쳐인구 시청앞에 공사중인 대규모 아파트 단지

마을 이름 사라지고, 브랜드명만 남아

용인시에 거주하는 인구 중 60% 이상이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으며, 1985년 이후 올해까지 한해도 빠짐없이 매년 신규 아파트가 생겨난 것으로 확인됐다.

용인시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용인 아파트정보 목록 자료’를 분석한 결과 9월 기준으로 용인에는 총 26만8596가구가 아파트에 거주하며 가구당 평균 구성원이 2.7명인 것을 감안하면 67만명 이상이 되는 셈이다. 용인 전체 인구의 64%가 아파트에 거주하는 것이다. 이 수치를 다가구세대까지 포함한 공동주택 전체로 확대하면 75%에 이른다.  

◇용인시 아파트, 35년만에 세대수 1200배 늘어= 용인 관내 아파트 정보 목록을 보면 용인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 형식의 건축물은 수지구 풍덕천에 있는 한 맨션으로 1985년 11월에 사용검사를 마쳤다. 35년이 지난 것이다. 1980년대에는 이 맨션을 비롯한 공공주택이 23곳으로 1178세대가 살고 있었다. 지역별로는 처인구에 17곳으로 가장 많았으면 기흥구는 5곳, 수지구는 1곳에 불과했다. 1990년대 들어 브랜드를 단 단지가 본격적으로 자리하기 시작했다. 용인시 주거 환경에 산전벽해 일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 올해 9월 기준으로 용인 전역에는 총 568단지가 있으며 이곳에 26만8500여세대가 거주하고 있다. 아파트 통계가 처음 잡힌 1985년과 비교할 경우 아파트 단지는 142배, 거주 세대수는 1215배가 늘어난 것이다. 

인구 107만 대도시로 성장한 용인시의 가장 핵심적인 인구 유입 원동력은 지속적인 공동주택 건립이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자료를 보면 1985년 이후 매년 용인시에서는 신규 아파트 단지가 사용검사를 받았다. 연도별로 보면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아파트는 일부 사람만 사는 공간이었다. 당시 용인시 전체 세대수 중 아파트에 거주하는 비율은 2.8%에 불과했다.

아파트 단지 규모도 평균 50세대 정도에 머물 정도로 소규모였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서는 현재의 아파트 단지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1990년대에는 총 110단지가 들어서 거주 세대도 4만2100세대로 급격히 늘어 전체 세대수의 36.2%까지 이르렀다. 1990년대 용인시로 유입된 세대수가 7만5000세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이 중 절반을 상회하는 56%가 아파트에 입주한 것으로 분석된다. 

용인시가 아파트 밀집지역으로 분류되는 분기점은 2000년대다. 이 당시 용인시에는 무려 301개 단지가 새로 생겨났다. 이로 인해 전체 단지가 감당할 수 있는 세대는 총 15만세대를 훌쩍 넘는다. 1999년까지 용인 전체 11만9000세대 보다 많다. 당시 세대당 평균 구성원 수가 2.78명인 점을 감안하면 신규로 건립된 아파트에 유입된 인구수는 40만명이 훌쩍 넘는다. 같은 기간 용인에는 45만명에 이르는 인구가 새롭게 들어왔다. 즉 유입인구 중 90% 가량이 아파트에 정착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로 인해 용인시 전체 아파트 거주세대는 63.1%를 넘어섰다.

속도는 다소 줄었지만 2010년에도 총 134개 신규 단지에 7만여 세대가 들어섰다. 단지 수만 두고 보면 1990년대보다 24곳 가량이 늘었지만 세대수는 2만9000세대가 더 많다. 그만큼 아파트가 대규모화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규모화하는 아파트, 인구밀도는 오르고 마을은 사라져= 용인시에 처음으로 1000세대 이상 대규모 아파트가 건립된 것은 1994년부터다. 당시 수지구 풍덕천동 삼익풍림동아 아파트가 1620세대 규모로 자리했다. 이후 올해까지 45단지가 1000세대 이상 넘을 만큼 대규모 단지다. 이중 올해 6월 본격적인 입주를 시작한 수지구 롯데캐슬골드타운이 2356세대로 단일단지로는 가장 크다. 세대당 구성원이 2.7명인 것을 적용하면 이 단지에 유입된 인구만 최대  6300여명으로 원삼면 8800명에 육박한다.  

1990년대 용인에 건립된 아파트 단지는 110곳으로 세대수는 4만2151곳으로 급격히 늘었다. 하지만  1990년대까지만 해도 아파트에 거주자는 30%를 상회하는 수준이었다. 여전히 기존의 주거환경 유지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은 아니라는 것이다.   

용인시의 거주 환경이 급격히 변한 것은 2000년부터다. 이 기간 용인은 말 그대로 벌집을 쑤신 듯 곳곳이 개발로 파헤쳐졌다. 공사가 끝난 곳은 대부분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다. 인구는 늘고, 주변 안전은 물론이고 복지 교육 환경 등등 모든 분야에서 약한 부분이 여과 없이 드러난 용인시가 난개발 도시라는 오명을 받기 시작한 시기이기도 하다. 자료를 보면  2000년부터 2009년까지 10년간 총 301개 단지가 건설됐다. 용인 전역에는 한해 평균 30곳에서 아파트 공사가 이뤄진 셈이다. 지역별로는 기흥구가 151단지, 수지구가 119단지에 이른다. 처인구는 31개 단지다. 

용인시 행정구역은 경기도에서 사실상 최대 규모지만 매년 수십 곳씩 늘어나는 아파트 단지 속도를 감당하기는 어려웠다. 특히 기흥구와 수지구의 경우 도시화로 부지매입가가 급상승하자 건설업계가 고층화에 나선 것이다. 그만큼 세대수가 늘었고, 거주인구 역시 늘어난 것이다. 마을을 대신할 또 다른 공동체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이미 상당부분 사라진 기존 마을이름은 아파트 브랜드로 대신했다.  

한편, 열린사회적협동조합과 용인시마을네트워크가 공동주최하고 용인시지속가능발전협의화와 느티나무도서관 협력으로 아파트와공동체를 주제로 한 경연이 열린다. '마을에 사세요?, 아파트 사세요?'란 주제로 열리는 이 강연은 27일부터 매수 수요일까지 오전 10시 수지구 수풍로에 위치한 느티나무 도서관에서 열린다.

강의 주제는 27일 아파트가 마을을 만나는 법(박인석 명지대 교수), 12월 4일 주민자치, 생활자치(남재걸 단국대 교수) 12월 11일 협동조합 공동체 주택 별내 위스테이(김영철 더함 이사, 손병기 위스테이별내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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