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민신문에서의 8주간 인턴십이 끝났다. 대학에서 학보사 활동을 하고 있지만, 실제 신문사에서 일하는 기자의 삶은 잘 알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 인턴십은 졸업 후 언론인을 희망하는 내게 더 소중하고 감사한 기회였다. 인턴을 하면서 그동안 주의 깊게 보지 못했던 지역신문과 지역사회의 모습에 대해 알게 됐다.

인턴 기간 시의회와 시청을 비롯해 축구협회, 도로공사, 박물관, 소방서, 주민센터, 대학교 등 지역의 다양한 곳을 찾아 새로운 이야기를 들었다. 시의회 상임위, 민선 7기 1주년 간담회, 난개발 설명회, 클러스터 산업단지 설명회 등에 참석했고 지역 주민들의 민원도 현장에 가 직접 들었다.

용인의 3개 구를 고루 다녔지만, 그중에서도 처인구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 평소 수지와 기흥에 대해서는 좀 알고 있었지만, 처인구에 대해서는 땅이 넓고 에버랜드가 있다는 사실 말곤 알지 못했다. 하지만 취재를 위해 10번 버스를 타고 백암면으로 이동할 때 뵀던 어르신들의 인자한 모습과 56년 경력의 이발소 사장님의 푸근한 미소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특히 반도체 클러스터 단지가 조성되는 원삼면과 제7회 백중문화제가 열린 백암면을 계기로 처인구의 위상도 점차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평소 스마트폰을 통해 매일 다양한 뉴스를 접하는 필자지만 중앙 언론에 익숙해져 지역신문에 대해선 잘 알지 못했다. 대학에서 강의를 들으며 규모와 환경이 중앙 언론과 큰 차이가 있다는 정도만 알 뿐이었다. 하지만 지역신문의 현실은 생각보다 열악했다. 지방자치제도가 활성화되고 풀뿌리 민주주의가 더 강조되고 있지만, 지역신문의 위상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국내 최대 포털이자 뉴스 공급 경로인 네이버도 지역뉴스를 홀대하기는 마찬가지다. 네이버 뉴스 검색에 등록된 지역 언론사는 단 세 곳뿐이고, 이마저도 모바일에서는 한 곳도 없다고 한다. 

필자가 재학 중인 대학의 교수님은 “살기 좋은 지역사회가 되려면 그 지역사회에 필요한 지역 뉴스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그렇다면 지역신문은 왜 필요할까. 지역신문은 정치에 무관심하기 쉬운 지역 주민들에게 지역 정치와 관련된 구체적인 이슈를 알리는 역할을 하고, 동시에 지역의 사소하고 일상적인 삶에 대한 정보를 전달한다. 지역분권시대에 지역 주민의 의사를 수렴하고 대변해 풀뿌리 민주정치를 가능하게 해주는 지역 언론은 중앙 언론 못지않게 그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용인시민신문을 포함한 우리나라 대부분 지역 언론은 여전히 인력과 재정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역신문발전기금 또한 매년 예산이 줄어들어 사실상 고갈 상태라고 한다. 이를 극복하려면 유료구독자 확보와 광고 및 협찬의 수익 확대, 지원금 확보, 온라인 콘텐츠의 유료화 등이 필요하지만 이 역시 급속한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라 해결하기 쉽지는 않다.

인턴 기간 지역신문에서 일하며 중앙일간지와 다른 지역신문의 역할과 존재 이유에 대해서 다시금 되돌아보게 됐다. 언론 관련 학과에 재학 중이지만 필자를 비롯해 지역에 관해 관심을 가지며 살아가는 친구들이 많지 않은 것에 부끄러움도 느꼈다. 

건강한 지역 언론은 자치와 분권의 선행조건이자 필수조건이라는 말이 있다. 지방자치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의 소통과 지역 권력의 감시와 견제수단인 ‘지역 언론’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지역 언론에 대한 정책 마련과 법 개정이 필요해 보인다. 지역신문의 역할도 중요하고 지자체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필자를 포함한 지역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없으면 지방자치는 실현되기 어렵다는 것을 인턴십 기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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