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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농복합도시 용인, 도시정책 새판 짜기 필요하다이젠 아리프스타일 도시다(1)
문화관광산업을 발전시키며 살기 좋은 도시로 떠오른 전북 전주. 전주한옥마을을 찾은 관광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0년 용인시도시기본계획은 2001년 승인 받은 ‘2016년 도시기본계획’의 기본 틀을 유지하면서 동·서간 불균형 해소를 위한 도시공간구조 개편에 초점을 맞췄다. 이 계획은 도시와 농촌이 공존하는 용인 동부권(처인구)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도·농복합도시의 균형발전을 위해 첨단산업·연구기반을 확충하고, 체류형 관광지구를 확대해 문화·관광 인프라를 구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난개발의 대명사로 알려진 수지로 대표되는 용인 서북부지역을 거울삼아 무분별한 도시개발 확산을 막아 개발과 보전이 조화되는 환경 생태도시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계획은 공공 또는 공영개발을 통한 기반시설 조성과 주택난 해소를 위해 설립된 용인도시공사 파산 위기와 용인경전철로 인한 과도한 채무, 여기에 건설경기 위축이 맞물리며 세수 확대를 위한 정책으로 변질됐다. 균형개발이라는 명분 아래 각종 도시개발사업은 사실상 지자체의 묵인(방관) 속에 지역별 개발 전략과 특색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버렸다. 특히 규제 완화 방침과 맞물려 주거단지(아파트) 중심의 개발과 2020년 120만 명을 목표로 한 인구계획으로 크고 작은 개발을 위한 인·허가가 이어졌다. 

여기에 자족도시를 만들겠다며 추진해 온 산업단지도 개발과 보전이 조화되는 생태도시, 도·농복합도시의 균형발전이 가져올 삶의 질에 의문이 제기돼 왔다. 용인시는 소규모 산업단지(첨단산업단지 포함) 23곳에 대한 조성계획을 밝히고 행정적인 지원을 해 왔다. 미래 먹거리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취지에서 추진됐지만 주거 및 생활공간, 업무 및 생산 공간이 구분되지 않고 무분별하게 개발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용인시의 도시 확장정책에 편승한 민간개발업체의 아파트 건설 추진으로 이어지면서 난개발 오명을 쓰고 있는 수지지역과 죽전·동백택지개발처럼 베드타운화와 도심 공동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11월 경기도는 용인시가 신청한 ‘2035년 용인도시기본계획 수립(안)’을 승인했다. 이에 시는 지역 내 주요 개발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도시기본계획은 그 지역의 미래상과 도시의 장기적 발전 방안을 제시하는 것으로, 공간계획뿐만 아니라 도시 계획과 정책수립의 기본방향을 제시하는 장기적인 도시발전 로드맵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시는 2035년 목표 계획인구를 기존 2020년 도시기본계획 대비 8만7000명 증가한 128만7000명으로 설정했다. 

무분별 도시개발 확산 더 이상 곤란

도시의 여건변화 등을 고려해 도시공간구조와 생활권도 개편했다. 용인시는 도시공간구조를 2도심(행정도심, 경제도심) 5지역중심(포곡‧모현, 남사‧이동, 양지, 백암, 원삼)으로 구축하기로 했다. 생활권은 기존 5개 생활권에서 2개 생활권(기흥‧수지권역, 처인중심권역)으로 설정했다. 시는 100만 광역도시 진입에 따른 용인시 여건변화와 삶의 질  등 도시계획의 패러다임 변화를 반영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즉, 공간구조와 생활권, 토지이용 등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도시계획을 수립해 도시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10여년 간 용인시의 모습은 어떠했나. 2020년 목표로 한 도시계획의 현실은 전혀 딴 판이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과 도시개발법에 의한 도시재개발은 용인8구역이 겨우 진행되고 있을 뿐 처인구 원도심은 공동화 현상과 함께 도시가 슬럼화하고 있다. 용인시 전체 면적의 25%에 인구 80%가 살고 있는 수지구와 기흥구는 여전히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아파트 개발과 주거지역과 산업시설이 혼재된 채 개발되고 있다. 도시기본계획에서 밝힌 ‘도시 공간구조 개편과 무분별한 도시개발 확산을 막아 개발과 보전이 조화되는 환경 생태도시를 만들겠다는 구상’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진 것이다.

규제 완화 이후 도심 경관이나 스카이라인 등에 대한 고려 없이 진행되고 있는 각종 주택 및 산업시설이 대표적이다. 생활권 또는 지역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 쪼개기 개발은 물론, 주거환경 개선과 인프라 확충이라는 목적이 퇴색했다. 도시공간구조 개편을 통한 지속가능한 도시발전 계획은 역사성이나 문화를 담아내지 못하고 주거 중심의 주거단지로 개발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처럼 지속가능한 도시로 발전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우려를 감안해 이제는 농촌과 도시가 혼재해 있는 용인에 대한 개발 목표와 전략을 새로 짜야 할 때다. 용인시 전체 인구의 20%밖에 안 되지만 면적의 75%를 차지하고 있는 동부권을 ‘자족도시’ 또 ‘관광과 문화’가 어우러지는 쾌적한 도시 환경을 만들지 못하면 ‘난개발’ 전철을 밟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자족도시 용인은 생산기반시설을 갖춘 산업단지 하나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는 점은 누구나 알고 있다. 따라서 도시와 농촌이 상생하고 지역의 정체성과 정주의식 속에서 생산과 소비가 지역에서 선순환 구조를 이루는 게 필요하다. 농촌을 농촌만이 갖는 특성을 살리지 못하고 도시화하는 것, 인구 증가를 통한 도시팽창, 성냥갑 아파트 건설을 통한 도시개발만이 발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주민들이 쾌적한 환경 속에서 문화를 향유하고, 생산과 소비가 지역에서 선순환 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도시 만들기가 요구되는 이유다. 

