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등 조망 훼손 이유로 선유대 사계 등 3곳 제외 검토
정한도 시의원 “공직사회 통렬한 반성 있어야” 아픈 지적

용인8경에서 제외될 예정인 제5경 선유대 모습. /황연실 기자

용인시가 새로운 관광명소를 발굴하겠다고 나선 ‘용인 8경’ 재정비사업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8경 지정에 앞서 “공직사회의 통렬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며 시의 부실한 관리<본지 980호 1·9면>를 강하게 비판했다.

시는 용인8경을 재정비하고 지역명소를 보존해 생태관광자원 개발을 통한 관광수요를 창출하겠다며 올해 초부터 용인8경 재정비사업을 추진해 왔다. 용인8경 중 일부는 가치가 퇴색하고 주변 환경 변화로 정비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는 용인8경 재정비사업 조사 용역을 통해 재정비가 필요한 3곳을 용인8경에서 제외하고, 새로 발굴한 후보지에 대한 설문조사와 경 선정 자문단 회의를 거쳐 재정비 방안과 용인8경 신규 후보지 4곳을 잠정 결정했다. 

이에 따르면 성산일출(1경)과 광교산 설경(4경), 조비산(6경) 등 3곳은 명칭을 변경하기로 했다. 성산일출은 제주 성산일출과 혼동이 우려돼 ‘석성산 일출’로 명칭을 변경하고, 광교산 설경은 계절적 요소를 제외한 명칭으로, 조비산은 산을 바라보는 비경보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평야가 아름다워 조망 위치와 명칭을 변경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곱등고개 용담조망(3경), 선유대 사계(5경), 비파담 만풍(7경) 등 3곳은 용인8경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곱등고개 용담조망은 전원주택단지 개발 등으로 조망이 훼손됐고, 선유대 사계는 인근에 대형건물이 신축돼 조망이 훼손된 데다 관광객 접근성이 어렵기 때문이다. 비파담 만풍은 터만 남아 주변 경관자원이 부족하고 관광객 접근 또한 쉽지 않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시는 어비 낙조에 대해 조망 위치를 재검토하고 있어 사실상 2003년 선정된 용인8경이 그대로 유지되는 곳은 호암미술관 인근 가실벚꽃이 유일하다.

설문조사를 통해 새로운 후보지로 검토되고 있는 곳은 농촌테마파크와 내동마을 연꽃단지, 자연휴양림과 태교숲, 기흥호수공원, 와우정사 등 4곳이다. 시는 이달 중 용인8경을 선정해 10월 중 사진 공모전을 열고, 내년 초부터 포토존과 전망 안내판을 설치해 8경 중심 관광코스를 개발할 계획이다.

그러나 지난 3일 열린 용인시의회 월례회의에서 용인8경에 대한 부실한 관리와 8경 선정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진석 의원은 “선유대 사계를 찾아갔지만 결국 찾지 못했는데 용인의 대표적인 경관을 선정했다고 하면서 선정만 해놓고 관리는 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단체장이 바뀌면 또 용인8경을 선정할 것인가”라고 반문한 뒤 선정만 하지 말고 철저히 관리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한도 의원은 “용인8경을 지정하는 이유는 지역 명소를 개발하고 아름다운 장소를 보존하기 위함인데, 개발 때문에 용인8경을 잃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앞으로 관광자원을 어떻게 보존할 것인지에 대한 대책을 도시개발 부서와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8경 지정 전 용인시 공직사회는 8경을 잃었다는 것에 대해 통렬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희영 의원은 정비에 늦은 감이 있다고 지적한 뒤 “은이성지처럼 역사적 가치가 있는 곳은 간과하는 것 같다. 인문학적 가치에 대한 접근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굳이 용인8경을 고집할 필요가 있느냐고 지적하고 있어 시가 어떤 결정을 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시는 △상징성과 대표성 △경관과 문화적 우수성 △역사성과 향토성 △관광자원으로서 가치 △지역별 안배 등을 기준으로 용인8경을 선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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