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 추첨 안 되면 학원 보내야 하나”
교육지원청 “돌봄교실 수 확대 당장 힘들어” 
용인시, 전담팀 신설…돌봄센터 5곳 추가 목표

초등돌봄교실 부족 여전, 고림지구 양우내안애 1차 '다함께 돌봄센터 1호점' 모습

# 용인시 처인구 고림초 입학생 엄마인 장미선 씨는 학교로부터 다음 달 돌봄교실 이용자 추첨에 참여하라는 공문을 받고 당황했다. 장씨는 “맞벌이 가정이라 당연히 돌봄교실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다자녀를 우선으로 하다 보니 순위가 밀려났다”며 “아이를 맡길 다른 곳이 있는지 정보를 찾아봤지만 알려주는 곳도 없다”고 답답해했다.  

# 기흥구 상하동 A씨는 지석초 2학년에 올라가는 자녀가 올해 3월부터 돌봄교실을 이용하지 못하게 돼 매일 잠을 못 이룬다. 1학년 때는 돌봄교실을 이용할 수 있었지만 교실이 1개 반밖에 없어 2학년부터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A씨는 “방학기간에도 2시까지만 운영해 학원에 억지로 보내고 있었는데 2학년부터는 아예 이용할 수 없다”며  한탄했다. 

용인교육지원청은 물론 시까지 나서서 초등 돌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지만 매년 불거지는 돌봄 부족 현상은 올해도 여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민들이 체감하는 돌봄 정책 개선의 폭이 아직 크지 않다는 것인데 다각적인 확충 노력이 이어져야한다는 목소리다. 

지난해 3월 용인시 초등학교 돌봄교실은 대기자 수가 800명을 넘기며 수용률 88%를 보였다. 용인 104개 초등학교 중 돌봄교실 수용률을 70%도 넘기지 못한 학교는 17곳. 교육지원청은 올해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돌봄교실 수는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올해 신입생을 포함한 돌봄교실 이용자 수는 크게 줄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원청 관계자는 “처인구의 경우는 학생 수가 많지 않아 상대적으로 나은 상황이지만 기흥이나 수지구 학교들은 대기자가 생기는 경우가 적지 않을 것”이라며 “유휴 공간이 부족하거나 예산 상 돌봄교사를 추가하지 못해 당장 교실을 확대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아직 올해 학교별 돌봄교실 신청 현황을 받지 않아 대기자 수가 어느 정도인지 정확하게 확인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지원청의 학교 돌봄교실 확충이 어려운 현실 속에서 용인시는 ‘모든 시 가용자원을 활용해 아이돌봄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중순 신규아파트 내에 돌봄센터 2곳을 설치하고 올해 5곳을 추가하는 것이 목표다. 지난달 17일자 조직개편에서는 돌봄 정책을 전담하는 아동보육과 아동돌봄팀을 새로 신설, 돌봄 정책을 전담하도록 했다. 지역 작은도서관을 이용한 아이돌봄은 지난해 3곳에서 올해 8곳으로 늘어났다. 초등학생 돌봄 공백을 교육당국 뿐아니라 지자체 차원에서 마련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어디에서 이런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용인 지역에 거주하는 엄마들의 각종 오프라인 커뮤니티에는 맞벌이 가정의 초등생을 맡길 곳이 없다는 하소연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한 학부모는 “학교 돌봄교실을 이용할 수 없어 여기저기 알아봤지만 결국 답은 학원뿐”이라며 “초등 돌봄이 점점 늘고 있다고는 하는데 정작 내가 이용할 곳은 없다. 어디에서 어떻게 이용할 수 있는지 확인할 방법도 없다”고 말했다. 시 차원에서 거주 지역별 초등 돌봄 서비스 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통합 서비스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다른 한 학부모는 “인근 기관에서 아이를 돌봐준다고 해도 아이가 혼자 찾아가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학교에서 기관과 연계해 운영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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