. 그걸 우리 마을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 금요일마다 특별한 밥상을 제공하기 시작한 거죠 가격은 우리가 견딜 수 있는 최소 금액이에요”
식당인지라 음식 장만은 당연하지만 곰탕은 그동안 하지 않은 메뉴다 보니 노력이 더 들어간다. 특히 곰탕의 단짝인 깍두기까지 챙겨야 하니 수고는 더 늘었다. 그래도 음식 맛은 ‘정성’이라며 조리실 내에서는 ‘허투루’란게 없단다.

12시가 가까워지자 식당 문이 바빠졌다. 혼자 찾거나 삼삼오오 무리를 지은 손님도 제법 있었다. 1월 이후 매주 금요일 5회 가량 열리는 동안 평균 30~40명이 찾는다. 애초 예상한 60여명에 다소 못 미치는 수지만 번듯한 홍보한번 하지 않는 것을 감안하면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

마을의 자랑거리가 될 수 있도록

마을 밥상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진행한 주말 토요일 착한 밥상을 찾은 지역 주민들.

식당을 찾은 손님들은 각각 곰탕 한 그릇씩 받아들고 큰숨으로 후후 불어대며 훌꺽 넘긴다. 직장인도 주부도, 지긋한 연세의 죽마고우도 큰 숟가락으로 한입 삼킨다. 손님은 “만원이 아깝지 않다”고 칭찬도 하지만 아주 간혹 식비를 내지 않고 조용히 떠나는 이도 있단다.

마을밥상의 ‘금요일 특별한 밥상’은 애초 청년들이 주 대상이었다. 주머니 사정이 풍성하지 못한 청년들이 여건에 맞춰 찾은 국밥집이 문전성시를 이룬다는 어느 도시의 소식을 듣고 ‘우리 마을’을 되돌아봤단다.

마을 밥상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한 회원은 “처음에는 청년들에게 질 좋고 맛있는 한 끼를 착한 가격에 제공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하지만 대상을 모든 시민으로 했어요. 마을밥상이 준비한 한 끼는 소통이에요. 소통이란 게 말을 하고 행동하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잖아요. 우리가 차린 밥상을 이용하시는 이웃과 ‘곰탕’이란 한 끼로 대화를 하는 거죠”라고 말했다. 

12시가 넘자 일찍 한상을 받은 손님들은 빈 그릇만 남기고 자리서 일어나 계산대로 갔다. 그리고 5000원을 내고 100원짜리 동전 하나를 받고 유유히 문을 나선다.

혼자 와 곰탕을 먹었다는 한 여성 손님은 “직장 가까이 이런 곳이 있다는게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몰라요. 글쎄요. 여기서 한 끼 먹으며 느끼는 감정은 고마움이라고 봐요. 우리가 필요한 것을 꼭 챙겨주는 기분이 들어요”라고 만족을 드러냈다.

마을밥상은 매주 금요일 마련하는 ‘특별한 밥상’ 외에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역에 거주하는 노인 100명에게 매주 토요일마다 점심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이 준비한 한 끼에 어떤 의미가 있느냐는 물음에 정은영 이사장은 “부족한 이웃에게 뭔가를 나눠주기 위해 특별한 밥상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에요. 우리 마을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겨줬음 해요. 우리가 살고 있는 마을이 자랑스럽게 여겨질 수 있도록 한 끼 밥상을 정성을 다해 만들어야죠”라고 말했다.

임영조 기자  yjlim@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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