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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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 미집행 학교용지천덕꾸러기 전락

용인 11곳에 14만㎡ 달해
10년 이상 방치 잡초만 무성
도심 속 흉물 전락 대책 시급

도시개발에 따른 학생 증가 수요에 대비해 마련된 학교용지가 방치되고 있다. 교육 당국은 학교 설립 요인이 없다는 이유로, 용인시는 교육청 소관이라는 이유로 구체적인 활용계획조차 세우지 않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주변이 모두 개발되고 있는 상황에서 잡초만 무성한 채 방치되고 있는 미집행 학교용지를 감수해야하는 실정이다. 

◇학교 없는 학교용지 현황은= 용인교육지원청이 밝힌 지역 미집행 학교용지는 초등학교 8곳, 중학교 2곳, 고등학교 1곳 등 총 11곳으로 14만810㎡에 달한다. 경기도 전체 미집행 학교시설은 176만4000여㎡로 평택시가 79만7000㎡로 가장 많고, 이어 파주시 22만8000여㎡, 구리시 19만3000여㎡를 보유하고 있다. 용인시는 미집행 학교용지 보유 면적으로 상위권에 속해 있다. 

지역 내 학교용지로 지정된 11곳 중 10곳은 모두 10년에서 최고 22년 동안 학교가 지어지지 않았다. 이처럼 학교용지를 확보했음에도 장기간 학교 신설이 이뤄지지 않는 이유는 학교용지 지정 기준과 학교 신설 기준이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학교 용지 확보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300세대 이상 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경우 개발사업시행자는 교육청과 협의해 적정한 규모의 학교용지를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학교 신설은 최소 4000세대 이상 규모의 개발이 이뤄질 때 신청 요건에 충족된다. 이마저도 신설 자제 기조를 보이고 있는 정부 방침에 따라 최근엔 6000세대 이상 대규모 개발 시 학교 신설이 허가되는 상황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용지를 확보했던 시기와 현재의 신설 기준에 차이가 있다”면서 “용인 지역은 특히 대규모 개발보다는 쪼개기식 개발이 이뤄져 학교 신설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결국 신설보다는 인근 학교 증축 등으로 학생 수요를 맞출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방치된 학교용지, 도심 속 골칫거리= 일단 확보해 놓은 학교용지도 더 이상 신설이 필요 없다고 판단될 경우 신속히 해제해 다른 용도로 쓰인다면 문제가 없다. 그러나 이미 공공시설인 학교용지로 지정된 상황에서 시는 교육청이 해제 요청을 해와도 주민 민원을 의식해 섣불리 결정하지 못한다. 한번 지정된 학교용지가 10년에서 20년 가까이 방치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장기간 방치된 상황에서 경관 문제뿐아니라 지가 상승, 토지주 민원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최근 시민청원을 통해 인근 주민들이 문화복지시설을 지어달라고 요청한 수지구 성복동 177번지 일원 역시 2002년 학교용지로 지정됐다. 현재는 주변이 모두 아파트로 개발된 상황에서 1만5000㎡ 정도의 이 부지만 방치되고 있는 상황이다. 인근 주민들은 “(학교용지가) 도심 속 흉물로 인식된 지 오래”라며 이곳에 문화복지시설을 지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교육지원청 역시 이 부지에 더 이상 학교를 지을 필요가 없다며 2012년 시에 학교용지 해제 요청을 해왔다.  
그러나 시가 주민 요구를 들어주기에는 난관이 많다. 이미 주변 아파트 개발로 지가가 상승해 토지매입비만 300억원 가량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토지주도 개인, 건설사, 종친회 등으로 나뉘어 이들을 설득하는 과정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공공시설인 학교용지로 지정됐던 만큼 해제 후에도 공공시설이 들어서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 섣불리 용지 지정을 해제하기는 어렵다”며 고민을 드러냈다. 
부지를 관리할 인력이 없다는 이유로 인근 주민들의 텃밭으로 활용되던 학교용지를 강제로 막은 사례도 있다. 기흥구 영덕동 1099 번지는 주민들에게 임대해 밭으로 사용하도록 했지만 지난해 12월 이를 모두 철수시켰다. 땅 소유주는 LH공사로 1만5000㎡ 정도의 부지 운영을 전담할 인력이 없는 상황에서 임대 받은 주민 간 갈등 등을 이유로 해당 사업을 접은 것이다. 

인근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이치명 씨는 “주변 어르신들의 소일거리에 좋은 역할을 했던 부지인데 1년 만에 흉물이 됐다”면서 “당초 공공시설이 계획됐던 곳은 유휴지로 방치하기 보다 공공적인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대안을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교 신설도 활용도 깜깜···피해는 시민 몫= 6000세대 이상 대규모 단지가 들어서지 않는 이상 학교 신설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정작 피해를 보는 것은 학생들이다. 기존 학생들은 학교 증축으로 인해 1~2년 동안 불편을 감수해야 하고 신규 유입 학생들은 장거리 통학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기흥구 영덕동의 한 개뿐인 흥덕중학교는 전교생이 1148명까지 늘었다. 학급당 평균 학생수가 31명으로 같은 학군 중학교보다 최대 2배가량 많은 수다. 영덕동 1010번지가 2004년 중학교용지로 지정됐지만 신설요인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신설은 미지수다. 

처인구 고림동 고림지구에 초·중학교 부지로 지정된 고림동 634-1, 고림동 635-4번지 일원 역시 이미 수천세대가 입주를 마쳤지만 10년 넘게 학교는 신설되지 않고 있다. 주민들은 인근 학교로 먼 길을 통학해야하는 현실에 불만이 높지만 인근 부지에 또 다른 대규모 개발이 이뤄지지 않는 이상 당분간 학교 신설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기흥구 상미지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해와 올해 총 2000세대 신규 입주가 있었던 이곳은 나머지 지구단위 개발이 지연되면서 1997년 지정된 학교용지가 방치되고 있다. 이곳 주민들은 인근 학교로 배정됐지만 사실상 도보로 통학이 힘든 거리를 감수하고 있는 상황. 주민들은 학교용지 지정이 1997년 11월 이뤄져 내년 7월 관련법에 따라 효력을 잃게 되는 상황에서 실효시기를 미뤄 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관련 규정은 없다.

상미지구 한 주민은 “애초 학교를 세울 용도로 지정한 부지라면 가능한 학교 신설로 활용하는 게 맞다”면서 “10년 20년 시간만 끌다가 실효되면 결국 아파트 개발로 기존 주민들에게 더 큰 피해가 올 것은 뻔하다”고 말했다. 이 주민은 “타지역엔 초등학교, 중학교를 합친 통합 학교를 지은 사례도 있지만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다”면서 “학교용지에 대해 적극적으로 활용 방안을 세워야하는 행정당국의 의지 문제”이라고 지적했다.  

황연실 기자  silsil47@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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