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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공백에 자리잡기 시작한 다문화 30년의 역사<기획>100만 대도시 용인…다문화 ‘갈등’ 넘어 ‘성장’ 에너지로-1
대한민국을 조국으로 하는 다문화 가정 자녀들. 그들이 겪는 차별은 무엇이며, 이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야기 되는 것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지역신문발전위원회로부터 지역신문발전기금을 받아 다문화 현황과 문제점, 해소방안이 무엇인지 5회에 걸쳐 보도한다. 이를 위해 <용인시민신문>는 7월부터 두달여 취재기간 동안 호주를 비롯해 수원시 등 국내 5개 도시를 찾아 전문기관과 다문화 가족을 찾았다. <편집자 주>

<싣는 순서>
① 다문화 30년, 2세대 그들의 현실과 마주하다
② 한국에 살고 있는 다문화 가정을 만나다
③ 외국에서 살아가는 그들은 ①
④ 외국으로 이민 간 그들은 ②
⑤ 용인, 다문화가 가진 잠재력을 키운다

지난 5월 용인에서 세계로란 주제로 열린 용인 글로벌페스티벌 참여자가 베트남 전통복장을 입고 아이와 체험을 하고 있다.(사진출처/용인시청 홈페이지)

대한민국에 다문화가 유입된 배경
우리 사회에서 다문화란 용어가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후반 경으로 봐야 할 듯하다. 1980년대 경제개발 이후 농촌 인구는 도시로 꾸준히 빠져 나가자 농촌은 1990년대부터 심각한 공동화 현상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농업이 주 수익원이던 농촌사회에서 인구 누출 심화는 결국 농업파괴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생존권과 직결된다는 것이다. 도시도 마찬가지였다. 고학력자 증가에 이어 사회 전반에 팽배하게 펼친 3D업종 기피현상이 강화되자 중소기업뿐 아니라 소상공인 역시 인력 수급이 쉽지 않았다. 외국인 유입은 불가피한 상황에 이르렀다. 세계화란 국제적 흐름 역시 이 추세를 부추기에 충분했다. 

실제 경기도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통계자료 중 주민등록인구 기준 외국인 현황을 보면 2003년 전체 15만4700명 정도였다 2018년에는 40만명을 넘었다. 매년 1만명 이상 증가했다. 
급격한 국내 유입은 비단 노동력만 제공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 비슷한 시기 흔히 알고 있는 ‘농촌 총각 장가보내기’ 등을 통해 외국인 며느리가 속속 입국하기 시작했다. 단지 노동력을 제공하며 수익을 올리던 기존 틀을 넘어 내국인과 가정을 꾸리는 수준으로, 기존 ‘한국 갑돌이+한국 갑순이’가 결혼한다는 공식을 깨고 새로운 문화를 잉태하게 됐다. 사회는 이를 ‘다문화’라고 불렀다. 다문화 주의가 강한 미국이나 캐나다 호주 등에서 1970년대 제창된 이후 30여년 만에 국내에 본격적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다문화는 단일문화와 반대 개념 아니다
1990년대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한 다문화 정책은 단일민족이라는 개념을 교육 받은 국내 분위기에 흡수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의사소통과 문화적 차이는 적응에 심각한 문제가 된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적응 시스템을 가동 시켰다. 인권 보호 장치를 마련하고 문화 상대주의적 태도 취한 것이다. 국내에서 생활하기 시작한 1세대 역시 대한민국 국민이 되기 위한 유화에 적극 나섰다.

