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 방식‧축조 양상 확인”
현장설명회 갖고 성과 공개

할미산성 수구현황

용인 할미산성에 대한 6차 발굴조사가 진행된 가운데, 용인시는 18일 발굴 현장에서 현장설명회를 열고 발굴 성과를 공개했다. 시는 이 자리에서 처인구 포곡읍 마성리 산40-1번지 일원 선장산(할미산)에 석축으로 조성된 용인 할미산성의 6차 발굴조사 결과, 삼국시대 축조한 원시적 형태의 수구(水口, 물을 끌어들이거나 흘려 내보내는 곳)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시는 2004년 조사에서 발견한 수구 흔적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9월부터 남동측 성벽을 중심으로 성벽 구간 70㎡와 집수시설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성벽 내부 400㎡에 대한 발굴조사를 진행해 왔다. 이 과정에서 수구의 입수구와 배수구가 모두 성벽 중간을 통과하도록 만들어진 ‘성벽통과식’ 형태라는 점을 확인했다.

시에 따르면 입수구는 너비 32cm, 높이 23cm이며 정면에서 바라봤을 때 반듯한 네모모양이다. 배수구는 석재를 나란히 깔아 계단처럼 만들었는데, 약 4m 높이로 물이 성 바깥으로 흐르도록 했다. 성벽 바깥의 수구 하단부엔 물 흐름을 계곡 방향으로 유도하도록 석재 1매를 놓아 낙수받이로 사용했다.

발굴팀은 이 수구가 성벽을 중심으로 조성된 만큼 성벽의 축조양상을 파악해 견고함을 분석했다. 그 결과 외성벽은 밀림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풍화암반을 굴착해 조성했고, 하단부엔 너비 약 80㎝, 높이 약 30㎝의 기단보축을 성벽 방향으로 비스듬하게 세워 쌓아 성벽을 조이는 역할을 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시는 지난 10일 이곳에서 학술자문회의를 열고 이번 발굴 결과에 대한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살폈다. 이 자리에서 문화재청 전문위원인 백종오 한국교통대 교수는 “할미산성 성벽에서 확인된 수구는 삼국시대 석축산성 내 만들어진 수구의 시원적 형태로, 낙수받이의 축조방법과 함께 잔존 양상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심정보 한밭대 명예교수는 “수구는 성벽이 밖으로 밀릴수록 견고하게 조여드는 성벽 중간에 설치돼 있어 과학적 축성의 일면을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임도수 문화예술과장은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할미산성의 배수체계 연구에 중요한 자료를 확보했다”며 “할미산성의 사적 지정을 위한 학술자료뿐만 아니라 정비를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용인시는 지난 8월 말 5차에 걸친 할미산성에 대한 정밀 지표조사와 발굴조사를 토대로 경기도박물관 강당에서 국가사적 추진을 위한 학술심포지엄을 가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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