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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셀 레드’의 Mon Cafe(The Coffee Song)
  • 정재근(음악평론가.팝칼럼니스트)
  • 승인 2019.08.27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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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화면캡쳐

오랜만입니다. 커피 한잔 하시지요. 커피, 즐겨 하시지요? 커피는 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는 음료 1위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커피가 와인과 더불어 인류문화를 이끈 어마어마한 주인공이라는 것을 알고 계신가요?

먼저 와인은 기독교 쪽에서는 ‘신이 주신 선물’이라고 하며 기독교문화가 뿌리 내린 어느 곳에서나 포도농장을 볼 수 있을 정도로 사랑을 받았지만, 커피는 악마의 음료라고 해서 한동안 음용을 금지할 정도로 배척했답니다. 반면 이슬람 쪽에서는 그들이 추구하는 이성과 절제를 망가뜨리며 사람을 취하게 만드는 와인을 혐오하며 멀리했습니다. 대신에 정신을 맑게 해주는 커피는 종교와도 같은 것이라며 절대적인 사랑을 표시하며 활발한 교역을 통해 기독교 쪽을 포함한 모든 세계인을 어느새 커피의 노예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그 커피는 맨 처음에 에티오피아에서 시작됐대요. 커피에 얽힌 이야기를 제대로 하자면 석 달 열흘도 부족하다고 하는 분들이 계실 테지만, 필자의 기억 속에는 커피는 춘천에서 마셔야 제맛이라는 공식이 존재했었어요. 춘천에 가면 공지천변에 에티오피아의 집이라는 카페가 있어요. 춘천 자체도 나이가 좀 있는 세대들에게는 추억과 맞물려 있는 도시인데, 그 추억의 도시에 가서 호숫가를 내려다보며 한잔의 커피를 마신다는 것은 단순한 음료를 마시는 것을 넘어서 각자의 또렷한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하나의 의식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도 커피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음료겠지만, 나이가 조금 있는 세대들에게 커피는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문화의 한 축이라는 것을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기에 추억 속 커피 이야기를 꺼내고 있자면 요즘처럼 수십 가지 종류 중에 하나를 고르는 대형 커피숍 문화보다, 오밀조밀하게 놓인 테이블과 소파에 앉아 직접 갈아서 내린 원두커피 냄새에 젖어가며 색소폰 음이 섞여 있는 음악 한 곡 들어주는 여유가 그리워집니다. 

그야말로 옛날식 다방에서는 커피 메뉴가 지금처럼 다양하지 않았어요. 인스턴트커피 한두 가지와 다방마다 맛이 달랐던 원두커피가 거의 전부였지요. 다방 입구에서부터 진하게 풍겨 나왔던 커피 냄새에 이끌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분주하게 쟁반을 들고 손님을 맞이하는 아가씨가 빈자리를 찾아 앉은 손님 앞에 각이 진 고동색 엽차 잔을 내려놓고서는 따뜻한 보리차를 따라 주었지요. 손님은 주문한 커피가 나오기 전까지 잠시 동안 그 엽차 잔을 감싸 쥐고서는 차가운 손을 녹이던 시간도 생각나는군요.

그리곤 잔뜩 목소리에 힘을 준 DJ의 멘트와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음악에 취해 뮤직 박스를 한참을 망설이며 바라보다가, 이윽고 메모지에 신청곡을 적어 보내고 자기가 신청했던 곡이 나오기를 기다렸던 분홍빛 볼을 가진 어린 아가씨도 생각이 납니다. 하! 하! 

아마도 요즘에도 그런 뮤직 박스와 신청 메모지가 있다면, 저는 악셀 레드의 ‘The Coffee Song’을 적어 넣었을 거예요. 몽 카페(Mon Cafe)라고도 하는 곡인데, 블루지한 소울 향이 가득한 샹송곡입니다. 들어보시면 위에 써 놓은 글이 조금 더 나아 보일지도 모르겠네요.

1998년 프랑스월드컵 공식 주제가를 취입할 정도로 벨기에 출신의 아주 유명한 가수인데, 블루지한 분위기를 상당히 좋아했던 모양이에요. 1990년도에 소울의 여왕 아레사 프랭클린에게 헌정하는 곡을 취입하기도 했고, 1996년에는 소울분야에서는 쟁쟁한 위치에 있는 아이작 헤이즈와 스티브 크롭퍼의 도움을 받아 만든 소울 앨범이 플래티넘을 기록하는 등 크게 성공했어요. 오늘 소개한 Mon Cafe가 그 소울 앨범에 수록돼있는 곡이랍니다. 처음에는 그냥 평범한 샹송으로 느껴지다가 점점 ‘어! 이것 봐라~’ 하고 귀를 열게 되는 곡이에요. 

그녀가 원래 이름을 버리고 액셀 레드라고 예명을 쓰는 데에는 ‘건스 앤 로지스’ 멤버인 액슬 로즈(Axl Rose)를 너무나 좋아한 나머지 그의 이름을 따서 지었는데, 변호사 출신이기도 해요. 그래서인지 말이 없을 것 같은 이미지와 달리 목소리를 내야 할 곳에서는 큰 목소리를 내는 용기 있는 가수로도 소문이 나 있습니다. 여러 시민운동을 시작해서 빈곤 및 마약퇴치운동 등에도 앞장서고 있고, 동남아시아 빈곤층 어린이들을 위해서도 온몸을 내 던지는 정말 용감한 여성이지만 음악은 아주 아름답고 깊이가 있답니다. 

그녀의 음악을 듣다 보면 자연스레 원두커피를 직접 갈아 절묘하게 블랜딩해서 소금 약간 넣어 내린 커피. 옛날에 마시던 그런 커피가 정말 생각나지만, 지금은 구하기 힘든 호사임을 잘 알기에 그냥 냄새 좋은 커피 한잔 앞에 놓고 음악 하나 얹어봅니다.

악셀 레드의 ‘Mon Cafe(The Coffee Song)’ 들어보기
https://youtu.be/Z3SC2l3vv7M

정재근(음악평론가.팝칼럼니스트)  webmaster@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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