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0년-1000호’ 제작에 즈음해 기념사를 준비하려 했습니다. 

20년 전 창간사를 다시 읽어봤습니다. 생각했습니다. 다시 쓸 필요가 없겠다고요. 창간에 즈음해 선언한 용인시민신문 3대 창간정신을 지켜왔는가? 그 길은 여전히 옳은가? 언론 윤리와 사내 문화는 건강한가? 미래에도 필요한 지역언론인가? 

우리의 판단과 미래 설계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애독자 여러분의 평가입니다. 
흔히들 말합니다. ‘걸어온 길을 보면 미래가 보인다’ 라고요. 하여 용기를 내 봅니다. 20년 전 창간사를 다시 한 번 그대로 옮깁니다.

21세기 참여적 시민사회를 열어갈 밑거름 될 터!
대립적 이데올로기가 지배하던 20세기가 서서히 저물고 있다. 비민주와 통제로 상징되던 권위주의적 질서는 민주와 자치의 질서로 대체되고 있다. 바야흐로 자유와 창발성에 의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갈 21세기를 눈앞에 둔 이즈음 우리 용인시민신문은 지역의 힘찬 미래를 함께 열기 위해 오늘 역사적인 첫발을 내딛는다.

용인시민신문은 건강하고 진보적인 역사인식과 시대정신을 바탕으로 지역을 바라볼 것이다.
시민신문은 시민자본을 물적 기반으로 거대 자본과 권력의 외압으로부터 독립성을 지켜나갈 것이며 지역과 직능을 망라한 다양하고 폭넓은 시민들의 참여로 정론의 길을 걸어갈 것이다. 
우리는 지역사회의 바른 말길로서 고유한 역할을 온전히 지켜나가기 위해 창간 목적과 지향을 창간정신에 담아 다음과 같이 밝혀두고자 한다.

그 하나는 ‘건강한 지역공동체’의 지향이다. 압축 성장과정에서 빚어진 갖가지 폐해가 21세기 지역사회의 새로운 희망과 전진을 가로막고 있다. 부정과 부패가 시민의 가슴을 멍들게 하고 지역의 미래를 밝힐 정신과 정체성이 상실되어 있다.

지역사회를 이끌 건강한 주체세력도 확실하지 않다. 일하는 시민들이 함박웃음을 짓고 자유와 창발적인 문화가 꽃피는 지역사회, 자족적 기능을 갖추고 동·서부 지역간, 도·농간, 계층간 편차 없이 동등한 공동체를 이루는 것. 이의 실현이 건강하고 살맛나는 용인일 것이며 이를 만들기 위해 온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둘째로 ‘시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토록 힘쓸 것이다. 합리성과 투명성, 원칙과 예측 가능한 미래보단 줄서기와 뒷거래, 편의와 주먹구구가 통용되는 과거의 잔재는 아직도 시민 삶을 옥죄고 있다.
시민과 함께 굴절된 영역을 펴나갈 것이다. 다양하고도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 피부에 와 닿고 주민들 삶의 현장에 밀착한 기사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다음으로 우리는 ‘시민사회 형성에 기여’해 자치와 참여시대를 열어갈 것이다.
21세기는 자주적이고 참여적인 시민의 시대다. 작은 권리를 소중히 여기고, 밑으로부터 힘을 모아 거대한 비합리적 질서를 대체할 건강한 시민주체사회 형성에 힘을 기울일 것이다.
시민의 관심과 참여에 힘입어 이제 작은 첫 걸음을 내딛는다.
용인시민신문이 긴 호흡 강한 걸음으로 ‘자치와 참여시대의 동반자’가 되어 시민의 시대를 열어 갈 것임을 32만 용인시민과 함께 다짐한다. 

1999년 창간에 즈음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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