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내실화 위한 노력과 차별화가 먼저” 지적

용인중앙시장 상인회가 건립을 요구해온 시장 내 제2공영주차장 부지 모습

재래시장이 일상생활에서 가지는 의미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변했다. 도심에서는 대형마트가 상권의 중심에 섰으며, 주택가 골목은 편의점이 자리 잡았다. 사실상 도심에서부터 골목상권까지 대기업이 차지한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상권 터줏대감이던 재래시장은 파멸되거나 아사 직전까지 추락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에 정부도 대형마트 독점을 막고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묘수를 내놓고, 각 자치단체도 다양한 사업을 통해 예산을 지원했다. 상당기간 행정력과 예산지원에도 전국 전통시장 중 활성화를 찾은 곳은 손에 꼽을 정도다. 

◇주차장만 있으면 재래시장 살릴 수 있나= 용인시 역시 재래시장 활성화 사업을 위해 꾸준히 예산을 지원, 여러 사업을 해왔다. 시를 통해 받은 자료를 보면 2016년부터 올해까지 전통시장에 총 14억5777만원을 들여 도로환경개선사업 뿐 아니라 전통시장 및 상점가 활성화 축제 등의 사업을 추진했다. 예산은 이뿐 아니다. 국비와 도비까지 합치면 같은 기간 총 30억원에 이르는 예산이 들어갔다. 특히 시비도 2017년 1억9000만원에서 꾸준히 늘어 올해는 벌써 2억4000만원이 들어갔다.

그럼에도 여전히 활성화 됐다는 평을 받지 못한다. 오히려 용인시가 특색 있는 시장을 만들겠다며 수년전 추진한 통닭거리는 활성화는 고사하고 제대로 시작도 못하고 와해됐다. 활성화 사업이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했거나 성과를 냈다 하더라도 단기에 머물고 있다는 단면이다.   
재래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에는 근본적인 문제를 묻는 물음이 나온다. 재래시장을 언제까지 활성화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재래시장은 △역사적 상징성 △지역경제와 연관성 △상인 보호 등의 이유로 활성화 시키자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어왔다. 하지만 이런 사회적 가치에 비해 성과를 내지 못하는 사업에 계속 투자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이 대립 한가운데 주차장이 빠지지 않고 있다. 물론 다양한 사업도 곁들여 지지만 예산 규모나 민원 무게로 따지면 주차장은 재래시장을 활성화 시키는 대표적인 ‘아이템’이다.     

용인중앙시장에서 옷가게를 하고 있는 한 상인은 “재래시장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주차장이  있어야 한다. 접근성을 올리고 편리하게 재래시장을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정작 시장 주변에는 주차장이 부족한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주차장 부족해 재래시장 활성화 안되나= 처인구 중앙동에 위치한 용인중앙시장도 최근 주차장 신설을 두고 말들이 많다. 일대 상인들과 주민들은 기존시설을 주차장으로 이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용인시의회 일각에서는 ‘주차장=재래시장 활성화’ 공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달 열린 용인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회의에서 강웅철 위원장은 “(우리 위원회는)중앙동에 주차장이 너무 많다고 해서 축소하라고 의견을 계속 주고 있는데 자치행정위원회에는 53억에 50대라는 주차장이 또 올라왔다”라며 “우리 도시건설위원회에서 주차장을 줄이라고 하는데 이게 지금 무슨 짓들 하는 거나”라며 담당부서를 질타했다. 

예산을 지원해 주차장을 신설할 만큼 부족하지 않다는 부분과 예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실제 용인시가 2016년부터 최근 3년간 용인시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원한 예산은 14억원 정도다. 여기에 국도비까지 더하면 30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주차장을 건립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부지매입 등까지 합하면 30억을 훌쩍 넘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주차장 건립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재래시장 내실화가 급선무 돼야 한다는 의견도 이어진다. 

익명을 요구한 용인시의회 한 의원은 “재래시장 활성화에 주차장은 부차적인 것이다. 재래시장에서 판매되는 품질이 우수하거나, 인정문화도 많이 변한게 사실”이라며 “어느 지역 재래시장을 가봐도 주차장이 충분한 곳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잘되는 곳은 소비자가 찾아간다. 그만큼 볼 것이 있어야 한다”며 주차장 건립 요청에 앞서 재래시장이 자발적으로 내실다지기에 나설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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