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 뻘뻘 흘리며 일하다 보면 시원한 바람 솔솔,
쉴틈도 없이 없이 바로 다른 집으로”

“오후 2시에 오셔서 8시가 다 돼 끝났어요. 긴 작업시간에 땀 뻘뻘 흘리면서도 힘든 티 안내고 묵묵히 일해 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에어컨업체에 점검받았는데요. 신우에어컨 사장님 솜씨를 보고 누가 봐도 베테랑 솜씨라고 감탄하고 가셨어요.”

매년 여름만 되면 용인 엄마들의 SNS 카페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이름 ‘신우에어컨’은 꼼꼼하고 저렴하기로 소문난 에어컨 설치·수리 업체다. 올해로 18년차 에어컨만을 다루는 이주행 씨가 운영한다.

낮 최고기온이 36도를 넘어서는 폭염이 지속되면 에어컨 설치나 수리 문의가 급격히 늘어난다. 이 씨 역시 가장 더운 때가 가장 바쁜 때다. 그래도 갑작스런 고장에 당황한 고객들이 “오늘 와 주실 수 없느냐” 부탁하면 거절하지 못하고 퇴근하다가도 차를 돌릴 때가 많다.

신우에어컨이 여름마다 꾸준히 인기를 이어가는 비결은 또 있다. 단순히 설치나 수리만 하는 게 아니라 에어컨 상태를 보고 필터 청소가 필요하면 청소를 해주고 고객이 몰랐던 문제를 진단해 알아서 해결해주기도 한다.

“요즘처럼 더울 때는 에어컨업체에 AS를 신청하면 2주는 기본으로 걸려요. 용인 내에서 작업하다보니 고객이 다 이웃이잖아요. 에어컨 없이 어떻게 버텨요. 바로 달려가 도와드려야지.”

에어컨을 다루지만 막상 시원한 바람과는 관계가 멀 수밖에 없는 직업. 그렇기에 남다른 고충도 많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15일은 마침 비가 내려 더위가 주춤한 때였다. 하지만 실내와 실외를 오가며 작업을 해야 하는 통에 이 씨의 옷과 머리카락은 땀과 비에 흠뻑 젖어있었다.

“작업이 보통 2시간, 길게는 4시간 넘게 걸려요. 그러면 겉옷은 물론 속옷까지 다 땀으로 범벅이죠. 혼자 작업하다보니 쉴 틈도 없어요. 다 설치하고 시원한 바람이 나올 때 저는 다른 집으로 이동해야합니다.”

7~8월에는 하루 15시간이 넘게 일해야 하는 날들의 연속이다. 층수가 높은 아파트나 건물의 실외기 설치, 가스나 전기를 다루는 작업은 자칫 목숨을 잃을 수 있을 만큼 위험요소가 많아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에어컨 기기의 성능이 발전하면서 기계 구조는 더 복잡해졌고 수리는 점점 힘들어지는 것도 어려운 점이다. 이주행 씨는 각 업체별로 제공되는 제품 매뉴얼 책자를 매년 꼼꼼히 공부한다고 했다. 그럼에도 가장 힘든 점이 무엇인지 묻자 고민 없이 ‘고객 응대’라고 답했다. 에어컨을 다루지만 결국 사람을 대하는 직업이다. “첫 집에서는 괜찮은데 그 다음 집부터는 옷에서 땀 냄새가 날까봐 걱정된다”는 이주행 씨 말에 배려와 어려움이 동시에 묻어났다.

“사람이 하는 일이라 아무리 꼼꼼히 작업해도 설치 후에 이상이 생길 수도 있죠. 연락만 주시면 꼭 다시 가서 봐드리는데 전화로 화부터 내시는 분들이 계세요. 나중에 알고 보면 제가 잘못한 게 아닌 경우도 많죠.”

이주행 씨는 “더운데 힘드시죠” 말 한마디라도 따뜻하게 건네주기를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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