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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날 기자들은 그리 많이 모였을까

조국 법무부장관 청문회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이 관심을 받았다. 기자가 취재를 마치고 작성한 기사와 만나는 시청자 입장에서 취재 과정을 직접 보는 건 흔하지 않다. 10시간이 넘도록 나름 치열한 문답이 오가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그 과정이 특별할 것 없고 오히려 얼토당토 않는 질문이 오가는 모습이 여과 없이 노출되자 시청자들은 신선한 모습이라는 감흥도 드러냈지만 역시 ‘기레기’라며 비아냥거리는 목소리도 많았다.   

용인시청에도 브리핑룸이 있다. 시정을 기자들에게 설명하거나 시민이나 시민단체가 민원을 여론화하기 위해 사용하는 공간이다. 정치인들도 단골이다. 용인시가 기자들의 취재 편의를 위해 마련한 기자실도 브리핑룸을 거쳐야 한다. 기자들이 기자회견장을 찾고자 한다면 몇 걸음만 움직이면 된다는 의미다. 하지만 기자 회견이 열리는 날 현장을 찾는 기자는 그리 많지 않는 날이 많다. 용인시에 등록된 기자가 수백명에 이른다는 것을 감안하면 많아봐야 20~30% 수준이다. 그나마 시장 특별 간담회 혹은 무게감이 있는 정치인이 주최하는 것이 아니라면 ‘기자’ 없는 ‘기자회견장’은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브리핑룸 무용론이 끊이질 않는 이유는 두 가지가 없기 때문이다. 용인시가 행정을 시민들을 위한 ‘상세설명용’을 하려는 노력이 없다. 기자들의 열정적인 참여 의지도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 시절 기자회견과 같이 수 시간에 걸쳐 문답이 오가는 치열한(?) 공방을 기대하면 큰 오산이다. 평소 용인시 브리핑룸에서 열리는 기자회견은, 잔잔한 호숫가에 아담한 돌멩이 한 두 개가 던져 소박한 물결이 일렁이는 정도로 연상하면 될 것 같다. 
1일 열린 기자회견은 상황이 평소와는 많이 달랐다. 이날 기자회견장은 만석을 넘어 입석도 부족할 정도였다. 평소 기자회견과 비교해 확연히 다른 밀도였다. 이날 많은 기자들이 회견장을 왜 찾았을까. 

그만큼 중요한 주제를 다뤘나. 일면 타당하다. 이날 용인시는 장기미집행 도시공원에 대한 종합대책을 설명했다. 내년 도시공원 지정 해제를 앞두고 난개발이 우려되는 상황이라 시민 관심도는 높았다. 그렇다고 이 주제가 이전 여타 기지회견 주제와 비교해 월등히 속보성이나 보도가치가 높다고 꼭 말하기에는 뭐하다. 

그럼 용인시가 기자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평소 부족했던 준비과정을 극복하고 완벽하게 부지런히 움직였을까. 기자가 이번 기자회견과 관련해 용인시가 보낸 기자회견 문자를 받은 것은 9월 30일 오후 1시19분경이다. 시청 등록 기자에게 일괄적으로 보낸 것으로 보이는 이 문자에는 주제와 일시 장소를 공지했다. 시간으로 따지면 하루도 채 남기지 않는 상황이다. 용인시가 통상적으로 준비하는 과정이다. 기자가 특별히 많이 모이게한 동력으로 보기는 뭐하다. 

이런 저런 이유를 다 지우면 특별히 남는 것이 없다. 혹시 최근 용인시가 제정을 준비하고 있는 <용인시 광고시행 등에 관한 조례> 영향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솔직히 했다. 이 조례는 용인시에 등록된 언론사에 집행하는 광고 기준과 관련한 것으로, 언론사 입장에서는 예민할 수밖에 없다. 

그동안 기자로 등록만 해두고 기자회견장은 거의 나오지 않은 언론사가 수두룩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취재 노력이 빈약한 언론사도 용인시가 알아서 광고를 챙겨준다는 질타도 끊이질 않았다. 그렇다 보니 이번 조례 제정에 맞춰 괜히 기자회견장에 얼굴이라도 비춰야 되는 것 아냐 하는 그런 중압감을 느낀 건 아닌지 모를 일이다. 

물론 그렇지는 않았다는 것 안다. 그저 평소 잘 발현되지 않던 기자정신이 이날 분출한 것이며, 한시간 남짓 열린 기자회견을 끝까지 듣지 못하고 중간에 가버릴 수밖에 없었던 불가피한 사유도 있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기자회견의 기본적인 질문은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용인시가 완벽하게 설명했다고 판단했고. 때문에 보도된 기사는 용인시가 보내준 보도자료와 제목까지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용인시가 준비하고 있는 그 조례는 분명 양날의 칼임에 틀림없다. 칼자루 주인은 정해졌다. 광고비를 집행하는 용인시? 용인시 행정을 다루는 언론? 착각이다. 칼자루는 용인시민이 잡고 있다. 조례는 시민 입장에서 다뤄져야 하는 이유기도 하다.

임영조 기자  yjlim@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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