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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보호사 고용환경 처우 개선 목소리 높아져

“환자 폭언·폭행 다반사”
경기·수원·성남 관련 조례 제정

# 처인구 한 요양원에서 근무하던 요양보호사 A씨는 올 3월 다른 보호사들과 함께 노동조합을 결성하려다가 결국 직장을 잃었다. 지난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환수 조치와 영업정지를 받은 후 이의를 제기하며 이행하지 않던 요양원 측이 갑자기 영업을 정지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A씨는 “내부 직원 비리를 고발하려는 노조를 막기 위해 공단의 조치를 모두 이행한 후 폐업 수순을 밟으면서 근무하던 요양보호사를 모두 해고했다”고 주장했다. 

# 용인 소재 요양원의 요양보호사 B씨는 몸이 아프거나 집에 일이 생겨도 마음 놓고 연차를 쓸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대체 인력이 부족해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B씨는 “때로는 마늘을 까거나 무거운 짐을 나르는 일을 요양보호사에게 시키기도 한다”면서 “어르신들이 성희롱이나 폭언·폭행을 해도 누구하나 얘기를 들어주지 않는다. 요양원은 ‘오히려 어르신들이니 이해하라’고 넘어간다”고 말했다.  

픽사베이

지역 요양보호사들의 고용환경과 처우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환자의 폭언·폭행에 그대로 노출되거나 휴식시간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등 열악한 상황에도 이를 호소할 수 있는 대상조차 없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이다.   

현재 용인시 장기요양입소시설은 107곳으로 그 외 주간보호센터나 재가장기요양기관 등을 포함하면 340여곳이 넘는다. 입소시설과 재가, 주야간보호를 모두 합친 요양보호사는 2018년 기준 7900여 명으로 추산된다. 

노인 인구 증가에 따라 관련 시설이 꾸준히 늘면서 지역 요양보호사의 저임금과 열악한 고용환경에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 역시 늘고 있다. 민주노총 요양서비스노동조합 용인지회 등은 특히 지난해 최저임금이 오른 이후에도 월 수령액은 그대로인 현실을 꼬집고 나섰다. 일부 시설이 휴식시간을 늘리거나 근무시간을 조정해 실제 받는 임금의 인상분을 줄인 것이다. 기흥구 한 요양시설 요양보호사 권모씨는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근무하던 것을 5시까지로 줄이고 야간근무 휴식시간은 30분 늘렸다”면서 “결과적으로 총 임금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근무시간을 줄이면서 특정 시간 근무하는 요양보호사가 절반으로 줄어들어 일이 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행정기관인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지자체는 노인요양시설의 회계분야에 대한 현장 지도점검 권한만 있을 뿐 요양보호사의 처우 문제에 대해서는 권한이 없다. 시 관계부서는 현행법상 요양보호사 근로환경 문제에 대한 조치나 처분은 내릴 수 없다며 한계를 드러냈다. 노인요양팀 김경준 팀장은 “지자체에 수사 권한이나 처벌 규정은 없다”면서 “회계상 문제가 있을 경우 영업정지 등 행정조치를 취할 수 있지만 이마저도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 발견하기 어렵다”고 한계를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부에서는 요양보호사의 근무환경 개선과 지위향상을 위한 권리 보호를 지자체가 맡을 수 있는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실제 경기도가 2017년 ‘장기요양요원 처우개선 조례’를 제정한 이후 수원시와 성남시도 관련 조례를 입안해 시행에 들어갔다. 조례에 따르면 요양보호사나 사회복지사 등 장기요양요원의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사업이나 처우 개선, 지위 향상을 위한 상담 조사 연구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이들의 처우 개선과 복지 증진을 위해 5년마다 관련 세부시행계획을 수립해 시행하도록 했다. 하지만 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해당 조례는 시의 재정적 지원을 필요로 해 예산이 수반될 수 있는 만큼 조심스럽다”며 난색을 표했다.

황연실 기자  silsil47@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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