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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정과 결과가 모두 아름다운 ‘무화과나무’
  • 홍은정(생태활동가)
  • 승인 2019.11.07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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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화과나무

천선과나무는 우리나라 제주도를 포함한 남해안의 따뜻한 해안선을 따라 자라는 흔한 우리나라 무화과나무이다. 무화과보다 달지 않고 크기도 더 작지만, 예전에는 좋은 간식이지 않았을까. 경남 창원 다호리 고분군(사적 제327호) 가야시대 유적에서 천선과로 추정되는 씨앗이 발견됐다고 하니 오랫동안 우리나라에서 우리와 함께 한 나무인 듯하다.

무화과나무가 우리나라에 많이 심어진 것은 60여 년 전이다. 아시아 서부, 지중해 부근에서 들여와 재배하고 있다. 이집트에서는 약 4000년 전 무화과나무를 심었다는 기록이 있다. 무화과의 원래 고향에서는 아무 곳에서나 잘 자라고, 연중 열매가 열리는 아주 흔한 식물이다. 무화과로 만든 음식에도 여러 종류가 있으니, 무화과나무는 세계적으로도 생활밀착성 식물이 분명하다. 우리나라 따뜻한 곳에선 주택 마당에서 무화과나무를 곧잘 볼 수 있다. 하지만 영하로 내려가는 기후에서는 냉해를 입기 쉽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대량생산은 비닐하우스를 이용한다. 열매는 8월부터 10월까지 먹을 수 있고, 말려서 먹는 무화과는 식감이 쫀득쫀득하고, 영양가가 높아 언제든 먹을 수 있는 과일이다.

무화과나무, 천선과나무는 모두 뽕나무과 무화과나무속 식물이다. 이름이 말해주듯이 무화과(無花果)는 꽃이 없이 생기는 과일이다. 우리가 상식적으로 아는 꽃이 피지 않는 것이다. 모든 식물에는 꽃이 피기 마련이고, 그래야 열매가 맺는다. 그런데 무화과라니! 무화과나무속 식물들은 원래 열매가 되는 꽃 아랫부분(자방을 포함)이 꽃을 감싸며 비대해져서 꽃이 안쪽으로 들어가는 모양을 한다. 그래서 꽃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무화과인데 열매처럼 불룩한 미성숙한 부분을 잘라보면 아주 작고 많은 꽃이 빽빽하게 피어있다. 솔직히 말하면 무화과 꽃은 보고도 꽃인 줄 모를 수 있다. 암술과 수술을 포함한 구조적인 형태는 확대경으로 봐야 알 수 있으니 말이다. 

초록색의 작은 무화과는 아직 수정되지 않은 무화과이다. 수정 후 다 익으면 자주색으로 변하니 먹고 싶더라도 색이 바뀔 때까지, 약간 말랑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렇게 흔하지 않은 모습의 꽃이 피기 때문에 수분을 해주는 곤충도 제한적이다. 우리나라 자생식물인 천선과나무의 경우 천선과좀벌이 수분을 도와준다. 천선과좀벌은 일생의 대부분을 열매 안에서 보내다가 자기 할 일을 하고 나서, 그 안에서 생을 마감한다. 공생하며 사는 식물과 곤충의 관계이다. 
 

무화과나무 열매

지인이 뽕나무 열매인 오디를 먹으면서 했던 말이 “일 년 과일을 먹으면서 소 넓적다리만큼 벌레를 함께 먹는다”고 했다. 알게 모르게 우리는 여러 종류의 단백질을 보충하고 있는 샘이다. 그래서 제철과일을 먹는 것이 좋은 것인가? 이렇게 벌레를 먹는다고 생각하면 마트에 파는 무화과라도 선뜻 손이 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재배해서 유통하는 무화과는 무성색식하는 품종이라 벌레와 함께 먹는 일은 없다고 한다. 무화과나무 종류는 세계적으로 1000종이 넘는데 우리나라에는 천선과나무와 모람이라는 식물이 있다. 모두 열매가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다. 

식물을 키우다 보면 당연히 꽃을 기다린다. 열매보다 꽃을 보기 위해 키우는 경우가 더 많기도 하다. 식물의 아름다움을 꽃에서 찾는 심리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도 한 번 더 생각하면 열매에 대한 기대가 아닐까? 과정과 결과가 모두 중요하고, 아름답다.

홍은정(생태활동가)  webmaster@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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