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구조물 10곳 중 9곳 철거
용인시, 울타리 설치·정비 방침 

“시원한 개울가 자리 있습니다”
용인시 수지구 동천동 고기리계곡에서 흔히 볼 수 있던 불법 영업이 자취를 감췄다. 용인시가 계곡 내 불법 영업을 해오던 음식점을 단속해 철거를 유도했기 때문이다. 무단점유 구조물은 사라졌지만 그동안 부실했던 계곡 정비와 관리는 시의 과제로 남았다.    

시는 15일 고기리계곡을 점유하며 영업을 하던 이 지역 10개 음식점 가운데 9곳이 계곡에 무단 설치했던 구조물을 자진 철거했다. 나머지 한 곳은 개인소유 부지에 세워진 불법건축물에 대해 관련 부서에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광교산과 백운산 자락에 위치한 고기리계곡은 계곡이 깊고 수량이 풍부해 시민들의 사랑을 받아 왔다. 하지만 일대 식당들이 수십 년 동안 평상과 천막 등 불법 구조물을 설치하고 장사를 하면서 계곡을 마음대로 이용할 수 없는 시민들의 민원이 이어져왔다.

시는 8월초부터 인근 10개 음식점에 불법으로 설치한 구조물 단속에 나서 1차 계고장과 2차 경고장을 보낸데 이어 강제철거(행정대집행)를 예고하는 통보서를 발부하는 등 상인들을 압박했다. 결국 지역 상가번영회가 자진철거를 결정했고 9개 음식점은 11일, 나머지 한 곳은 개인 소유 토지 위치 확인 후 철거하기로 했다.  

17일 고기리계곡 인근에서 만난 한 음식점주는 “계곡을 보고 찾아온 손님들이 많아서 구조물을 철거한 후 발길이 줄어들까 걱정도 된다”면서도 “이번 일을 계기로 시가 계곡을 잘 정비해 더 많은 사람들이 찾는 장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른 음식점 관계자 역시 “불법 구조물은 철거했지만 남은 과제는 이곳의 관리”라며 “그동안은 각 음식점들이 장사를 이유로 그래도 청소도 하고 관리했던 면도 있다. 이제는 시가 계곡을 정비하고 관리할 차례”라고 말했다.  

시민들은 고기리 계곡을 불법으로 점유했던 구조물 철거를 반기는 분위기다. 지역 소셜 네트워크 모임에서 관련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과거 고기리 계곡에 놀러가서 물가에 자리 잡으려고 하면 무조건 맛없고 비싼 밥을 먹어야 했다” “자연을 개인 소유인양 쓰는 모습에 별로 가고 싶지 않았는데 희소식이다” “내년 여름이 기대된다”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제 남은 과제는 오랜 기간 음식점의 무단 점유로 정비와 관리가 힘들었던 고기리계곡을 시민이 마음 놓고 즐기는 장소로 조성하는 일이다. 고기리계곡에서 만난 한 시민은 “계곡이 생각보다 지저분하고 편의시설도 부족해서 놀랐다”면서 “평상도 다 사라졌으니 이제 이곳을 깨끗하게 재정비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는 계곡 무단점유를 원천적으로 막기 위해 11월 이 일대에 울타리를 설치하고, 시민들이 쉽게 드나들 수 있도록 하천 진출입 통로와 계단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또 향후 불법점유가 발생할 경우 변상금 부과와 고발 등으로 강력히 대응키로 했다. 시 관계자는 “시민들이 고기리계곡을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친환경 생태하천으로 조성하는 사업을 계획 중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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