30년 지난 현재 1세대가 느낀 언어적 문화적 문제는 상당 부분 개선됐다는 평을 받고 있다. 지역별로 이들을 위한 교육기관이 자리했으며, 행정 서비스 역시 다양해졌다. 
이에 맞춰 국내로 들어오는 다문화 가정은 최근 다시 늘고 있는 추세다. 통계청이 공개한 2018년 인구동태 통계표를 보면 외국인과 혼인 건수는 전국 기준으로 2008년 3만6000여건에서 2016년 2만건으로 꾸준히 감소 추세를 보였다. 하지만 2017년부터는 다시 상승곡선을 보여 지난해는 2만2000여건으로 2014년 수준을 회복했다. 같은 기간 경기도 역시 5400여명에서 6200여명으로 증기했다. 다른 광역도시가 소폭 상승 혹은 감소세를 보인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전국 상승흐름은 경기도가 주도한 셈이다. 
 

이제부터 더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 있다. 다문화 2세대다. 국내로 들어온 다문화 대상자를 1세대로 본다면 자녀들은 2세대에 분류할 수 있다. 1세대가 각종 차별과 부적응 정착의 어려움 등이 문제가 됐다면, 2세대 역시 각종 차별과 교육 불평등을 겪고 있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2008년 기준으로 국내 전체 출생아 수는 46만5800명이었지만 다문화 출생아 수는 1만3400여명으로 다문화 출생 비중은 2.9%에 머물렀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2017년 기준으로 전체 출생아 수는 10만명 이상 줄어 35만7000명 정도다. 반면 다문화 출생아 수는 5000명이 늘어 1만8400여명으로 전체 대비 5.2%에 이른다. 20명중 한명이다. 전국 평균 초등학교 학급당 학생수가 23명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한반에 1명 가량은 다문화 출생 학생으로 봐도 무방하다는 것이다.  더 이상 다문화가 단일민족에 거스르는 정책이라고 주장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런 가운데 2세대들이 학교생활을 마치고 사회 진출도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2세대 역시 성장해 독립된 가정을 꾸릴 단계 즉 3세대 구성도 본격화를 앞두고 있다. 순혈주의라는 폐쇄적인 문화에서 벗어나야 할 때가 된 것이다. 
다국‧다인종‧다문화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엽적 갈등이 범사회적 갈등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열린사회를 지향하는 기틀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 도래했다는 의미로 이해해도 무방하다. 이에 따라 사회 구성원 간의 상호 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교류 확장시킴으로써 인식의 변화를 이끌 필요가 절실해졌다.    

용인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다문화 자녀
2016년 8월 기준으로 인구 100만 명을 돌파해 전국 5대 규모의 자치단체로 성장한 용인시에도 현재 전체 가구의 1% 이상이 다문화 가정을 이루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자녀수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이 2015년 11월 인구주택총조사 기준 용인시에는 경기도에서 6번째로 많은 총 2715명의 외국인 주민 자녀가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심 가져야 할 부분은 취학 연령대 학생 수가 급 증가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2015년을 기준으로 용인에는 초등학교 취학 연령인 만 7세의 경우 210명이었지만 지난해에는 230명, 2019년은 306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5년을 기준으로 초등학교에 다니는 외국인 주민 자녀 수는 총 772명이던 것이 2016년에는 923명으로 2019년에는 1377명으로 증가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조사한 자료를 보면 외국인 주민 자녀 중 미숙한 한국어로 인해 한국어 수업 참여에 어려움을 겪는가하면 따돌림, 놀림, 구타 등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교 차원을 넘어 지역사회가 갈등과 차별을 해소되지 못할 경우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는 있는 상황이다. 이에 국가 정책에 더해 지방정부 차원에서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 용인시 역시 이를 통해 갈등과 차별을 통한 사회적 비용을 긍정적인 에너지로 전환할 복안이 절실한 상태다. 

정착 힘든 부모세대, 자녀들도 불안하다
다문화 가정이 정착하지 못해 발생하는 문제는 사회적으로 다뤄야 한다. 특히 부모세대에 제대로 한국 사회에 정착하지 못할 경우 자녀들에까지 영향을 준다는 것은 사회 전반에 인지된 상황이지만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다는 지적이다. 

