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장애인인권영화제’ 열려
출품작 3편 등 6편 상영 눈길

제3회 용인시장애인인권영화제가 지난 18일 처인장애인복지관에서 열렸다.

#중증장애인 대성이 활동지원사와 함께 나갈 채비를 한다. 대성은 지원사의 도움 없이는 홀로 씻을 수도 옷을 갈아입을 수도 없다. 힘겨운 준비 끝에 밖으로 나왔지만 그가 안전하게 갈 수 있는 길 역시 많지 않다. 연일 뉴스를 달구는 연예인 자살 소식. 그리고 흐르는 독백 “우리의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자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제3회 용인시장애인인권영화제’가 18일 처인장애인복지관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 100여명이 함께한 가운데 열렸다. 용인 지역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1년여 시간동안 모여 기획하고 대본을 쓰며 직접 제작해 완성한 4편의 영화와 초청작 2편이 상영됐다. 

용인시장애인인권영화제(조직위원장 이한열, 김진규, 이상엽)는 2016년 우리 사회 속에서 장애인으로 살고 있는 당사자가 자신의 삶을 이야기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겠다는 의도로 출발한 영화제다.

올해 영화제 주제는 ‘사다리를 잇다’로 사회적 차별과 편견에 저항해온 장애인들이 우리 사회와 벌어진 간극을 메우고자 하는 절실함을 담았다. 이번 영화제에서 상영된 영화들은 하나같이 장애인의 입장에서 이 시대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과 발언을 다채로운 구성 방식으로 담아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조승연 씨가 연출한 개막작 ‘애린’은 휠체어를 타고 장애인 차별 철폐 운동을 벌이는 애린을 통해 ‘장애인 인권’이라는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영화제에서 특히 눈길을 끌었던 작품은 지역 장애인 모임과 단체가 긴 시간 준비를 통해 제작한 출품작들이다. 

이중 황동욱 씨가 연출하고 수지장애인자립생활센터 자조모임 회원들이 제작에 참여한 작품 ‘길’이 폐막작으로 선정돼 긴 여운을 남겼다. 영화 ‘길’은 시작장애인 인의와 자립생활을 꿈꾸는 뇌병변장애인 대성이 주인공으로 등장, 장애인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세상, 삶, 꿈을 그렸다.  

이날 상영작들은 한글 자막과 수어통역, 화면 해설도 함께 이뤄졌다. 한 편의 영화를 누군가는 듣지 못하고 볼 수 없다는 이유만으로 즐기지 못한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얼마나 될까. 영화제를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봤다는 한 시민은 “평소 알지 못해 지나쳤던 장애인에 대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었다”면서 “영화를 보는 내내 장애인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영화 ‘길’을 연출한 황동욱 씨는 관객과의 대화에서 “장애인 인권에 대한 메시지를 영화를 통해 알리면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부담이나 거부감이 없을 거라 생각했다”며 “영화를 찍으며 오히려 제가 공부하고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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