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차례 태풍에도 잘 견뎠다. 누렇게 물든 들녁에서 풍년농사를 예감한다. 온 동네 사람들이 줄 지어 추수를 하던 그 모습은 간데 없다. 새참에 막걸리 한 잔 들이키며 길가는 나그네까지 불러 세워 권하던 옛 정취도 찾아볼 수 없다. 기계 하나로 수 십명 몫을 하는 콤바인 만이 분주히 논 바닥을 오가는 가운데 이삭털린 볏짚이 나란히 줄 지어 눕는다. 이렇게 가을은 깊어간다.
우상표 기자
spwoo@yongin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