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만점 동화할머니 봉사인생
동화구연가 지도자 양성 기여

용인시문화상 수상 이금옥 씨

“어렸을 때부터 인성교육이 정말 중요해요. 동화구연은 최고의 교육 방법입니다.”
제29회 용인시 문화상 지역사회봉사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이금옥 씨는 동화구연을 통해 세상을 밝히는 인물이다. 

30여 년 동안 고등학교 교사로 활동했던 그가 봉사의 삶을 시작한 때는 2006년 퇴직을 앞둔 시점이었다. 교사로서의 삶은 잘 마무리됐지만 이후 여생을 봉사하며 살고 싶다는 바람에서였다. 가까운 수지도서관을 찾아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는 일을 하고 싶다고 의견을 냈고 그 아이디어는 즉시 받아들여졌다. 

이금옥 씨의 동화구연은 아이들에게 늘 인기였다. 맑고 고운 목소리와 정확한 발음, 실감나는 연기 덕에 이 씨를 바라보는 아이들의 눈은 늘 초롱초롱 빛났다. 아이들에게 이 씨는 동화책을 읽어주는 할머니 그 이상의 존재였다. 
“동화할머니라고 불렸어요. 하루는 한 아이가 오자마자 제게 안기면서 울어요. 아이 엄마를 쳐다보니 오기 한참 전에 혼이 났는데 할머니를 보자마자 울컥한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4살 때 만났던 아이들이 지금은 고등학생이 돼서 찾아오죠.”

이 씨는 수지도서관, 어린이집, 병원 등 자신을 찾는 곳이라면 어디든 동화책을 갖고 달려갔다. 숨소리도 나지 않을 정도로 이 씨의 동화구연에 빠져들던 아이들은 물론 엄마들까지도 이 씨를 찾아와 고민을 터놓고 얘기할 정도로 그를 의지했다. 그렇게 5년여를 보내니 주위에서 자연스레 동화구연을 가르쳐 달라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이금옥 씨는 지역에서 처음으로 ‘동화구연 지도자 양성반’을 개설한 장본인이다. 지금까지 이 씨에게 수업을 듣고 동화구연 지도사가 된 학생만도 300여명을 훌쩍 넘겼다. 

동화구연은 생각보다 세심한 지도가 필요하다. ‘너무’ ‘제일’ 같은 부사는 강조하지 않고, 한 호흡으로 읽어야 할 부분과 띄어 읽어야할 부분을 구별해야 한다. 기자가 이 씨를 만나러 간 날도 동화구연 지도사 교육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우리말이 고유색을 많이 잃었어요. 여러분은 아이들에게 동화 뿐아니라 우리말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를 가르쳐주는 사람들이에요. 그러니 제가 가르쳐 드리는 방법을 꼭 지켜주세요.”   

이금옥 씨의 모든 활동은 재능기부다. 돈을 받고 하는 봉사는 진정한 봉사가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가르친 학생들이 자격증 시험을 볼 때면 시험장에 떡을 지어 찾아가 응원한다. 그가 얼마나 진심으로 봉사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씨는 ‘동화사랑’ 시니어아카데미 회장, 용인시도서관 운영위원회 위원장, 한국그림책 문화협회 고문으로 지내며 동화를 널리 알리는 역할도 활발히 하고 있다. 

“요즘 아이들은 학원이다 뭐다 자기 마음을 터놓을 곳이 없어요. 그러면서 마음의 상처를 안고 있죠. 좋은 동화는 그 상처를 치유하는 힘을 갖습니다. 제 힘 다할 때까지 지역에서 동화구연가를 많이 양성해서 그들을 통해 아이들이 밝고 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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