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담당자와 헤드헌터 연결 플랫폼 개발

“창업(start up)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성장(scale up)이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로 10여년 간 재직하면서 이른바 ‘창업가정신’을 가르친 다니엘 아이젠버그가 강조했던 것은 시작보다 ‘성장’이었다. 평범한 사람도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창업이고 때문에 누구든 창업에 뛰어든다. 그러나 이를 성장시켜 지속하기란 쉽지 않다. 창업 성공률이 10%도 되지 않는 이유다. 실패한 스타트업의 공통된 특징 중 하나는 자신만의 사업 성장 모델을 구축하지 못한 데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대기업 계열사 인사팀에서 10년 넘게 근무했던 조강민 대표 역시 2013년 ㈜커리어크레딧을 창업한 이후 줄곧 ‘성장’을 위한 사업 모델 찾기에 주력했다. 커리어크레딧은 먼저 이직을 원하는 후보자의 직무수행 역량에 대한 정보를 수집 분석해 리포트 형태로 제공하는 ‘평판조회’ 서비스로 초기 성장에 성공했다. 인사담당자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해 질 좋고 입체적인 검증 보고서를 만들어내 차별화한 것이다. 현대자동차는 물론 굵직한 기업들과 계약을 맺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조 대표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교과서적으로 사업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어요. 저를 포함한 대부분 사람들이 창업을 할 때 비즈니스 모델보다는 아이디어에만 관심을 갖고 있죠. 근데 그건 공급자 중심의 생각이에요. ‘고객이 누구인가. 고객에게 뭘 줄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해요.”

사업 아이디어는 조 대표의 고객을 통해 우연히 얻을 수 있었다. 거래하는 기업 인사담당자가 후보자와 헤드헌터의 넘쳐나는 정보 정리에 어려움을 호소했던 것이다. 조 대표는 이 문제를 비즈니스 모델화하기 위한 노력에 들어갔다. 그 결과 인사 담당자와 헤드헌터를 이어주는 온라인 중개 플랫폼 ‘위크루트’ 개발에 성공했다. 조강민 대표가 실패를 거듭한 끝에 찾아낸 6번째 사업 아이템이었다.

위크루트는 기업체 인사담당자와 헤드헌터를 연결해주는 온라인 서비스다. 수많은 헤드헌터가 보내는 수많은 후보자들의 정보가 모두 인사담당자의 메일을 통해서만 유통된다는 점에 착안했다. 수백 건 씩 쌓여가는 헤드헌터와 후보자들의 정보를 정리해 한 번에 보여줄 플랫폼이 필요했던 것이다.

“기존엔 헤드헌터가 보낸 자료를 일일이 수작업으로 인사담당자가 확인해야 했다면 위크루트는 원클릭으로 관리가 가능한 시스템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위크루트는 일반적인 채용 관련 회사와 달리 헤드헌터의 성공률, 수수료율 등 데이터를 분석해 실력 있는 헤드헌터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원클릭으로 후보자 이력서를 다운받을 수 있고 클릭 한번으로 헤드헌터에게 합격여부 통보가 가능하다. 인사담당자들은 위크루트의 편리성과 정확성에 바로 반응했다. 400여 명의 헤드헌터와 180여명의 인사담당자들이 위크루트를 통해 기업에 가장 적합한 후보자를 연결하고 있다.

조 대표는 위크루트의 서비스를 보다 강화하는 한편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30~50대의 이직을 돕는 채용 서비스 개발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30~50대 이직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이력서 관리, 맞춤형 취업 서비스를 만들고 싶어요. 정보의 불균형에서 오는 실업도 분명 있을 거예요. 우리나라 GDP의 80%를 이끄는 분들이 이 분들이거든요. 실업률을 낮추고 경제성장을 높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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