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등 일부 지역 택시쉼터 운영 두고 주민과 갈등
용인시 다각적 방안 강구 없으면 전철 밟을 수도

수원시 영통에 설치됐던 원천 택시쉼터가 올해 초 문을 닫았다. 현재까지 쉼터 건물을 주변에는 현수말이 내걸려 있다. 쉼터 이용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현수막에는 담겨져 잇다.

용인시가 택시운전자의 휴식과 차량 관리를 통해 시민들에게 안전한 교통을 서비스하겠다는 취지에서 추진한 경기남부 택시복지센터 건립안이 용인시의회에서 부결됐다. 절차 상 문제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절차를 정위치 시켜도 해결해야 할 부분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용인시는 처인구 유방동 491번 일대 3필지에 시비 11억 7000만원을 비롯해 경기도와 함께 총 19억2000여만원을 들여 지상 3층 규모의 경기남부 택시복지센터를 건립할 계획을 세웠다. 이 시설 1층은 택시쉼터 역할을 할 휴게시설, 2층은 조합사무실 등 업무 공간, 3층에는 교육장이 위치한다. 이외에도 자가 정비 코너, 미터기 검정 코너, 주민 소통공간 등을 설치해 쉼터 차원을 넘어 복지공간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용인시 계획은 사업의 타당성에 앞서 절차상 문제로 시의회 자치행정위원회는 이 안건을 부결시켰다. 지난 15일 열린 제235회 임시회 1차 회의에서 자치행정위원회는 용인시가 이 계획에 대한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의회 상정 전에 지난해 본 예산으로 편성했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어 승인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 택시업계 종사자들은 아쉬움을 드러내며 일부에서는 강도 높은 반발의 목소리도 내고 있다.  

개인택시를 운영하는 한 관계자는 “용인시가 더 꼼꼼하게 준비하지 못한 부분은 인정하지만 택시기사 입장에서는 잠깐이라도 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라며 “시의회가 복지차원에서 다시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1면 주차공간’ 시민을 위한 것 맞나?=  복지센터 건립 계획이 용인시의 빈번한 절차상 문제로 발목이 잡힌 가운데 설치 필요성을 두고도 이견이 많다. 오히려 시민에게는 불편을 줄 수 있다는 지적과 용인시의 건립 추진 목적인 안전한 대중교통 서비스를 위한 조치라는 명분이 미묘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실제 의회에서도 택시쉼터 주차장 면수 협소와 운영의 효율성 등에 대한 우려와 안건 부결 담보하기 어려움을 부결 이유로 들었다. 

용인시에 따르면 현재 용인에는 개인택시 1458대를 비롯해 법인 313대 등 총 1771대가 운영 중이다. 여기에 맞춰 19억원을 들여 건립하겠다고 한 복지센터에 계획된 주차 면수는 11개가 전부다. 

15일 열린 자치행정위원회 회의에서 이창식 의원은 “여기에 주차대수가 11대 밖에 없다. 어떤 누가 생각해도 기능에 맞는다고 보느냐”며 우려를 드러냈다. 

이에 송명선 대중교통과장은 “염려해 주시는 것은 주차장이 부족한 것을 지적해 주시는 사항인 것 같은데 그분들이 행정관서의 근무시간이 아닌 시간대에 회의(이용을)를 많이 하신다”라며 “복지센터는 화성이나 평택 등 권역별로 전달사항이라든가 이런게 있을 때 (회의를)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50명 이상 모이는 것은 지양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복지센터 건립 예정 부지 주변에는 타이어 정비공장, LPG주유소 등이 근접해 있다. 특히 유림동 주민센터가 50여미터 가량 떨어져 있어 이곳 공간까지 활용할 경우 주차 여건이 나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용인시와 인접한 수원시의 경우 택시쉼터 운영을 두고 주민과 시가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다. 갈등의 중심에는 주차문제도 들어가 있다. 

◇수원 옛 원천 택시 쉼터 주변 주민 만나보니=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에 위치한 원천 택시 쉼터는 올 초 결국 운영을 멈췄다. 2013년 문을 연 이곳은 지상 2층 연면적 198㎡ 규모로, 휴식에 필요한 다양한 시설을 갖췄다. 주차장은 26면의 주차공간이 마련돼 있으며, 한쪽에는 생태공간도 조성돼 택시기사들에게 편안한 쉼터가 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24일 기자가 현장을 찾아 확인한 결과 쉼터 활용되던 시설 주면에는 ‘공용주차장 불법 점유 택시쉼터 철거하라’, ‘내 돈 준 주차장 부지 수원시장 주인행세’ 등의 현수막이 여전히 걸려 있었다.  

이 쉼터 건물 주변은 주택가와 일부 상가가 있으며, 평소에도 주차공간이 부족하다고 인근 주민들은 말하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박모(47)씨는 “주택가인데다 상권이 있는 곳으로 평소에도 주차에 어려움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물론 택시 쉼터가 모든 원인인 것은 아니지만 불편을 가중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주민들은 생각한다”고 말했다.  

수원시는 원천 택시 쉼터 운영을 멈추고 현재 이전을 위해 부지 물색에 나섰지만 이도 더딘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용인시의회 자치행정위 내부에서 공정률 80%를 보이고 있는 기흥지역 택시쉼터의 운영 추이를 지켜본 뒤 복지센터 건립을 재논의할 것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와 내년 하반기에 건립하겠다는 계획이 달성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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