실제 안성시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임선희 소장은 몇 해전 발생한 일에 대해 언급하며 지역사회가 나서야 할 것을 주문했다. 
임 소장은 “몇 해전 지역에 한 다문화 가정 초등학생이 폭행을 당하는 일이 발생했는데 가정에서 돌봐줄 형편이 되지 못해 불안한 상태였다”라며 “지역에서 나설 수 있는 곳은 학교가 있는데 오히려 학교에서도 이런 문제로 차별이 생길 수 있는 우려가 있어 결국 우리 센터가 자체적으로 방과 후 학교를 운영해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은 비단 안성 뿐 아니다. 옥천군에 살고 있는 다문화 가정 가장인 이철세씨는 이중 언어의 이중성에 대해 한탄하고 있다. 
이 씨는 “다문화 가정 자녀들이 부모 언어를 모두 공부하면 이중언어 능통자가 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 장점만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일부 사람들은 타국어를 사용하는 순간 속된 말로  ‘튀기’ 취급한다. 학교에서는 민간외교관이 되라고 하는데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말 뿐”이라고 지적했다.   

꾸준한 인구 증가 용인은 특별하다?

용인시 인구 증가속도는 전국 최고 수준이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인구 감소에 대해서는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실제 용인시는 2035년까지 경기도를 넘어 전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자치단체를 기대하고 있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하지만 인구 증가와 다문화 가정 증가에는 특별한 공식을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 오히려 자의적 인구 증가에 비해 자연증가는 용인시 역시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용인시는 인구 경기도내 다문화 출생아만 추출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통계청에서 가져온 자료를 보면 2008년 용인시에는 전체 9626명이 출생했다. 당시 용인시 전체 인구는 외국인 포함 83만명이었다. 출생아 중 139명은 다문화 가정 출생아로 전체 대비 1.4% 정도에 머물렀다. 전국 평균 2.9%의 절반 수준이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2017년 상황은 많이 달라졌다.  2017년 기준 용인시 인구는 102명으로 2008년과 비교해 20만명 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출생아 수는 10년 전과 비교해 2600명 이상이 줄어 72%에 머문다. 반면 다문화는 286명으로 두배 이상 늘었다. 전체 출생아 대비 다문화 가정 출생아 비중 역시 4.1%로 증가했다. 전국 평균보다 1%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용인시 3개구별 상황을 보면 처인구는 변화가 심하다. 처인구의 경우 2008년 다문화 가정 출생아 비중이 전체 대비 2.1% 정도였지만 2017년에는 6.3%로 3배로 치고 올라왔다. 기흥구 역시 1%에서 3.7%, 수지구도 1.6%에서 3.1%로 증가했다.  

사회 곳곳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 시민들
용인에는 다문화 가정을 꾸려 생활하고 있는 외국 출신 시민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산업 전반에서 외국에서 온 시민을 만나는 것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다. 

용인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 출신 시민(결혼 다문화 가족 포함)을 연령대로 보면 20대부터 59세 사이가 1만6300명이다. 전체 대비 89%에 이른다. 상당수가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사회 진출 연령으로 볼 수 있는 20~29세를 보면 경기도에서 5번째로 인구 수가 많은 곳이 용인이다.

용인시에는 2003년 이 연령대에 외국인수가 2242명으로 도내에서 7번째로 많았다. 하지만 15년인 지난해에는 3배 가량 증가한 6400명으로 자릿수가 두단계 올랐다. 하지만 안산시나 화성시와 같은 산업분야 일자리가 많은 도시를 제외하면 사실상 용인시가 수위를 차지한다고 봐야 한다. 실제 각종 산업단지가 밀집한 평택시나 시흥시보다 용인시에 거주하는 20대 외국인 수가 많다. 그만큼 용인시 지역사회 전반에 외국 시민들이 포진해 있다는 것이다.  
실제 처인구에서 소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한 기업인은 전체 직원 20명 중 10명 가량이 외국 출신 직원이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외국인 직원이 일을 그만둘 경우 사실상 공장을 운영하는데 문제가 생길 정도란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임영조 기자  yjlim@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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