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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장인 용인 모현 미림헤어 민하경 원장 “미용실 최고의 미덕은 겸손, 후배 미용인 양성에 온 힘”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남자들은 주로 이발소를 이용했다. 학생들은 일명 스포츠머리라고 해서 머리가 짧아야 했기에 이발소가 제격이었고, 중·장년 이상의 어른들은 면도를 해주는 이발소가 더 편했을 것이다. 미용실이 적지 않았지만, 과거에 미용실은 일부를 제외하고 사실상 여성들의 전용공간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청소년이건, 중·장년의 남성이건 지금은 이발소를 이용하는 이들은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러한 현상은 이발소의 쇠퇴와 미용실의 증가가 잘 보여준다. 

미용실은 단순히 머리를 자르고, 퍼머하고, 염색하는 장소를 넘어 얼굴이나 체형에 맞게 머리를 스타일링하는 토털서비스로 진화해왔다. 새로운 기술을 익히지 않고, 변화하는 트렌드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할 수 있는 업종이 된 것이다. 그래서일까? 29년이라는 짧지 않은 경력에도 불구하고 틈만 나면, 아니 짬을 내서라도 미용세미나를 찾아 배움의 끈을 놓지 않는 이가 있다. 미용업계에선 최고 영예라 할 수 있는 ‘미용기능장’ 자격 보유자인 미림헤어 민하경(60) 원장이다.

29년 간 용인시 처인구 모현읍 왕산리 지금의 자리에서 미용실을 운영해 온 민 원장은 4년 전 기능계의 박사학위라 할 수 있는 한국 미용기능장을 취득한 최고의 ‘미용인’이다. 산업인력공단 미용사 자격증 실기시험 감독관으로, 강남대학교 평생교육원 미용전공 교수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금이야 오랜 꿈이었던 후배 미용인을 양성하고 있지만, 민 원장은 30대에 미용을 배우고, ‘주경야독’하며 50세가 되어서야 못다 한 학업을 마칠 수 있었다.

“7남매 중 넷째였는데 바로 위 언니와 저는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일찌감치 사회에 나가 일을 했어요. 당시엔 오빠 대학 뒷바라지를 하는 것을 당연하다고 여겼지요. 그렇게 10대를 보내고 뒤늦게 배워보겠다고 야학에도 다녔는데, 졸업장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미용실을 운영하며 쉰 살에 검정고시로 중·고등학교를 졸업했어요.”
 

지난달 26일 직업연수 수료식에서 멕시코 쿠바 한인 후손들과 함께 한 민하경 원장

민 원장은 내친김에 강남대 평생교육원에서 미용전공 학위를 취득했다. 불과 6년 전 일이다. 그런 그가 강남대에서 미용전공 교수로 제자를 양성하고 있으니 유년시절 꾸었던 꿈은 이룬 셈이다. 그의 이러한 열정은 배움에 목마름이기도 하지만, 배우고 익힌 지식과 경험을 후배 미용인들에게 전하고 공유하고 싶어서다. 특히 민 원장을 믿고 미용실을 찾아주는 고객에 대한 감사와 예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민 원장의 후배 미용인 등을 대하는 자세와 열정은 최근 3개월 간 진행된 멕시코·쿠바 한인후손 초청 직업연수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6개월 동안 가르쳐야 할 과정을 3개월에 하려니 한인 후손 24명에게 쏟는 에너지가 어느 정도였을지 짐작할 수 있다. 어느 날은 6시간 동안 꼬박 서서 설명하고, 보여 주느라 단 1분도 앉거나 쉬지 못했을 정도였다.
“한인 4세들의 선조들이 조국의 독립을 위해 자금을 보낸 사연을 접하고 나선 제가 해줄 수 있는 노하우를 모두 알려줘야겠다고 마음 먹었어요. 그들이 다시 고국으로 돌아가 미용실을 차리거나 취직했을 경우 잘 되었으면 하고 생각하니 허투루 할 수가 있어야지요. 그래서 밤에 집에 들어가면 머리 스타일에 맞는 마네킹 옷을 만드느라 새벽에 잠이 들곤 했어요. 그렇게 3개월 한 보람은 그들이 내놓은 작품에 나타났지요. 정말 교육생들이 한 게 맞느냐고 모두 어찌나 칭찬해주시던지 그저 고마울 따름이에요.”

미용실 운영하라, 봉사(복지시설 에녹의 집에 30년 넘게 봉사활동을 하는 등 다양한 기관과 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해왔다) 다니랴, 학생들 가르치랴 지치고 힘들만도 하건만 민 원장은 그저 이 일이 재미있고 즐겁단다. 미용이라는 직업과 너무 잘 맞는 것 같다고 스스로 대견해 할 정도다. 대한민국 최고의 ‘미용장’이지만 고객에 대해서는 늘 겸손해 한다. 후배 미용인들에게 또 제자들에게 그가 강조하고 당부하는 말이기도 하다.

함승태 기자  stham@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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