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귀 혹은 품위, water color on paper 145.5×112.0cm

뜨락을 거닐었다. 정원을 가꾼다는 것은 무던한 희생을 요구한다. 계속되는 가뭄으로 타들어 가는 산수국과 말발도리, 란타나 등에 두 시간 동안 듬뿍듬뿍 물을 주었음에도 호미로 땅을 파보니 푸석푸석한 흙이 와르르 쏟아진다. 그 와중에도 수국이 피고 모감주꽃 진 자리에 꽈리 열매 같은 모감주 열매가 복주머니처럼 가득 매달려 있다. 태양의 정기를 받은 해당화 열매도 꽃인듯 붉디붉다. 여름은 이렇게 또 다른 색깔로 물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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