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구연한 지난 물품 3년내 60% 폐기

용인시 3개 구청에서 최근 5년간 구입비용 6억원 상당의 전자기기를 폐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폐기 이유는 내구연한 즉 사용기간이 지났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본지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받은 최근 5년(2015~2018)간 전자제품 폐기 현황 자료를 받아 확인한 결과, 3개 구청에서는 총 432건을 폐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폐기 사유는 내구연한이 지나 불용 즉, 사용하지 못하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실제 폐기된 전자제품 대부분은 내구연한이 짧게는 1~2년에서 길게는 20년 이상 지난 것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반 가정에서 사용되는 전자제품에 비해 행정기관에서 업무용으로 사용될 경우 상대적으로 활용도가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폐기는 불가피해 보인다. 

하지만 자료를 보면 내구연한이 지나지 않은 제품을 폐기한 경우도 24건에 이른다. 전체 대비 5%를 훌쩍 넘는다. 이중 기흥구의 경우 영덕동에서 발생한 누수피해로 인해 모니터 등 2개 전자 제품을 구입한지 1년 7개월 만에 폐기했다. 관리 부실이라는 지적은 받을 수 있지만 불가피한 상황도 고려된다.

그런가하면 처인구 역삼동이 2013년 188만원을 들여 구입한 전자혈압계는 3년 4개월 여만에 폐기했다. 이 기계 내구연한은 8년이다. 뿐만 아니라 기흥구 보정동에서 290만원을 들여 2010년 구입한 냉난방기 역시 내구연한 9년을 다 채우지 못하고 8년여만에 폐기됐다. 이외도 수지구가 23만원을 들여 2010년 구입한 DVD플레이어는 소요부서가 없어 내구연한을 채우지 못하고 폐기됐다. 

내구연한이 지나자 곧바로 폐기한 물건도 상당수다. 폐기 물품 중 내구연한이 지난지 1년 이하인 제품은 총 75건으로 전체 대비 17%를 넘는다. 특히 이중 34건은 내구연한 만료 이후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재활용이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 폐기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수지구 죽전1동이 2010년 각 1900만원을 들여 구입한 증명발급기 2대는 내구연한이 1년 3개월이 지나 곧바로 폐기 처분했다.

수지구 상현1동이 2010년 3월 9일 127만원을 들여 구입한 일체형 컴퓨터는 2016년 4월 6일 폐기 처분됐다. 내구연한이 지난지 불과 29일만이다. 뿐만 아니라 같은 기관이 2011년 2월 26일 127만원을 들여 구입한 일체형 컴퓨터 역시 내구연한이 23일이 지난 2017년 3월20일에 폐기 처분됐다. 내구연한을 넘긴지 1년 내 폐기된 제품들은 평균적으로 6개월 가량 수명을 더했다. 

폐기에 걸리는 시간 수지구 가장 짧아
구청별로 보면 처인구가 이 기간 동안 총 192건으로 용인 전체 대비 44%를 차지해 가장 많다. 구입 당시 금액도 3억4600만원에 이른다. 뒤를 이어 수지구가 138건에 1억7200만원 정도다. 기흥구는 102건으로9600여만원으로 폐기한 건수는 가장 적지만 내구연한을 기준으로하면 상황이 다소 달라진다.

기흥구의 경우 전체 폐기 물량 중 11건이 내구연한을 다 채우지 못했다. 이는 영덕동 누수로 인해 발생한 사고가 가장 큰 원인이지만 관리 부실에 대한 지적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외 처인구도 12건이 내구연한을 채우지 못했으며 수지구는 1건이다. 

내구연한이 지난 전자제품은 3년 내 전체 60%가 폐기됐으며, 지역별로는 기흥구가 63.7%로 폐기율이 가장 높았다. 수지구 역시 62.3%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며, 처인구는 57.8%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내구연한을 두배 이상 지나 폐기된 건수도 전체 72개가 됐다. 이중 처인구가 절반을 넘는 39개로 이는 처인구가 5년간 폐기한 전자 제품 중 20.3%는 내구연한을 2배 이상 넘겨 사용했다는 의미다. 기흥구 역시 전체 폐기된 제품 중 20.6%가 정해진 내구연한보다 2배 이상 사용했다. 하지만 수지구는 전체 폐기물량의 8.7%만 내구연한보다 2배 이상 사용한 것으로 나왔다. 수치만 두고 보면 수지구가 내구연한을 넘긴 전자제품을 폐기하는 속도가 가장 빠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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