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문화재단, 23일부터 공개 모집 
일부선 “실기곡 너무 어려워” 지적

용인시립장애인오케스트라가 단원 공모를 알리며 본격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공모가 시작되기 전부터 실기 지정곡 등이 너무 어려운 수준이라며 부정적인 의견을 보이고 있다. 장애인 문화예술 활동과 사회참여 확대라는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다.

용인문화재단은 6일 홈페이지를 통해 2020년 1월 창단 예정인 ‘용인시립장애인오케스트라(가칭)’의 비상임 단원을 23일부터 26일까지 공개 모집한다고 밝혔다. 

이번 용인시립장애인오케스트라 비상임 단원 채용 분야는 현악 20명, 관악 15명, 하프 1명, 타악 2명 등 4개 분야로 총 38명이다. 자격 요건은 공고일 전일 기준으로 용인시 관내에 주민등록법상 주소를 둬야 하며 국내·외 4년제 정규 음악 대학 관련학과 학위 취득자 또는 동등 이상 학력소지자 중 장애인증 소지자에 한한다. 10월로 예정된 실기 및 면접전형을 거쳐 최종 선발된 비상임 단원들은 내년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재단은 공모 소식을 알리는 보도자료를 통해 “용인시립장애인오케스트라가 용인을 대표하는 문화 아이콘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운영과 전문적인 관리 등 차별화된 브랜딩 전략을 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공모 예고 공지 후 일부에서는 시가 당초 장애인시립오케스트라를 추진했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비상임 단원을 뽑는 실기 전형 지정곡과 초견곡(처음 보는 악보를 바로 연주하는 것) 수준이 장애인 음악가들이 소화하기에 너무 어렵다는 것이다. 

장애인음악단체인 쿰오케스트라 임영란 단장은 “장애인의 문화예술 활동과 사회참여 확대라는 당초 목적을 살리려면 장애인이 충분히 연습해 실기에 임할 수 있는 곡을 선택했어야 한다”면서 “재단이 정한 실기 지정곡과 초견곡은 타시립오케스트라 소속 단원들에게조차 어려운 곡”이라고 주장했다. 장애인 음악 전공자 자녀를 둔 한 부모는 “시립장애인오케스트라 공모를 준비하고 있었다”면서 “하지만 공고를 보고 재단이 내놓은 곡을 제대로 연주할 수 있는 장애인이 얼마나 될까 생각했다. 장애인도 시립으로 무대에 설 기회를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는데 오히려 좌절하면 어쩌나 걱정된다”고 말했다. 시립장애인오케스트라가 추진됐던 초기에 ‘지원이 필요한 장애인 음악가들이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현실이 된 셈이다. 

여기에 전원 비상임 단원으로 모집하는 채용 방식도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문화재단이 제시한 높은 수준의 실력을 갖춘 장애인 음악가들이 ‘전속’이 아닌 비상임 단원으로 활동하겠다고 선뜻 나서겠느냐는 시선이다. 같은 맥락으로 비상임 단원 38명을 모두 선발할 수 없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문화재단은 용인을 대표할 시립오케스트라로서 역량에 맞는 연주자를 선발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장애인오케스트라라고 해서 수준을 낮춰 뽑을 수는 없다”면서 “시립오케스트라로 활동할만한 실력을 가진 단원을 뽑기 위해 다른 지역 사례 등 여러 가지 사항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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