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man916의 유튜브 화면 캡처.

수개월 후에 홍콩에 갈 일이 있기에 요즘 홍콩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홍콩의 반체제 인사나 인권운동가들이 송환법 악용으로 인해 중국으로 끌려갈 우려가 있다는 점을 잘 아는 홍콩시민들의 항거와 그들을 진압하는 홍콩 경찰의 모습. 훈련 모습을 보여주며 무력진압 가능성을 자꾸 흘리고 있는 중국 군인과 권력의 편에 선 홍콩언론 등은 얼마 전 우리나라 모습과 아주 많이 닮아있습니다. 텔레비전에서 다루는 홍콩의 뉴스화면을 통해 보게 되는 최루탄의 고통을 이겨보려고 복면을 하고 있는 모습, 충혈된 눈에 생수병을 서로 부어주거나 보도블록을 깨서 투석전을 하는 모습 등에서 우리가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도 저런 과정을 겪어오면서 국민의 피와 땀과 눈물로 힘들게 얻은 결과물이라는 생각에 가슴 찌릿한 감정을 추스르게 됩니다. 홍콩시민들도 우리와 같은 승리를 꼭 얻게 되기 바랍니다.

어떤 노력의 결과에 대한 이야기에 피와 땀과 눈물이라는 단어가 가끔 등장합니다. 이 단어가 주는 이미지는 우리뿐만 아니라 동·서양을 막론하고 공통적인 것 같습니다. 세계인들이 대중적으로 이 단어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40년 당시 영국 수상이었던 처칠의 입에서부터라고 합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히틀러의 나치 독일군이 유럽 전역을 차례로 점령하고, 영국의 대문 건너편인 프랑스까지 위기에 놓여있을 때, 처칠이 영국의회에서 독일과의 전쟁이 불가피해졌음을 알리면서 ‘나는 피와 노력과 눈물과 땀 외에는 드릴 게 없습니다.’라는 연설을 했답니다. 이 연설에서 ‘피와 땀과 눈물’이라는 말이 구전되기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있더군요. 

그렇게 시작된 피와 땀과 눈물은 그로부터 27년이 지난 후에 음악을 하는 젊은이들의 그룹이름으로 사용하게 됩니다. 바로 블러드 스웻 앤 티얼스(Blood, Sweat & Tears)입니다. 눈과 귀에 익은 그룹 이름이지요? 1967년에 데뷔해서 새로운 음악 스타일로 팝시장을 강타했던 주목할 만한 그룹이었습니다. 흔히 그룹 시카고와 많이 비교 했는데, 이들이 연주하고 노래했던 스타일은 가히 독보적이라고 할 수가 있었어요.

이 그룹을 거쳐 간 멤버들은 기네스북에도 오를 만큼 많습니다. 하긴, 거의 50년 넘게 사람은 바뀌었지만 한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 중이거든요. 1967년에 처음 시작할 때에는 8명이었는데, 결국은 9명으로 구성해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는 정말 역사 깊은 밴드랍니다. 사용하는 악기도 기타. 드럼 등 기존 밴드들의 악기에다 트럼펫. 트럼본 등 관악기를 더해서 전체적인 분위기는 마치 브라스 밴드 같은 느낌도 주었지요. 그래서 이들의 음악을 ‘브라스 록’이라고도 불렀습니다. 어쨌든 초창기에는 블루스를 바탕으로 한 음악을 했었요.

이 밴드가 50여 년간 활동해오면서 수많은 히트곡을 내어놓았다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딱 한 곡만 기억 속에 꽂혀있습니다. 바로 ‘I Love You More Than You'll Ever Know’인데, 이 곡은 1970~80년대를 거쳐 온 이들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대표적인 곡이었습니다. 음악다방은 물론, 라디오나 길거리 녹음테이프 판매 좌판까지 너무도 흔하게 흘러나왔던 곡이에요.
가사 내용은 사랑을 갈구하며 절규하는 내용이지만, 초창기 이 그룹의 리더였던 알 쿠퍼(Al Kooper)가 록의 여왕이라고 일컬어지는 제니스 조플린의 생애를 소재로, 그녀의 음악 세계를 사모해 만든 곡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보컬이 아주 절절하면서 블루지한 느낌이 있습니다.

요즘의 음향기술로 빗어낸 음악에 비해 연주가 아무래도 올드한 느낌이 있겠지만, 그 음악 자체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혹시 의심이 가는 분은 일단 ‘블러드 스웻 앤 티얼스’의 곡을 먼저 들어보고, 유튜브에 수많은 다른 버전이 있으니까 다른 곡도 한번 비교할 겸 해서 들어보시라 권하고 싶습니다.
* Blood, Sweat & Tears의 ‘I Love You More Than You'll Ever Know’ 들어보기
https://youtu.be/nMp4bedPF1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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