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최대 현안사업 흔들린다1]

2006년 개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는 죽전역∼기흥 구갈역 구간 개통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밝혀졌다. 구갈역이 들어설 예정인 녹십자 용인공장이 용인시와의 이전 협의 2년여 동안 제자리를 걷고 있기 때문이다. 녹십자는 이전 부지 확보 계획은 물론 이전을 담당할 부서나 팀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용인시만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남사산업단지가 이전부지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수십만평에 달하는 공단 조성을 위해서는 용인시가 배정받는 공장총량의 2∼3년치 물량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마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전 지연이 장기화될 경우 경전철 2008년 개통에도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이번 호부터 3주에 걸쳐 녹십자 이전과 관련해 실타래처럼 얽혀 있는 분당선, 경전철, 남사산업단지 등에 대해 집중 점검하고 대안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

오는 2006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는 분당 오리역∼수원역간 분당선 연장 사업과 오는 2008년 개통 예정에 있는 구갈역∼전대역(18.6km) 경량전철 등 용인 최대의 현안사업이 암초에 부딪혔다.

철도청은 분당 오리역∼수원역간(18.2km) 분당선 연장 사업 중 1단계로 지상화 논란으로 1년여 간 사업이 지연됐던 분당 오리역∼수지 죽전역(1.8km) 구간에 대해 오는 2005년 완공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최근 착공에 들어갔다. 2단계 죽전역∼기흥 구갈역(5.79km) 구간은 오는 2006년까지, 3단계 기흥 구갈역∼수원역(13.10km) 구간은 오는 2008년까지 준공 늦어도 2009년 초부터 운행에 들어갈 계획이다.

하지만 2006년 준공 계획에 있는 죽전역∼기흥 구갈역(5.79km) 구간의 2단계 사업은 물론 수원역까지의 2008년 준공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구갈역이 들어설 예정인 녹십자 용인공장이 용인시와의 이전 협의 2년이 넘도록 제자리를 걷고 있기 때문이다. 구갈역까지 2006년에 준공하기 위해서는 구갈역사 건설이 필수적인데 역사가 들어설 녹십자 측에서 공장 이전을 위한 계획조차 세우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지난 2001년 분당선 연장 용인 통과노선을 변경할 당시 용인시는 (주)녹십자 용인공장 이전을 조건으로 철도청에 노선 변경을 건의, 현재의 노선으로 확정했다. 당시 녹십자는 노선 변경을 위해 지난 2001년 8월 시와 노선변경에 따른 공장 이전을 협의, 2006년 개통 전까지 이전하겠다며 시와 합의했다.

이에 따라 철도청은 지난해부터 2003년 공사착공 계획에 따른 이전 계획서를 녹십자에 요구하고, 용인시 역시 지난해부터 녹십자 측에 공장 이전부지 확보 계획서 제출을 요구하고 있지만 녹십자는 이전 계획서 제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이전 부지 확보 계획은 물론 이전을 담당할 부서나 팀조차 갖추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사업부지에 포함돼 있는 녹십자 용인공장 옆 태평양종합개발은 이전에 따른 전담기구를 구성하고 오산시 모산업단지로 이전한다는 계획 아래 지난 7월 오산시에 입주 희망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산시는 이 산업단지 분양이 2006년 하반기로 예정하고 있기 때문에 태평양 측은 2008년 하반기에 이전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결국 내년부터 당장 부지를 확보하고 본격적인 이전 계획을 세워 공장을 옮긴다 해도 최소 2∼3년 정도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빨라야 2007년이나 2008년에 공장 이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환자들의 생명과 직결되는 제품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부분 가동이나 부분 이전해야 하는 것을 감안하면 공장 정상화까지는 적어도 4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녹십자 공장 이전은 분당선 뿐만 아니라 경전철 개통 목표연도인 2008년 개통에도 적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경전철이 사업성과 경제성을 갖고 제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분당선과 환승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경전철사업단 관계자는 “녹십자 측에 수 차례에 걸쳐 부지 이전계획서 제출 등 이전 부지마련에 적극 나서줄 것을 요청하고 있지만 묵묵부답”이라며 “부지 이전을 위해 시장을 비롯한 관계 공무원과 녹십자 본사와 공장 담당자 등과 간담회를 가졌지만 반응이 없어 답답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녹십자 이전이 장기화될 경우 2008년 개통에 있는 경전철도 장담할 수 없는 게 사실”이라며 “철도사업은 도로와 마찬가지로 변수가 많아 계획대로 원활하게 추진해도 될까말까한데 분당선과 환승하는 구갈역이 차질을 빚어 사업에 영향을 미친다면 우려 수준 이상의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말해 현 상황의 심각성을 짐작케 했다.

녹십자 이전이 불투명해 짐에 따라 대안으로 검토되고 있는 남사산업단지 조성이 문제 해결의 열쇠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시는 2016년 도시기본계획상 첨단산업단지로 반영돼 있는 남사산업단지(54만평 규모)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지만 녹십자이전을 위한 현실적 대안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용인시는 한 조사연구소에 남사 산업단지 개발을 위한 수요 조사를 의뢰한 것으로 알려져 녹십자 이전에 따른 내부 검토가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 조사 자료에 의하면 400여 개의 기업체 중 전체 응답자의 30%가 넘는 업체가 남사산업단지가 조성될 경우 입주의사가 있거나 고려한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전해져 녹십자의 남사산업단지 이전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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