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가 내린다. 겨울은 깊고 온 누리는 메마른 무채색으로 뒤덮여 있으니 약동하는 생명은 점점 멀어지는 느낌이어서 붓질을 시작한다. 모색과 사색의 과정에서 마음에 드는 그림을 그린다는 것이 꼭 이 겨울처럼 요원하기만 하다.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속도처럼 느리게 느리게 창작의 끄나풀을 잡아당겨 큰 제비고깔과 작약을 배치해 그려 보았다.

땅속 깊은 곳에서 봄을 준비하는 형형색색의 향기와 봄의 여린 새싹이 있음을 눈치챌 수 없으니, 이 겨울날 나는 영혼의 심연 속에서 숨 쉬는 창조의 꿈틀거림을 살포시 끄집어내어 펼쳐 놓는다. 이 색감이, 향기가 이 겨울을 데우고 메마른 마음에 향기로 스며들기를 소망하면서… 오~~~ 작은 화폭 위에 불꽃처럼 봄이 피어오른다. 꽃이 꿈틀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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