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환경정의는 9일 대지산공원 정상부에서 ‘대지산 살리기 운동 안내판과 명판 제막식’을 진행했다. 대지산 살리기 운동의 의미가 담긴 안내판과 ‘땅 한 평 사기’ 참가자 이름이 실린 명판을 새로 세워 그 의미를 다시 새긴 것이다. 

시민의 힘으로 지켜낸 대지산은 90년대 말 죽전택지지구개발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가 우리나라 최초의 ‘그린벨트지정청원’, 땅 한 평 사기운동(내셔널 트러스트), 나무 위 시위 등 지역주민과 환경단체가 중심이 돼 지켜낸 곳이다.

대지산 보전을 위해 환경정의와 용인YMCA는 전문가와 함께 식생조사를 거쳐 환경영향평가 재실시를 환경부에 요청하고, 시민들은 숲에서 맨발걷기, 그림그리기, 환경영화제, 금줄치기 등의 행사와 땅 한 평 사기 운동을 벌여 대지산 100평의 땅을 매입했다. 환경운동가이자 당시 환경정의 박용신 정책부장은 상수리나무에 올라 17일 동안 나무 위 시위를 벌였다.

이 같은 노력으로 2001년 5월 정부는 대지산 일대 28만㎡를 보전하도록 계획을 수정, 8만136㎡를 자연공원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대지산공원은 지역주민, 시민단체, 전문가가 참여한 ‘주민참여형 자연공원 조성사업(2002~2004)’으로, 설계 단계에서 주민의견을 반영해 모니터링 활동과 주민참여프로그램 등 3년간의 노력 끝에 2005년 공원으로 지정됐다.
이번 명판과 안내판 설치는 시민들의 대지산살리기 의미를 널리 알리기 위해 진행됐다. 대지산 정상부에 2000년 시민들이 직접 세웠던 명판과 안내판은 낡고 훼손돼 철거된 상태였다.  

용인환경정의는 당시 운동의 주역들과 시민들이 만나 함께 그때의 기억을 되새기고 알리기 위해 9일 시민참여 숲 체험 및 제막식 행사를 마련했다. 이날 행사에는 2000년대 초반 대지산 살리기 운동에 직접 참여한 사람을 비롯해 대지산공원 숲 체험에 참여한 용인시민 등 60여명이 함께했다.

제막식에 참여한 김일중 (사)환경정의 이사장은 “대지산 살리기 운동으로 지켜낸 이곳은 환경운동 역사의 기념비적인 장소”라며 “용인시에서 대지산공원을 단순한 공원이 아니라 문화유산을 지정하듯 의미 있는 장소로 거듭날 수 있게 검토해주길 바란다”고 제안했다.

양춘모 용인환경정의 공동대표는 “시민과 시민단체, 공기업이 함께 대지산을 지켜내고, 도시 한가운데 대지산공원이 남아있을 수 있도록 한 역사의 현장에 함께 할 수 있어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공원을 잘 가꾸어나가고, 도심 속 자연녹지를 잘 지켜나가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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