베드타운이 아닌 기업도시로서, 또 관광 휴양도시로서 자족기능 회복에 초점을 맞춰 도시발전 전략이 필요하다. 농촌지역을 활성화할 수 있는 성장 동력을 끌어내고, 새로운 산업으로 변화된 산업구조와 환경친화적 인프라를 갖춘 도시로의 탈바꿈이 요구된다. 주거, 복지 등 기초 욕구를 해결해 주면서 도시민이 건강하고 쾌적한 삶을 누리는 도시, 개성있는 문화와 아름다운 경관을 제공하는 문화 도시, 매력적인 자산을 활용한 골목경제 등 지역경제가 살아나고 도·농이 고루 발전하는 도시로 말이다. 

인간중심 도시, 살기 좋은 도시의 조건은

2014년 조사에서 부산에 이어 한국에서 가장 살고 싶은 도시 4위로 꼽힌 강원도 춘천시 소양호 모습

연세대학교 국제학대학원 모종린 교수는 도시의 생명력을 자유, 개성, 자아실현, 삶의 질, 다양성 등과 같은 라이프스타일 도시에서 찾을 것을 주장하고 있다. 골목길과 골목상권이 살아 있고, 가치 중심의 생산과 소비, 지역 밀착형 삶이 가능한 도시, 걷고 싶은 사람 중심 도시로의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갤럽이 2014년에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에서 가장 살고 싶은 도시를 물은 결과 서울(16%), 제주(13%), 부산(12%), 춘천(5%), 대전(4%), 전주(2.6%), 강릉(2.3%), 대구(2.1%), 광주(2.1%), 고양 일산(2.0%), 경주(2.0%) 순으로 나타났다.

서울은 2004년에 이어 2014년에도 살고 싶은 도시 1위에 올랐으나 선호도는 22%에서 16%로 하락했다. 서울에 이어 살고 싶은 곳으로 꼽힌 제주는 올레길 등 천혜의 자연경관을 관광 자원화하는데 성공해 국내·외 관광객이 크게 늘었을 뿐만 아니라, 제주도로 이주하는 사람도 늘면서 인구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제주는 2004년 6%만이 살고 싶은 도시로 답했으나 2014년에는 13%로 증가했다. 부산 역시 갈맷길, 부산국제영화제, 초고층 빌딩들이 들어서며 변모한 해운대 등 과거와 다른 매력으로 어필하고 있다. 

특히 2004년에 비해 전반적으로 수도권 대도시보다 춘천, 전주, 강릉, 경주 등 차별적 도시문화를 토대로 볼거리, 먹거리 등으로 잘 알려진 지방 중소도시들에 대한 선호가 증가한 점이 두드러졌다. 제주나 강릉 등은 지역문화를 산업화한 기업들과 산업을 키워냈다는 특징이 있다고 모종린 교수는 밝혔다. 모 교수는 이들 도시를 ‘라이프스타일 도시’로 규정했다. 앞으로 두 차례에 걸쳐 국내·외 라이프스타일 도시에 대해 살펴본다.

대중교통과 보행중심 도시 일본 도야마

일본 도야미는 생존을 위해 도시전략을 바꿔 성공한 도시모델로 꼽힌다. 도로 옆으로 주민들의 발이 되고 있는 트램이 지나가고 있다.

해외 도시 중 라이프스타일 도시로 많이 언급되는 한 곳이 생존을 위해 자동차를 포기하는 등 도시정책을 전환한 일본 도야마다. 도야마는 최근 몇 년 새 일본의 알프스라고 불리는 다테야마 알펜루트를 찾는 한국 여행객들에겐 익숙한 소도시다. 이곳은 일본의 작은 중소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거리풍경 대신 바둑판 같은 대형 도로에 빌딩 숲, 그리고 도야마를 상징하는 트램이 있는 지역이다.

도야마는 2002년 인구가 감소하고 고령 인구가 급속히 증가하자 자동차 도시로 생존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모 교수에 따르면 당시 전문가들은 2045년 도야마 인구가 2010년 대비 23% 감소하고, 2030년 65세 고령인구가 전체 인구의 3분1을 차지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을 정도다. 이에 도야마는 대중교통과 보행 중심 도시정책을 선언했다. 곧바로 대중교통수단 활성화 계획을 발표하고 2006~2009년 도심순환선 등 노면전차인 트램을 잇따라 개통했다. 도야마 시내를 다니는 노면전차는 3개 노선으로 고령자들에겐 편리한 이동 수단이 됐다. 또 도보나 자전거로 도심을 다닐 수 있도록 보도를 넓히고 역 주변에 공공자전거보관소를 설치하고 자전거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역 주변에 ‘거주촉진지구’를 지정해 주거 업무 상업 문화 복지지구와 같은 거점지구를 형성해 한 지역에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심을 정비다. 노년층도 걸어서 일과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도보권 마을이 생긴 것이다. 시민들은 도시재생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며 네크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도심 중앙에는 그랜드 플라자를 건설해 매년 100회 이상 행사와 공연을 열고 있을 정도로 도심 활성화에 공을 들여온 것도 특징이다. 자동차를 포기하고 대중교통과 보행을 선택한 도야마시의 전략은 미래를 위한 선택이자 필수 였다.

함승태 기자  stham@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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